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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교육공무원으로 변신한 ‘대치동 학원가 전설’ 이범

“입학사정관은 개천서 용 나는 길 막는 제도”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교육공무원으로 변신한 ‘대치동 학원가 전설’ 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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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브레인

그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취임과 함께 교육공무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사교육 전설이 공교육 브레인으로 변신한 것. 명함에 서울시교육청 로고가 선명하다. 서울시교육감 정책보좌관 이범.

▼ 교육감비서실엔 어떻게 합류했나.

“교육감선거 때 캠프에 참여했다. 비서실에서 일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수락했다.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출퇴근 시간 없이 자유롭게 살던 사람이 잘하겠느냐는 걱정도 하더라. 잘 적응하고 있다.”

그는 선거 공신인데다 핵심 참모다. 실세로도 불린다. 그가 품은 교육철학이 서울시 초·중·고 교육정책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 브레인이던 이주호 장관의 견해가 정책으로 구현되고 있듯 그의 의견도 서울시민 일상에 개입하는 교육방안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는 어떤 철학을 갖고 있을까.



▼ 교육감에게 영향을 주는 핵심 참모 아닌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미래 세대가 낭패 본다.

“교육감 잘 뽑았단 평가가 나오게끔 하겠다. 곽노현 교육감은 자질, 능력이 대단하다. 보좌진이 우왕좌왕하면 명쾌하게 사안을 정리한다. 원칙주의자면서 낙관주의자다. 서울시 교육이 수장을 잘 만났다. 임기를 마칠 때쯤 진보 교육감 뽑길 잘했단 말이 회자돼야 한다.”

그는 서울시교육청 계약직 4급 공무원. 일반 공무원 직급으론 7급에 해당한다. 1년 급여는 3500만원 수준. 그가 대치동을 떠나던 해 연봉은 18억원에 달했다. 온라인·오프라인 강의료, 교재판매 대금으로 거둔 수익이 그렇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 교육청에 합류한 어떤 분은 월급이 반으로 줄었다. 영달하고자 비서실에 들어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다들 교육을 바꿔보겠단 신념으로 일한다.”

그는 말본새가 반듯하다. 위트가 넘치고 논리가 정연하다. 독서의 넓이, 깊이가 언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신이 강해보이면서도 유연하다. 그는 자신을 좌파라고 규정하지만 좌·우파로 재단하기엔 스펙트럼이 넓다.

▼ 사교육으로 돈 벌고 사교육을 공격하는 건 이율배반 아닌가. 오렌지 좌파란 비판도 있던데.

“내가 언제 사교육을 직접 공격했나. 그런 적 없다. 사교육이 덜 필요한 여건으로 제도를 바꾸자는 거다. 지금은 사교육을 받으면 수능 점수가 올라간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을 어떻게 줄일 수 있나. 사교육하지 말라고 하는 건 언어도단이다. 사교육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학입시가 바뀌어야 한다.”

▼ 2001년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할 때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교육 폐해를 없애고자 인터넷 교육기업을 세웠다, 모든 학생이 저렴하게 대치동 강의를 듣는 구조다.

“지금의 메가스터디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출범 의도는 좋았다. 메가스터디가 낸 첫 보도자료를 지금도 갖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 교육 기회 균등을 위해 출범했다는 내용이다. 메가스터디는 사회에 기여했다. 3개월 수강료가 40만원 하던 시절인데 12만원을 받았다. 산간벽지에서도 손주은, 이범 강의를 듣게 된 것이다. 지금은 수강료가 꽤 올랐다. 메가스터디가 기여한 게 또 있다. 학교가 주입식 교육하는 게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일깨운 것이다. 주입식 교육 달인은 대치동에 있다. 학교는 교사, 학생이 상호작용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자유주의 vs 사회주의

학부모 교육욕은 엇갈린다. 자유주의 욕구, 사회주의 욕구가 중첩한다. 경쟁 완화를 바라면서도 내 자식만큼은 남다른 교육을 받길 원한다. 자식이 경쟁에서 앞자리에 서길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대표하는 자유주의 문제의식 핵은 교육 다양화다. 학생의 적성, 능력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자는 거다. 곽노현 교육감이 상징하는 사회주의 문제의식은 다양화를 거부하진 않지만 경쟁 완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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