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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 위협의 실체

군 지휘구조 개편보다 시급한 건 정보능력과 대잠능력 강화

  • 김혁수│예비역 해군제독, 초대 잠수함 전단장

북한 잠수함 위협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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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함급(KDX-l)이나 충무공 이순신함급(KDX-ll)은 우리나라에서 보면 대형함처럼 보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보면 대형함이 아니다. 그나마 피나는 노력 끝에 이제 이만한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 선박을 해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소말리아까지 파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2009년 4월5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미국과 일본에서 이지스함 두 척씩을 동해에 파견했다. 우리 해군도 이지스함을 한 척 보유하고 있었기에 미국·일본보다 먼저 접촉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각국에 통보할 수 있었다. 만약 20년 전부터 준비하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당시 두꺼비처럼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 적이 미군이냐”

지난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이 포항과 울산을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고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포항, 울산, 부산, 진해, 여수, 광양항은 우리나라의 핵심 항만으로 수출입 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원자력발전소, 중화학 단지, 자동차 공장, 중공업과 대형 조선소, 그리고 해군과 해병대의 핵심전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1200t급 천안함을 인양하는 데도 거의 한 달이 걸렸는데 대형 상선이 항만 입구에 침몰한다면 인양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항구가 거의 폐쇄되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리고 특수전 요원이 침투해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중요 산업시설을 폭파할 수 있다.

천안함 같은 초계함은 과거 대간첩 작전을 위해 속력과 함포 위주로 건조된 함정이어서 대잠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잠능력을 제대로 갖춘 다소 큰 함정을 건조하려 하면 대양해군으로 몰아붙인다. 대양해군에 대한 거부감이 얼마나 컸던지 “그럼 우리 적이 미군이냐?”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해군은 대양해군 용어를 쓰지 않고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전방 경비에만 전념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해군에는 전후방이 따로 없으며 핵심 항만 방어를 소홀히 하면 진짜 앞마당이 뚫릴지 모른다.



대잠전은 ‘공격적 대잠전(Offensive ASW)’과 ‘방어적 대잠전(Defensive ASW)’으로 구분한다. 공격적 대잠전이란 적 잠수함 기지를 공격해 잠수함을 파괴하는 것으로 확실하게 잠수함 작전능력을 마비시키는 최상의 방안이다. 그러나 적 해역으로 침투하거나 항공기로 잠수함기지와 잠수함을 공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방어적 대잠전은 침투하는 적 잠수함을 탐지해 공격하는 것이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정보능력과 대잠능력 부족으로 당한 것이다. 그런데도 군 지휘부는 두 가지를 보강하는 것이 아니라 지휘구조 개편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 천안함 사건 1주년이 지났지만 대잠능력은 전혀 보강되지 않았다. 호위함(FF)과 초계함(PCC) 소나를 교체한다고 했으나 소나의 크기 문제로 설치가 불가능해 부품을 교환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대잠 작전요소와 탐지체계는 백화점에서 물건 사듯이 단시간에 확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장시간에 걸쳐서 확보되므로 중단 없이 연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따라서 예산의 증가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대잠작전을 위한 공격무기나 작전요소, 탐지체계 등 하드웨어가 추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대잠훈련 및 경비강화, 대잠 전술교리 개발 등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무엇보다 먼저 북한의 잠수함 활동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미국과 협조체제를 강화해 인공위성에 의한 감시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북한 해군의 통신정보도 분석해 잠수함 행동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경비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북한 잠수함기지에서부터 침투지역까지 이동로를 분석해 잠수함과 수상함을 배치하고 대잠항공기의 초계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적 잠수함이 공격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지역에 대잠세력을 배치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핵심 항만에도 대잠세력을 배치해야 한다. 넷째, 수상함의 음탐사가 잠수함 탐지경험을 충분히 쌓도록 대잠 협동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 잠수함이 없을 때는 한미훈련 기회가 많지 않아 잠수함을 접촉해 식별해본 음탐사가 거의 없었다. 다섯째 해양특성과 음향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과학적인 대잠작전이 이뤄져야 한다.

여섯째, 경비속력을 증강하고 불규칙한 경비패턴으로 적 잠수함이 공격하기 어렵게 해야 한다. 유류비가 증가되겠지만 천안함같이 저속으로 경비하거나 일정하게 동일 구간을 반복하는 경비패턴을 바꿔야 한다. 일곱째, 한미연합 대잠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과거보다 훈련횟수를 늘려 북한의 도발의지를 꺾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만약 또다시 북한 잠수함이 도발해 온다면 적 잠수함기지를 공격하는 공격적 대잠전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 해군이 더 많이 경비하고 더 많이 훈련하고 더 많이 연구하는 길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신동아 201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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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수│예비역 해군제독, 초대 잠수함 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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