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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북한 주민 돕다 전 재산 날린 김정태<안동대마방직 회장>의 눈물

“북한은 무릎 꿇고 사죄하고, 정부는 바보 짓 그만하라”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북한 주민 돕다 전 재산 날린 김정태<안동대마방직 회장>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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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돕다 전 재산 날린 김정태의 눈물
“뉴욕 관구장을 비롯한 미국 신부 여럿과 한국계 미국인 신부 1명, 수도회 소속 신자들이 만든 가톨릭선교구호회에 참여했습니다. 회원들이 돈을 갹출하고, 후원회를 조직했죠. 유엔 주재 북한대사를 접촉해 국수 제조 설비와 밀가루를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월청진에 간 것은 미국 신부들과 함께 북한의 참혹한 상황을 직접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월청진 거주자의 98%가 조선족입니다. 나머지는 조선족과 결혼한 한족이고요. 탈북자가 거쳐 가지 않은 집이 드물었어요. 가구를 돌면서 실태를 살펴봤죠.”

▼ 꽃제비 소년의 이름은 뭐였나요?

“김. 성. 철. 안 잊어버리죠. 처음엔 중국 아이인 줄 알았어요. 어려운 사람 보면 도와주는 습관이 있어서 돈을 주려고 하는데 조선에서 왔다는 거예요. 깜짝 놀랐죠. 우연인지,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그 먼 길을 걷기 시작한 지 16일째 날에 나를 만난 겁니다. 초등학교 3~4학년으로 봤는데 기가 막혔죠. 국가 전체로 볼 때 후유증이 50~100년 갈지 모른다 싶었어요.”



이튿날, 소년은 약속한 대로 찻집으로 나왔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었다. 꽃제비 친구 1명을 사귀어 함께 왔다. 핏기도 없던 아이가 희망찬 얼굴로 나타났다. 먼 길을 와서 뭔가 희망을 발견한 듯했다. 왜 국경을 넘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물었다.

“그 녀석을 통해 북한의 속살을 보았어요. 잃어버린 우리네 미풍양속을 발견했습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해요. 북한에 마음이 간 이유거든요. 보릿고개 때, 먹을 게 없어 굶는 사람들과 된장 보리밥 나눠 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배가 등에 들러붙는데도 부모님께 밥상을 올린 아들 며느리, 그게 내 어릴 적 안동의 풍습이에요. 그걸 본 겁니다. 아, 같은 동포구나 느낀 거죠.”

기관에서 경고를 받다

담배연기가 독하다. 기침이 나온다.

▼ 건강 생각해야죠.

“끊어야 하는데….”

▼ 북한에 전 재산을 털어넣었는데 착잡하죠.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정말 그 열악한 환경에서 기업들이 노력해서 이끌어온 것 아닙니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10년 넘게 땀 흘려 간신히 터 잡아가는데 정부가 급작스럽게 중단시키니 기업 처지에선 참으로 황당하죠.”

5월24일 정부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경협·교역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이 저지른 도발에 대한 보복 조처다.

▼ 해군 함정이 침몰했습니다. 정전협정 위반인 데다, 교전 상황에서 벌어진 일도 아니었죠.

“북한이 크게 잘못한 거죠. 인명을 경시하는 건 절대로 용납해선 안 돼요. 아웅산 사건,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도 마찬가지고요. 북한은 꿈같은 데서 깨어나 반드시 사죄해야 해요. 무릎 꿇고 반성해야죠. 그런데 딜레마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숙명이란 게 있어요. 북한 주민이 우리와 같은 민족이란 겁니다.”

그가 전화를 받는다. 목소리가 조금씩 커진다.

“원, 참. 뭐 도와준 게 있다고. 그게 말이 됩니까. 알았어요. 물으니까 답하지. 예, 알겠어요.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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