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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 남북 현대사의 10대 비화 ⑤

1·21 이틀 후 푸에블로호 나포, 휴전 15년 만에 전쟁 먹구름

“박정희 목 떼러 왔다!”

  • 오세영│역사작가, ‘베니스의 개성상인’ 저자│

1·21 이틀 후 푸에블로호 나포, 휴전 15년 만에 전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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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미국은 마오쩌둥의 말대로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존재일까. 도도한 자세로 밀어붙이는 북한과 점점 저자세로 변하는 미국. 대한민국은 속앓이를 하며 양자의 밀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북한에서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을 돌려보내는 대가로 도주 중인 124군 부대원들의 무사 귀환을 요구할 것이란 어처구니없는 소문도 나돌았다.

어수선한 가운데 수색전은 계속됐고 124군 부대원들은 잇달아 토벌됐다. 1월31일까지 1명이 생포되고 27명이 사살됐다. 무장간첩의 총인원은 31명. 아직 3명이 남았지만 비상상태를 마냥 끌고 갈 수는 없다. 대간첩작전본부는 일단 수색작전을 종결짓기로 했다.

작전이 전개되는 동안에 아군도 23명이 전사하고 52명이 부상했다. 민간인도 7명이 죽었다. 적지 않은 피해였다.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3명의 124군 부대원 중에 1명은 나중에 양주에서 시체로 발견됐지만 두 명은 끝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였다.

1968년 1월31일은 그해의 음력 설날이다. 베트남은 전쟁 중에도 구정에는 휴전을 하는 전통이 있다. 그런데 북베트남군과 베트콩(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은 협정을 어기고 대대적으로 ‘구정 공세’를 감행하며 미국을 몰아붙였다. 한반도와 베트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을 조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의 전쟁은 아시아인들에게!”



미국에서 반전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암살당할 뻔했는데도 미국이 북한에 질질 끌려 다니며 허둥대는 모습을 보며 한국민은 비로소 자주국방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됐다. 영화 ‘실미도’를 통해 잘 알려진 684부대는 그때 124군 부대에 대항해서 김일성을 암살하기 위해 조직된 부대다.

그러나 자주국방을 이룰 때까지는 싫든 좋든 미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번에는 한국이 미국을 압박할 차례다. 한국은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당시 한국은 베트남 파병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세계 4번째로 팬텀 전폭기 보유

1·21 이틀 후 푸에블로호 나포, 휴전 15년 만에 전쟁 먹구름

박정희 대통령이 1968년 2월 초 북한의 1·21 청와대 기습 공격과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직후 존슨 미국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보복을 요구하며 보낸 서신.

1968년 2월11일 청와대.

박정희 대통령은 분이 풀리지 않은 얼굴로 사이러스 반스 특사를 상대하고 있었다. ‘파월(派越) 한국군 철수’라는 엄포는 즉각 효과를 발했고, 존슨 행정부는 박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서 급히 특사를 파견한 것이다. 파월 한국군 철수 외에 한국군의 단독 북진도 충분히 미국을 긴장시킬 수 있는 카드였다. 물론 한국군은 단독으로 지속적인 전쟁을 벌일 능력은 없지만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도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다.

“북은 나를 죽이려 했소!”

박정희 대통령은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이 브라운 각서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베트남에 파병한 전투병력을 철수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당시 한국이 베트남에 파병한 육군 2개 사단과 해병대 1개 여단은 미군에게 너무도 절실한 존재였다. 반스 특사는 당시로서는 거금인 1억달러의 추가 군원(軍援)을 약속했다. 베트남 파병은 또 한번 효자 노릇을 했다.

군장비 현대화는 모든 군의 숙원사업이다. 미국이 1억달러 추가 군원을 약속하자 각군은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서 치열한 로비를 펼쳤다. 육·해·공군은 각기 시급한 현안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해병대라고 사정이 다를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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