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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귀농시대, 다시 쓰는 귀거래사

‘묻지마 귀농’ 줄고, 정부 교육·정착금 지원 챙기는 ‘똑똑한 귀촌’ 급증

  • 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신(新)귀농시대, 다시 쓰는 귀거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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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귀농시대, 다시 쓰는 귀거래사

정부가 지원하는 귀농 기초교육과정에 참가한 예비 농군들.

김씨는 “자녀가 많아 블로그 이름을 흥부네로 지었다. 처음엔 농사를 지어 아이들을 잘 기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끄떡없더라. 오히려 도시 살 때는 아이가 많은 게 창피해 외출할 때 떨어져 다닐 정도였는데, 이곳에서는 노인들이 우리 아이들을 보물처럼 대접해주니 ‘이게 사람 사는 동네구나’ 싶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공기 맑고 깨끗한 농촌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친환경 유기농 먹을거리를 직접 재배해 먹으니 건강도 다 회복됐다. 지금은 4000여 평(약 133224m²) 규모의 논밭에서 고된 농사일을 하는 것도 거뜬하다”고 자랑했다.

농촌에서 누리는 인생 2막

농산물 가공이나 인터넷을 통한 판매·유통, 펜션 및 농가민박 운영 등을 하는 귀촌인뿐 아니라 자연 속에서 염색과 도자기 공예, 생태 교육 등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는 자아실현형 귀촌자 수도 늘고 있다. 회사원 남편과 함께 2년 전 전라도에 정착한 지수연(39)씨는 “부부 모두 농사를 지어본 적 없어 전업농은 꿈도 꾸지 않았다.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이곳에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싶다”고 했다.

극단 ‘뛰다’의 단원들도 “도시에서는 극단이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공연을 판매해야 한다. 그런 자본주의 논리에서 벗어나 연극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업을 하고 싶었다. 기존의 공연과는 다른 연극놀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삶과 연극이 동일한 가치선상에 놓이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뛰다’는 올해 8개의 국내 공연예술축제에서 초청 공연을 한다. 연말에는 인도에서 한 달간 창작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다음 카페 ‘귀농사모(cafe.daum.net/refarm)’의 정성근 회장은 “이제는 귀농·귀촌을 새로운 창업으로 생각하고 미리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한 뒤 농촌으로 떠나는 사람이 많다. 과거의 귀농 교육은 실제 농촌 생활에서 별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2~3년 전부터 교육 방향이 현실에 맞게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관련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01년 설립된 ‘귀농사모’의 회원수는 9만4600여 명에 달한다. 인터넷 다음의 우수 카페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회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지난 2년 사이에 2만여 명이 늘었다. 주된 연령층은 40~50대이고, 30대 회원은 전체 10% 정도”라고 소개했다. 귀농·귀촌자의 부업거리를 연결해주는 구인구직 사이트와 농어촌을 무대로 원룸 사업을 벌이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귀농·귀촌 희망자들을 모아 공동체 마을을 조성하거나, 공동체 마을 건설을 희망하는 사람들과 이들을 지원할 지자체를 연결해주는 에이전트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생태마을 조성과 생태적 지역개발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이장(EJING)은 전국 각지에 생태마을을 조성해 귀농·귀촌자들을 유혹한다.

정 회장은 “요즘 예비 귀농인들은 2, 3차 농산업 쪽으로 눈을 돌려 정보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귀농 지역의 기존 농업인과 충돌이 적고 갈등도 적어진다. 우리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도 거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귀농사모는 전국에 10개 지부를 두고 주 1회 워크숍을 열며, 2박3일 귀농·귀촌 체험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귀농·귀촌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경제위기로 농촌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가 늘면서 다시 충분한 준비 없이 귀농·귀촌을 결심하는 이가 늘 것을 우려한다. 전국귀농운동본부 박용범 사무처장은 “귀농·귀촌인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이자가 싼 대출 보조금이나 무상 지원비 등에 이끌려 귀농·귀촌을 결심하는 이들이 있다”며 “지원금이나 보조금은 농촌 정착 후 몇 년 뒤 사업 규모를 키우려고 할 때 필요한 것이지 정착 초기부터 보조금에 의지하려고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귀농·귀촌을 결심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자연과 조화롭게 살고 농촌문화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동아 201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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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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