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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초대 예술감독 홍승엽

“예술가의 개성 존중하고 세계적인 안무가 키우겠다”

  • 박은경│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국립현대무용단 초대 예술감독 홍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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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초대 예술감독 홍승엽
현대무용계는 그의 새로운 시도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워하는 분위기다. ‘무용수 선발에 객관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국립 무용단체라면 정단원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작품의 다양성과 창의성, 풍부한 레퍼토리를 축적하기 위해 프로젝트별 운영에 더 중점을 둔다. 의견이 다른 부분은 상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사전에 충분히 의견을 나눠 조율할 생각이다. 내가 독불장군도 아니고 국립현대무용단은 나를 위한 무용단체가 아니지 않으냐. 최대한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미처 놓친 부분을 볼 수도 있으니 여러 사람 얘기를 들어볼 생각이다. 사실 공연의 기본이 소통이다. 내가 가진 생각, 내 마음을 다른 사람도 함께 느끼게 만드는 거다.”

지방 공연 활성화에 대해서도 그는 신념을 갖고 있다. 지방 공연을 많이 다녀 서울과 지방 간 문화 격차를 줄여나가고, 한발 나아가 각 지자체가 자체 무용단을 만들어 문화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게 홍 감독의 목표다. 그에 따르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규모가 큰 발레단 같은 무용단체를 만드는 건 인력 선발이나 비용 면에서 쉽지 않다. 반면 현대무용단은 발레단 규모의 3분의 1 정도면 충분히 창조적인 단체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지자체마다 좋은 문화공연시설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지자체 무용단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레퍼토리 공급은 우리 무용단에서 얼마든지 지원해줄 수 있다. 만약 지금 지자체가 현대무용단 설립을 선점한다면 홍보효과도 클 것이다.”

지방 공연, 해외 진출



국립현대무용단 초대 예술감독 홍승엽

8월17일 열린 국립현대무용단 설립 기념식. 현대무용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실 문화를 즐기는 국내 관객 사이에 현대무용은 낯설고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다. 그런 까닭에 공연장을 찾는 사람도 많지 않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세 번째 운영 원칙, 해외시장 진출은 우리 현대무용을 세계에 알리면서 동시에 국내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다. 홍 감독은 “국립현대무용단의 작품이 해외에서 화제가 되면 국내 관객의 시선이 자연스레 쏠릴 것 아닌가. 국내 관객을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현대무용에 대한 국내 관객의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어떤 작품이 좋은지 잘 모른다. 그런데 프랑스나 독일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라면 궁금증을 가지고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작품에 대한 이해는 잘 안되지만 뭔가 있는 것 같다, 뭔가 다른 것 같다며 관객이 현대무용에 대해 오픈마인드가 될 수 있다.”

그 결과 국내에 현대무용 시장이 만들어지면 대한민국 문화콘텐츠가 풍부해질 것이고, 나아가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현대무용수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무용에 전념할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될 것이다. 현대무용의 저변을 넓혀 우리나라 문화를 전체적으로 함께 끌어올리는 것이 홍 감독의 목표다. 한 걸음 나아가 국내 예술시장 전반을 제대로 키워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홍 감독은 경희대 섬유공학과 81학번으로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무용을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무용에 대해 아예 몰랐다. 1학년이 끝나갈 무렵 ‘지금 하는 공부로 평생을 살 순 없다’는 걸 깨달았다. 열정을 쏟아 평생 매달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건 음악이나 미술이었지만 넉넉지 않은 집안형편 때문에 시도를 못했다. 말을 꺼냈다가 부모에게 “쓸데없는 소리 말라”는 핀잔만 들었다. 무용을 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의 첫마디도 “그게 돈이 얼마나 드는데”였다. 대구 출신으로 보수적인 어른 눈에 아들이 무용을 한다는 건 얼토당토않은 소리로 들렸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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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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