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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한반도 전쟁소설

2014

7장 인민해방군

2014

2/22
그 시간에 제55호위대 벙커 안에서 김경식 대장이 대좌 계급장을 붙인 부하로부터 보고를 받는다.

“고철상 중장을 통과시켰습니다.”

김경식이 머리만 끄덕였을 때 안쪽 자리에 앉아있던 무력부장 성종구가 물었다.

“지도자 동지의 지시를 받고 온 거라고?”

“그렇습니다.”



대좌가 김경식의 눈치를 살피고 나서 말을 잇는다.

“혼자 왔습니다.”

상황실 안은 잠깐 정적에 덮였다. 지도자가 특사를 보낸 것이다. 고철상은 호위총국 소속으로 주석궁 경호 책임자여서 군부 실세다. 그때 심철 상장이 김경식의 옆으로 다가가 섰다.

“4군단을 시켜 옆구리를 눌러놓고 또 어떤 수단을 부릴 것 같습니까?”

낮게 말했지만 주변 장군들은 다 들었다. 김경식이 입술만 비틀고 웃었다. 심철은 맨 처음에 도발한 총참모장 김형기를 체포했지만 곧 김정일의 대리인 자격으로 파견된 호위총국 사령관 강창남 대장이 김경식에게 억류되자 재빠르게 다시 변신했다. 김경식의 측근이 된 것이다. 그때 벙커의 육중한 철문이 열리면서 장군 한 명을 앞세우고 소좌 두 명이 들어섰다. 앞장선 장군이 바로 고철상 중장이다. 방 안의 시선이 차갑게 쏟아지는데도 어깨를 편 고철상은 당당하게 걷는다. 바로 안쪽의 김경식을 찾아내고는 거침없이 다가와 두 발짝쯤 앞에서 멈춰 섰다. 김경식의 비스듬한 옆쪽에 무력부장 성종구와 심철 상장 등 고위층이 있는데도 눈길 한번 옮기지 않는다. 부동자세로 선 고철상은 경례는 물론 인사도 하지 않았다. 대신 턱을 번쩍 치켜들면서 말했다.

“사령관 동지께만 전하라는 지도자 동지의 명령입니다.”

“그런가?”

고철상의 시선을 똑바로 받으면서 김경식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는다.

“하지만 이 상황실 안의 모든 동무는 나와 생사를 같이할 전우들이야. 지도자 동지의 명령도 함께 듣겠다.”

그 순간 고철상의 안색이 희게 변했다. 그러나 김경식의 시선을 2초쯤 더 받고나서 입을 열었다.

“이 시점에서 지도자 동지의 명령에 따른다면 과오를 묻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가?”

김경식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것이 나한테만 전하라는 명령인가?”

“그렇습니다.”

“내 동지들의 운명은?”

그때 고철상이 반걸음쯤 앞으로 다가서더니 웅얼거렸다.

“뭐라고 했나?”

김경식이 묻자 고철상은 다시 반걸음쯤 다가가 우물거렸다. 이맛살을 찌푸린 김경식이 머리를 조금 비튼 순간이다.

“탕!”

요란한 총성이 벙커 안을 울리면서 고철상이 번쩍 상체를 세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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