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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술 이야기 ⑭

‘크라잉게임’과 마가리타

“내가 죽거든 그녀에게 마가리타 한 잔을…”

  • 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크라잉게임’과 마가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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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게임’과 마가리타
라임주스는 신선하게 갓 짠 것이 가장 선호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라임을 구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레몬으로 대신해도 무방하다. 자몽 같은 다른 종류의 과일을 사용한 변형 마가리타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마가리타의 세 가지 핵심 재료 외에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소금은 칵테일 잔의 테두리를 장식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마가리타를 마실 때 자연스럽게 같이 입에 들어가 마가리타에 운치와 맛을 더한다. 칵테일 잔 테두리에 소금을 바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라임 또는 레몬 조각을 잔 테두리에 문지른 다음 소금그릇에 넣고 잔을 돌리는 것이다.

마가리타의 3가지 성분을 혼합하는 비율은 여러 가지다. 가장 전통적인 레시피는 데킬라, 오렌지 리큐어, 라임주스를 3대2대1의 비율로 혼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외에도 입맛에 따라 2대1대1, 3대2대1, 1대1대1 등으로 비율을 달리할 수 있다. 라임의 비율이 높을수록 신맛이 강하다.

혼합이 끝나면 보통 얼음과 함께 셰이커에 담아 흔든 다음에 서빙한다. 물론 대량으로 만들 때는 그냥 저은 다음 내놓을 수도 있다. 얼음을 갈아서 넣어 마시면 특별히 ‘프로즌 마가리타(Frozen Margarita)’로 부르기도 한다.

휴양지에서 만든 술



그러면 이 칵테일에 마가리타라는 매력적인 이름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마가리타는 워낙 유명한 칵테일이니만큼 그 유래를 놓고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미국 댈러스 사교계에서 유명했던 마가리타(Margarita Sames)라는 부유한 여인의 이름을 땄다는 게 가장 유력하다.

1948년에 마가리타는 남편과 함께 휴양 차 멕시코의 아카풀코에 머물고 있었다. 부부는 댈러스에 사는 친구 몇 사람을 아카풀코에 초대하기로 했다. 당시 그들이 머물고 있는 집은 수리 중이라 현지 지인의 집을 빌려 파티를 하기로 했다. 매우 호화로운 저택이었는데 수영장이 있고 그 옆에 전용 바도 마련되어 있었다. 마가리타는 손님들에게 점심 식사 전에 대접할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고 싶었다.

당시 35세의 마가리타는 럼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을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자 자신이 좋아하는 데킬라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때만 해도 멕시코에서는 데킬라를 라임과 소금을 안주 삼아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는 했으나 칵테일용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마가리타는 프랑스산 오렌지 리큐어인 코인트루를 맛보고 마음에 들자 데킬라와 혼합해보기로 했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적정 혼합비율을 찾고, 라임주스를 섞어 맛의 균형을 잡았다. 소금으로 잔 테두리를 둘러 술에 활력을 가미하니 비로소 근사한 칵테일이 완성됐다. 마가리타가 찾은 혼합비율은 데킬라, 코인트루, 라임주스 각 2대1대1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여러 해 동안 이들 부부는 손님을 접대할 때마다 이 칵테일을 내놓으며 ‘마가리타의 술(Margarita′s drink)’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빌이 마가리타를 위해 전용 샴페인 글라스를 선사하고 그 잔들에 그녀의 이름 마가리타를 새긴 이후 이 칵테일은 ‘마가리타’라는 정식 이름을 갖게 됐다. 이후 마가리타 부부의 지인들을 통해 마가리타 칵테일이 널리 알려지고, 여러 호텔과 바에서 호평을 받으며 오늘날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마가리타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칵테일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최대의 칵테일 소비국인 미국에서 마가리타는 마티니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칵테일이다. 오늘, 마가리타 한 잔을 마시며 ‘크라잉게임’의 선율을 떠올려보는 것도 애주가들에게는 또 하나의 낭만이 될 것이다.

신동아 201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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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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