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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천안함, 그후 ①

정밀취재 - ‘안보태세 재정비’ 둘러싼 청와대 파워게임 전말

특보 역할설정부터 후임 국방장관 인선까지 주도권 둘러싼 동상이몽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정밀취재 - ‘안보태세 재정비’ 둘러싼 청와대 파워게임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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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각 차이는 문민장관 임명 검토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후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김태영 장관의 유임론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예비역 인사들 사이에서 천안함 사태 이후 김 장관의 후속대응을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국방부 핵심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확인된다. 한 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유임 가능성이 높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보 분야 참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경질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응과정에서 빚은 혼선으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다. 천안함 사태 이전부터 청와대 주변에서 회자되던 ‘김 장관의 느릿한 행보’가 함께 거론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청와대와 군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국방개혁과 관련한 청와대의 지침을 ‘뭉개왔다’는 이야기다.

누가 점검회의를 주도하는가

청와대 내부의 안보담당 체제 개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또 다른 쟁점이 튀어나왔다. 외교안보수석실 등에 군사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부족해 안보상의 위기대응에 취약했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청와대 기획파트는 천안함 사태 직후부터 이를 보완할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구체적인 형태를 둘러싸고 군 출신 인사들의 견해와 안보참모들의 견해가 다시 엇갈린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예비역 인사들은 국방 분야를 담당하는 새로운 수석 자리를 신설해 군 출신 인사에게 맡김으로써 기존의 외교안보수석실 업무를 분할하는 ‘투톱 체제’를 주장했고, 기존의 안보부서 참모들은 그럴 경우 옥상옥 구조가 오히려 개혁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반박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외교안보수석실이 역할축소를 경계하는 것 아니냐, 진작 제 역할을 했으면 이런 논의가 필요했겠느냐”는 군 출신 인사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이 이 무렵의 일이었다.

안보태세 재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5월 초 열린 청와대 회의는 이러한 두 견해가 정면으로 마주친 자리였다. 박형준 정무수석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이 주재한 이 회의에는 두 수석실 외에도 업무 관계가 있는 비서관들이 모두 참석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태스크포스(TF)라고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향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1회성 회의였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



안보특별보좌관 신설과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구성 등 이른바 ‘안보태세 재정비’의 주요 추진방안이 확정된 자리였지만, 그 맥락에 대해서도 양측의 해석이 엇갈린다. “안보특보직은 위기관리센터를 책임지는 역할이 최대치이며 군사정책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참모들의 설명과 “장관급의 상근특보로서 국방 분야 핵심 어젠다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는 군 주변의 예측이 명확히 갈리는 식이다. 총괄점검회의에 참여하는 유일한 ‘청와대 관계자’인 안보특보가 사실상 이 회의체 논의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예비역 인사들의 관측에 대해 외교안보수석실 관계자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분명한 것은 5월 초의 회의를 계기로 정무·홍보라인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견해에 동의함으로써 사실상 군 출신 인사들의 견해에 손을 들어주었다는 것. 외교안보수석실 강화 정도로는 보수적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렵고, 국내외에 단호한 대응이라는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안보 참모들과 정무·홍보 라인의 핵심인사들 사이에 감정적인 앙금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렇듯 상황이 엉키기 시작하자 이해관계가 없는 기획관리비서관실이 이후 논의의 실무주도를 담당하게 됐다고 일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기획관리비서관실은 지난 정부 국정상황실의 핵심기능을 거의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 전천후 핵심부서로,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은 경영조직이론에 오랫동안 천착해온 전문가 출신이다. 5월 중순 현재 안보특보와 외교안보수석실 사이의 업무분장 문제는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이 조정 작업 역시 기획관리비서관실이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대립각이 날카로워지면서 검토기간이 길어지는 듯하다”고 한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인사 둘러싼 잡음

그러는 동안 안보특보 휘하에 별도의 인원을 구성할 것인지 여부는 청와대 관계부서는 물론 국방부와 합참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후 국방 분야를 담당할 ‘실세’가 누구인지 가늠하는 데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이다. 특보가 별도의 인원을 배속 받게 된다면 외교안보수석실의 권한이 사실상 분리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까닭. 특히 이 인원들이 안보총괄점검회의의 운영 등 실무를 맡는다면 특보의 역할은 비약적으로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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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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