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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노인 길거리 성매매 新풍속도

‘박카스 아줌마’와 함께 콜라텍 가고, 무료 전철표 이용해 온양온천 여행까지…

  • 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노인 길거리 성매매 新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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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관광특구, 온양온천

‘데이트관광’의 정석은 ‘온양온천에서 목욕을 하고 여관에 들러 잠깐 시간을 보낸 뒤 점심을 먹고 서울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전철을 타고 2시간여를 달려 온양온천역에 도착하자 역사 오른쪽 맞은편으로 수십 년은 된 듯 보이는 낡은 여인숙 대여섯 채가 자리 잡고 있었다. 역 광장에서 만난 청소원은 “오전 10시에서 11시경이면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온 할아버지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는 할아버지와 함께 온 아줌마들도 꽤 있는데 부부 같지는 않고 여자들 옷차림이 요란하다. 저기 여인숙에 여자와 함께 드나드는 노인들도 더러 있다. 온천에서 목욕하고 병천(천안)으로 가서 순댓국밥 먹고 그런다”고 했다. 여인숙이 몰려 있는 거리 초입에 위치한 가게 여주인은 “여자와 함께 오는 서울 할아버지들이 간혹 있는데, 부부가 뭐 하러 이런 허름한 여인숙에 잠깐씩 들르겠나. 애인이겠지”라며 웃었다.

온양온천역 맞은편으로, 큰길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온천특구는 하루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드나드는 대형 온천호텔을 비롯해 모텔과 온천장 여관 등 온천탕을 겸한 숙박업소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지역이다. 그곳으로 가는 길을 묻기 위해 역사 부근에서 만난 60대 중반 노인은 “평생 이 동네에 살면서 온천 호텔이나 모텔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자 끼고 오는 돈 좀 있는 양반들은 호텔이나 모텔에 가고 그보다 못한 노인들은 여관이나 여인숙에 간다. 여기 쌍으로 다니는 노인들이 생긴 건 벌써 몇 년 됐다. 혼자 사는 노인이 얼마나 많으냐. 남자는 나이 들어도 여자랑 노는 거 좋아하지”라고 했다.

커플 중 일부는 온양온천역에 내려 목욕만 하고 천안에 들러 역사 뒷골목에 위치한 여인숙촌으로 향하기도 한다. 이곳은 겨우 한두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빨간 기와에 회색 블록으로 담장을 쌓은 단층의 낡고 초라한 여인숙 수십 채가 촘촘히 박혀 있다.

데이트관광 파트너를 둔 박카스 아줌마들은 같은 처지의 여성들로부터 부러움을 산다. 먹고 놀고 목욕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전부 남자가 낼 뿐 아니라 화대도 기본이 5만원으로 서울에서 관계만 가질 때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이다. 40~50대로 젊은 층에 속하는 여성은 데이트관광에 동행하는 대가로 10만원을 받기도 한다.



콜라텍 데이트

한편 탑골공원 뒤편으로 노인전용 영화관과 술집, 콜라텍이 들어서면서 돈 많은 노인들이 박카스 아줌마와 이곳을 드나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콜라텍은 나름대로 품위를 유지하면서 자유연애와 이성교제를 하는 노인들이 드나드는 곳이기도 하다. 중년 여성과 60대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을 양옆에 끼고 문을 나서던 70대 멋쟁이 노인은 “내 애인들”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적극적이고 활달한 노인들은 여기서 여자를 만나 서로 죽이 맞으면 함께 여관에 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런 데이트의 이면에는 어두운 모습도 존재한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외로움을 달래줄 대화 상대이자 성적 욕구 해소 대상을 찾는 돈 많은 노인을 노리고 유혹한 뒤 수개월에 걸쳐 돈을 뜯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로 만 4년째 박카스 아줌마와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는 김진수 종묘광장관리사무소 반장은 “돈 많고 외로운 노인 중에 회장님, 사장님 소리가 듣고 싶어서 이곳에 오는 노인들이 있다. 그들을 단골로 삼아 놀러 다니면서 돈 긁어내는 여자가 적지 않다. 몇 백만원 날린 노인은 부지기수고, 2000만원을 하룻밤에 날린 노인도 있었다. 전세금 6000만원을 3개월 만에 날린 한 노인의 딸들이 찾아와서 박카스 아줌마를 잡아달라고 사정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요즘 탑골공원에는 박카스 아줌마들이 자취를 감췄다. 원각사지석탑을 새로 단장하고 감시가 심해지면서 성매매 여성들이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종로3가 지하철역과 주변 역시 관할 혜화경찰서에서 수시로 일제 단속을 펴면서 성매매 여성 수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종로3가 지하철역에서 종묘광장에 걸쳐 단속된 박카스 아줌마 관련 성매매 건수는 약 200건에 달하고, 올해도 현재까지 70여 건이 단속됐다. 이 지역에서 상습범으로 찍혀 경찰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박카스 아줌마는 20여 명에 달한다. 종묘광장 김진수 반장은 “종묘광장도 우리와 경찰이 주기적으로 합동단속을 벌인다. 우리 반원들이 교대로 24시간 순찰을 돌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박카스 아줌마 수가 3분의 1 가량 줄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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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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