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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의 ‘藝人’ 탐구 ②

송창식

“한번쯤, 고래사냥, 왜 불러, 가나다라… 대중하고 ‘똥창’이 맞아 히트한 거지, 우리식이니까”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송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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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

자신의 앨범을 들어 보이는 가수 송창식.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하얀 손수건’이 들어 있는 트윈폴리오 시절의 앨범.

▼ 오해받을 상황이었네요.

“더 나쁜 게 있어요. 이때부터 취조하는 사람들이 잡아온 애들한테 ‘송창식이 지금 활동하지, 그러니까 너도 불어’ 그렇게 된 거예요. 그런 게 모두 오해의 소지가 된 거야. 그러고 나니까 나중에는 별 놈들이 다 나한테 와서 ‘야, 붙자’ 그러는 거야. ‘내가 언제 너하고 대마초 했냐’면서. 근데 진짜 대마초 골초들, 나한테 붙자고 하면 안 되는 놈들이 그렇게 찾아와서 붙자고 그러더라고. 참, 미치겠데. 명단은 분명히 걔들한테서 나왔을 텐데. 그때부터 내가 홍콩 같은 곳으로 외유를 다니기 시작한 거예요.”

▼ 하여간 그때 다들 들어갔잖아요.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 같은 친한 분들이.

“장희는 안 들어갔어요.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형주한테 받아놓고 ‘니가 나 언제 줬냐’고 우겼지. 걔가 똑똑한 놈이지.”

송창식은 대마초를 딱 한번 피워봤다고 했다. 1968년인가 내한한 피스코라는 미국 평화봉사단원들을 통해서 대마초를 알았단다. 피스코가 사실은 미국의 농산물 스파이 조직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 피스코 사람들은 대마초를 해피스모크라고 불렀다. 딥퍼플 같은 세계적인 그룹이 공연을 하면서 이 해피스모크를 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동했다. 그래서 노는 친구들을 불러다가 같이 피워봤다. 그는 대마초를 피운 환각상태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종의 마비증상이 오는데, 9겹의 피부가 한 겹씩 붕붕붕 뜨는 거예요. 내가 뭐라고 말을 하면 9번을 말하게 되는 거야. 메아리치듯이. 그리고 기타를 한번 쳤는데, 너무너무 좋은 거야. 9배로 좋은 거야. 한번 땡~ 치고 너무 좋아서 7번을 치는 거예요. 자기 뻑이지.”

▼ 그런데 정훈희씨와는 오해 살 만한 일이 있었나요?

“특별히 친했죠. 내가 너무 예뻐했지. 노래를 제일 잘하니까. 노래 잘하는 가수는 그 사람 하나였어. 패티김 같은 사람들도 다 정훈희만 못했어요. 다른 사람은 다 음정 박자가 틀렸고 정훈희만 맞았다고.”

▼ 사적으로도 친했나요?

“친하죠. 난 정훈희 끼고 살았는데. 1975년에 가수왕 받고 나서 전국 투어 다닐 때 내가 정훈희를 데리고 다녔지. ‘중다마’로, 내가 ‘아다마’고, 정훈희가 노래를 제일 잘하니까.”

방위 때 음악세계 정립

▼ 두 분 사이에 ‘썸씽’이 있었겠는데요.

“공개된 장소에서 끌어안고 했으니까 오해를 샀지. 진짜 남자로서 좋아했어요. 행위만 안 했을 뿐이지, 여자를 책임질 수 없었기 때문에. 정훈희한테 ‘우리 평생 결혼하지 말고 사랑하면서 살자’ 그랬는데, 내가 먼저 장가가면서 깨졌지.”

▼ 1970~80년대 한마디로 정부에 찍힌 가수였는데.

“방송금지곡이 많았죠. 찍힌 진 오래됐고. 내가 군대도 갈 게 아닌데 갔다니까. 난 부모 없는 3대 독자로 군대 면제 케이슨데 특수자라고 해서 잡혀간 거지. 7개월 방위였지만. 그런데 방위 가서 음악이론을 정립했어요. 내가 음정 박자가 안 맞는다는 걸 그때 알았으니까. 내가 방위 때 의가사제대를 시키는 부서에서 일했어요. 그래서 내가 나부터 의가사제대를 시켰지.(웃음) 거기서 전부 버렸어요. 그 동안의 내 음악을.”

▼ 무슨 계기가 있었어요?

“어느 날 내가 AFKN을 보는데, 아마추어 노래자랑이 있었어요. 그걸 봤지. 근데 노래를 듣다가 보니까 내가 그놈들만도 못한 거야, 글쎄. 한심스럽더라고. 너무 쇼크 먹었지 뭐예요. 한 일주일 간은 ‘내가 병신인가, 어디가 모자란가’ 생각하며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다녔어요. 그러다가 생각한 게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뭔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국악과 뽕짝을 이론적으로 파기 시작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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