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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한반도 전쟁소설

2014

2장 개전(開戰)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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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더 치면 부장이 신문에 보도될 테니까 각오해요.”

“뭘로? 성폭력?”

40대 후반의 홍동수가 시큰둥한 표정을 짓더니 몸을 돌렸다.

“나 안 서는 거 세상 사람들이 다 안다.”

“기사 낼 거예요?”



등에 대고 송아현이 묻자 홍동수가 몸을 돌린 채 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였다. 기사를 그대로 내겠다는 표시다. 어젯밤 촛불 데모대의 잠입 취재를 끝낸 후에 송아현은 ‘촛불 데모대의 루머 조작’이라는 기사를 써서 데스크에 낸 것이다. 송아현이 20대 여자한테서 들은 내용과 분위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시발, 클났네.”

혼잣소리처럼 송아현이 말했을 때 옆자리 김 기자가 큭큭 웃었다. 기사 끝에 취재기자 이름이 실명으로 찍혀 나올 것이다.

7월25일 09시35분. 서울. 청진동.

“루머가 먹히고 있어.”

청진동의 해장국집 ‘안동옥’에서 선지해장국을 떠먹던 이은주가 말했다. 이은주는 대학생 환경연합 선전부장으로 어젯밤에 송아현을 만난 당사자다. 앞쪽에 앉은 한주현이 머리를 들고 말했다.

“오늘 밤에는 6개 노조 회원들이 참가한다고 했어. 오늘은 2000명쯤 될 거야.”

한주현은 조직부장으로 둘 다 대학생 조직의 간부급에 든다. 주위를 둘러본 한주현이 말을 이었다.

“격렬하게 투쟁하라는 지시야. 곧 5급 운동을 공표할 거래.”

5급이면 7급까지 책정된 투쟁 강도 중에서 올해 들어와 가장 높은 레벨이다. 6급은 남북이 국지전을 할 때이고 7급은 전면전 때 발령되는 것이다. 정색한 이은주가 머리를 끄덕였다.

“오늘 한국군 훈련이 끝나면 관제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겠지. 그것을 오늘밤의 촛불로 덮어버리자고.”

7월25일 09시48분. 백령도. 헬기연대본부.

헬기로 다가가면서 이동일이 자신의 군장을 확인한다. 2012년부터 지급된 K-5소총은 한국형으로 M-16을 모델로 했지만 사정거리가 더 길고 총신은 짧은데다 가볍다. 분당 발사속도는 750발, 실탄은 20발들이 탄창이 6개다. 또한 한국산 베레타 92-F형 권총에 15발 탄창 3개, 방탄 상의를 입었고 철모, 탄띠에는 수류탄 4발이 끼워져 있다. 헬기 옆으로 다가간 이동일이 참모와 서 있는 헬기 연대장 탁경섭 대령을 보았다. 지휘기인 AH-253기는 이미 로우터를 회전시키고 있었으므로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는 중이다.

“어, 왔나?”

이동일의 경례를 받은 탁경섭이 소리치더니 곧 쓴웃음을 지었다.

“자. 드라이브하고 오자고. 해병.”

헬기연대는 전략기동군으로서의 해병대 임무에 맞도록 2012년에 창설되었는데 모두 해병대 소속이며 독립연대다.

이동일은 탁경섭을 따라 지휘기 안으로 들어섰다. 탑승 인원은 조종사와 부조종사, 사격통제 준사관, 그리고 탁경섭에다 참모 둘, 이동일까지 7명이다. 헬기 안에서 헤드셋으로 바꿔 쓴 탁경섭이 손목시계를 보고나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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