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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취재 | 노인들의 천국, 독일 노인요양시설을 가다

“인간다운 삶은 끝까지 보장되어야 한다”

최고의 시스템 갖춘 요양시설,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요양사, 최적의 서비스 제공

  • 독일 도나우워드, 고핑엔 =글·사진 | 구자홍 기자

“인간다운 삶은 끝까지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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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뮐바흐 품질관리 담당자 다그마르 융블루트 라슬씨

“품질관리 통한 요양서비스 표준화가 효율경영 밑거름”


“인간다운 삶은 끝까지 보장되어야 한다”
품질관리 담당자? 독일 요양원에는 다소 생경한 직책을 가진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요양사의 서비스를 지도 감독하고, 더 나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했다. 뮐바흐 요양원에서 품질관리를 맡고 있는 다그마르 융블루트 라슬씨는 요양원 근무 경력이 28년이나 되는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었다.

-뮐바흐 요양원의 핵심적인 운영이념은 뭡니까.

“저희 요양원에 들어서면서 건물 입구 벽면에 쓰여 있는 괴테의 문구(Hier bin ich Mensch, hier darf ich?s sein)를 보셨나요? 저희 요양원의 운영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일무이한 존재인 모든 거소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요양원의 최대 경영이념입니다. 우리는 요양원의 모든 거소자가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며 과거 자신의 삶, 그리고 개개인의 일상을 이곳에서도 최대한 동일하게 연장,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0년 1월 독일 건강보험사 의료서비스 단체인 MDK의 품질관리평가에서 최고점수인 평점 1(1에 가까울수록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고, 숫자가 클수록 나쁜 평가다)을 받았던데, 비결이 뭡니까.

“아벤디 본사에서 매달 한번씩 MDK 평가와 같은 수준의 자체 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평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점검을 꾸준히 해온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 있겠습니다. MDK 평가요원들은 예고를 하고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날 갑자기 현관 앞에 서서 평가를 시작하기 때문에 요령이 있을 수 없습니다. 평소 요양원을 운영하는 모습 그대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서비스 품질관리를 하고, 이를 통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더 많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텐데, 그럼에도 타 요양원에 비해 더 저렴한 비용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고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경영비결이나 노하우는 뭡니까.

“Planen(계획수립)입니다. 거소자 급식을 위한 장보기에서부터, 요양보호사의 인력운용, 요양서비스 품질관리,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한 자료 분석을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거소자의 생활습관을 분석해 환자 대다수가 아침식사를 오전 9시경에 하는 경우, 그 시간대에 요양보호사를 집중 배치하는 겁니다. 아침식사 시간대를 중심으로 세안과 옷입기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초신체관리를 하는 데 많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아침 6시나 7시에 식사를 하는 거소자가 적은데도 모든 시간대에 같은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경제적인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뮐바흐 요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는 크게 정규직과 파트타임으로 나눌 수 있는데, 파트타임 직원은 오전 9시를 전후해 집중배치한다고 한다. 일손이 달릴 때에는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지만, 오후나 저녁 등 비교적 한가한 시간대에는 필수인력만 투입한다는 것. 이 같은 인력배치를 통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뮐바흐 요양원은 또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노인요양시설에서 자원봉사를 하려는 이들에게는 주말과 휴일에 와서 돕도록 하고 있다. 이런 인력운용을 통해 요양보호사는 충분히 쉴 수 있고, 요양원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공백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요양서비스는 사람이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개인에 따라 서비스의 내용이나 질적인 면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 균일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사람에 따라 서비스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품질관리가 중요합니다. 아벤디는 품질관리를 기업의 핵심정책으로 삼고, 모든 요양과정을 표준화하고, 회사 고유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이드라인은 실제 요양원에서 실무과정을 통한 재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보완하고 수정합니다. 품질관리를 통한 요양서비스의 표준화는 효율적인 경영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뮐바흐 요양원에서 제공하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특징이 있다면….

“우리 요양원에서 제공하는 모든 사회복지 요양 프로그램은 ‘자율성’을 원칙으로 실행되고 있습니다. 즉 단체 공동생활에서 오는 강요나 강제성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모든 거소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본 단체 프로그램도 공동 참여를 권하지만,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한 거소자가 단체 테라피에 거부감을 보이며 개별 테라피를 원하면 우리는 그 기회를 제공합니다. 거소자 개개인이 요구하는 서로 다른 욕구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개개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바로 우리 요양원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뜨개질이 취미인 거소자가 뜨개질을 원하면 기본 프로그램에 뜨개질 작업이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거소자의 욕구에 맞춰 뜨개질 작업을 함께 합니다. 그림을 그리자고 하면 함께 그림도 그리고요.”

뮐바흐 요양원을 비롯해 아벤디가 운영하는 요양원에서는 거소자 개개인의 개인사에 대해 복합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한 뒤 요양 프로그램을 짠다고 한다. 즉 개개인의 삶의 경험이나, 기호, 취향, 취미생활과 생활습관, 과거 직업 등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테라피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내용과 역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분해 요양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최근 뮐바흐 요양원에서는 테라스 보수공사를 했는데, 주변에 허브정원을 새로 마련했다. 과거에 정원일을 취미로 했던 거소자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완성했다. 자신이 과거에 즐겨 하던 일에 동참하게 된 노인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작업했고, 허브정원에서 수확한 허브로 차도 함께 끓이고, 아로마테라피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활동은 바로 거소자들의 개인사 분석을 통해 얻은 자료를 테라피에 긍정적으로 활용한 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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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도나우워드, 고핑엔 =글·사진 |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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