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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음악다방, 디스코 기차 여행 즐기며 ‘백 투 더 청춘’

7080 추억산업 전성시대

  • 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LP 음악다방, 디스코 기차 여행 즐기며 ‘백 투 더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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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음악다방, 디스코 기차 여행 즐기며 ‘백 투 더 청춘’

1970년대 서울 거리 풍경을 재현한 성북동 북정마을 축제 현장

아날로그 문화에 향수를 느끼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그 시대를 향유하고자 하는 7080세대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겨냥해 ‘추억’을 테마로 각종 행사와 이벤트를 마련하는 지자체와 기관이 늘고 있다. 서울 성북구는 지난해 10월 국민대와 함께 ‘성곽마을의 행복한 별빛 멜로디’라는 제목을 단 축제를 기획했다. 1960~70년대 서울 풍경과 훈훈한 인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성북동 북정마을에서 그 시절 동네 풍경을 재현한 행사를 연 것. 참가자들이 오래된 이발소를 체험해볼 수 있게 하고 다방구와 자치기, 팽이치기 등 추억의 동네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거리에서 달고나와 쫀드기 등 군것질거리를 팔고, 그 시대 영화포스터로 내부를 장식한 추억의 음악다방에서는 날달걀을 띄운 쌍화차를 내놓았다.

울산의 울주문예회관은 지난해 3월 ‘추억의 음악다방 전(展)’을 열어 대성공을 거뒀다. 오만석(47) 기획실장은 “우리 나이가 되면 술자리말고는 갈 곳도 놀 곳도 없어 참 불쌍하다”며 “문예회관 활성화 차원에서 일회성 행사를 준비하면서 내 또래를 위한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음악다방 전시를 기획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받았고, 덕분에 12월 앙코르전을 또 했다”고 말했다.

행사기간 중 다방을 찾았던 김주일씨는 관람후기에 “옛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추억 속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무척 그립습니다”라는 관람후기를 남겼다. 이용구씨는 “마누라 성화에 못 이겨 비 맞아가며 경주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마누라가 이쁘네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오 실장은 “연장영업을 해달라거나 다시 다방전을 열어달라는 요구가 너무 많아서 매년 고정 레퍼토리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향의 정겨움과 아날로그 추억을 찾아 전국의 5일장을 순례하는 중년층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 일상에서 자취를 감춘 손때 묻은 생활용품을 모아둔 박물관을 찾아 추억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전남 장흥읍 기양리 ‘정남진 토요시장’을 다녀온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시장을 벗어나기 전 ‘추억의 예술품 전시관’이라는 작은 간판이 보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구슬과 딱지, 중학교 교복과 모자, 가방…. 우리 때는 쓰리세븐 가방이 최고였는데. 어릴 적엔 구슬과 딱지를 누가 많이 소유하느냐에 따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는데 그 많던 딱지는 어디로 갔는지…”라는 감상을 남겼다.

대중문화 즐긴 첫 세대



경남 진해 웅동 소사마을에 위치한 ‘김씨박물관’도 추억여행자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다. 돌담길을 따라 ‘부산라듸오’‘예술사진관’‘김씨공작소’‘태양카라멜’이라는 허름한 간판을 올린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 풍경은 1970년대를 연상시킨다.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집들을 박물관으로 꾸며놓은 이곳에 가면 추억 어린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다.

미국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William Sadler)는 저서 ‘핫 에이지(Hot Age), 마흔 이후 30년’(사이출판사)에서 “마흔 이후 30년은 젊음과 원숙함이 통합된,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추구하고 더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핫 에이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심야 시간대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핫 에이지’의 파워가 실감난다. 조형기, 임예진, 선우용녀 등 중년 연예인들이 푸근한 입담을 자랑하는 MBC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고, 역시 MBC의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가 설 특집으로 마련한 ‘세시봉 친구들’ 편은 중년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으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1월 초 첫 방송을 시작한 토크쇼 ‘추억이 빛나는 밤에’는 제목부터 7080세대를 겨냥해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1970~80년대를 “대학생을 포함한 20대가 한국 대중문화의 핵심을 차지하던 시기”라고 평가한다. 그 시대의 젊은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최초로 청춘 시절 대중문화를 흠뻑 흡수했다. 그들이 청춘을 꿈꾸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그 시대를 향유하는 추억산업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신동아 2011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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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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