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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그 후| ‘위기 or 기회’ 박근혜 심층탐구 ①

박근혜의 성격 입체분석

세잎클로버와 달팽이를 사랑하는 정신적 지도자형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박근혜의 성격 입체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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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무엇을 원하실까”

박근혜의 성격 입체분석

1973년 2월 제9대 총선당시 박정희 대통령 내외와 근혜양이 투표를 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때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머물면서 지원유세를 했다. 박 전 대표는 투표를 마친 뒤 한 친박계 의원과 달성군 화원읍의 전원 길을 산책했다. 주변의 클로버를 보고는 박 전 대표는 “꽃말은 아니고, 네잎클로버의 의미가 뭔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대표님, ‘행운’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그럼 세잎클로버의 의미는 뭔지 아세요?”라고 했다. 의원이 잘 모르겠다고 하자 박 전 대표는 미소를 띠며 “그건 ‘행복’ ‘행복’이라고 하던데요”라면서 “사람은 네잎클로버를 찾으러 다니다 도처에 핀 세잎클로버를 밟는 것처럼 주변의 여러 소중한 행복을 놓아두고 행운을 찾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박 전 대표가 1998년 펴낸 자서전 ‘고난을 벗 삼아 진실을 등대 삼아: 박근혜 일기모음집’에는 ‘권력의 행운’보다는 ‘평범한 행복’을 원하는 마음이 녹아 있다. 부모를 총탄에 보낸 뒤 선친의 명예를 지키려 노력해온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산 장녀로서 그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평범하게 산다 해도 행과 불행은 있게 마련이겠으나 평범한 인생이 부럽기만 하다. TV를 통해서라도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 마음까지 편해진다. 보람, 성취 다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마음의 평온만 할 수는 없다. 항상 폭풍우, 비바람, 번개 등 바람 잘 날 없이 불안하고 위태위태하여 마음 한 번 푸근하게 가져보기 힘든 것이 내 운명인가 하고도 생각해 본다.”(1989년 11월29일)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란 결국 평범한 속에 있다고 느껴진다. 비범하셨던 부모님을 모셨던 것부터가 험난한 내 인생길을 예고해주었던 것이다.”(1990년 1월7일)



얼마 전 박 전 대표 일행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머무른 적이 있다. 박 전 대표는 건물 옆 나뭇가지에 달팽이가 기어가는 것을 보고는 나뭇잎으로 달팽이를 톡톡 건드려봤다고 한다. 그러더니 달팽이가 약간 움찔하며 반응하자 매우 좋아하며 한참동안 달팽이와 놀았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그 모습이 의외였지만 퍽 자연스럽고 행복해 보였다”고 했다.

“말하지 않아도 되요”

박 전 대표는 한번 맺은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고 한다. 의원실 보좌진은 그가 1998년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될 때 채용한 직원들 그대로다.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석패한 뒤 여러 참모가 눈물을 보였으나 박 전 대표의 눈시울은 전혀 붉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선을 함께 겪어온 한 참모의 죽음 앞에서는 달랐다.

다음은 한 측근이 전해준 이야기. LG애드 임원 출신으로 ‘사랑해요LG’ ‘참이슬’ 등의 카피로 명성을 날린 허유근씨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그가 지휘해서 만든 홍보 동영상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다음해 허씨는 불의의 중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유정복 의원(전 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병문안을 갔다.

박 전 대표가 온다는 사실을 미리 전해들은 허씨는 임종이 임박해 몸을 움직일 기력이 없음에도 입원복을 벗고 단정한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병환으로 초췌해진 얼굴에는 메이크업을 했다. 허씨가 박 전 대표에게 “대표님…”이라고 말문을 열자 박 전 대표는 “말하지 않아도 돼요. 어서 빨리 쾌차하셔야죠”라며 그의 손을 잡았다. 박 전 대표는 의연한 태도를 보이며 그에게 용기를 주려 했다. 그러나 병실을 나선 박 전 대표는 복도의 벽 쪽으로 몸을 돌린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용히 스며드는 물과 같다”

강준만 교수가 ‘인간학 사전’에서 전하는, 박근혜 지지자들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렇다.

“박근혜는 말에 군더더기가 없다. 누구나 쉽게 알아들으므로 말 바꿈의 여지도 없다. 높낮이가 없어 대중을 휘어잡지 않는다. 다만 가는 방향이 뚜렷하다. 조용히 스며드는 물과 같다. 믿음은 거기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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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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