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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쓰면 ‘집중 못하는 뇌’ 된다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스마트폰 쓰면 ‘집중 못하는 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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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의 스마트폰은 귀에 대는 시간은 줄어든 대신 눈으로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스마트폰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연구는 이제 겨우 무엇을, 어떻게 조사해야할지를 찾아내는 단계에 와 있을 뿐이다. 스마트폰 초창기 시대를 사는 지금의 우리는 일종의 거대한 실험대상 집단인지 모른다.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로 불렸다. 지금도 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역할을 종종 한다. 인터넷도 그렇다. 지식 검색 기능은 굳이 정보를 기억할 필요성을 없앤다. 자판과 마우스를 눌러서 찾기만 하면 된다. 인터넷에 물어보면 누군가 답을 해준다.

스마트폰 습관이 뇌를 망친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스마트폰도 사람을 바보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주의력 분산을 주된 근거로 제시한다. 스마트폰은 시시때때로 사람의 주의력을 분산시켜 마치 주의력 결핍 환자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은 식사를 하다가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지하철을 타자마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일을 하다가도 공부를 하다가도 대화를 하다가도 등산을 하다가도 자동차를 몰다가도 심지어 텔레비전을 멍하니 보다가도 스마트폰을 켠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주의력은 분산되며 그만큼 일, 공부, 대화 등에 집중하는 정도는 떨어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해보니 전자우편이나 메시지를 읽고 답한 뒤 하던 업무로 돌아가는 데 평균 15분이 걸렸다. 딴 짓을 하다가 다시 일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미국의 카이저패밀리 재단이 8~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 시간을 조사한 결과 1999년 하루 평균 미디어(TV, 컴퓨터, 신문 등) 이용시간은 6시간19분이었는데 2009년에는 7시간38분이었다. 다중 작업을 감안하면 10시간45분까지 늘어났다. 그 기간에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가 빠르게 보급됐다.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기기들은 그 추세를 더 강화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손, 눈, 뇌는 여러 기기 혹은 여러 작업 사이를 더 빠르게 오갈 것이다. 이럴수록 주의력은 더 분산되고 일을 하는 능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뇌는 본래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나는 때때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노래를 하면서 다림질을 할 수 있는 것은, 훈련을 통해 뇌가 두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져 둘 사이를 빠르게 오가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여러 실험 결과에 따르면 두 과제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은 한 과제씩에만 집중해 처리하는 것보다 성과가 더 낮다. 다만 최근 연구에선 극소수이긴 하지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능수능란하게 처리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이 관찰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기술의 발전이 집중력을 높여왔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전자 장치에 들어 있는 자동 타이머(정해진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장치) 덕분에 우리는 밥솥에 물이 끓어 넘치는지 시시때때로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 이는 밥을 짓는 일 이외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폰의 위치 추적 장치 덕분에 우리는 넋을 놓은 채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비판론자들은 “스마트폰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의 산물들이 우리의 뇌에 좋지 않은 변화를 일으킨다”고 본다. 정보통신(IT) 분야의 대가인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인터넷이 우리의 뇌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한 곳에 집중하지 않는 뇌’로 말이다. 비판론자들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이러한 추세를 더 부추길 수 있다. 어린이의 뇌에는 특히 더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시대 어린이는…

뇌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태어날 때 아기의 뇌 무게는 약 400g이지만, 10세가 되면 1.5㎏으로 늘어난다. 이 10년 동안 아이의 뇌세포들은 서로 간에 무수히 연결된다. 처음에는 연결이 제멋대로 이루어져서 마치 얽히고설킨 실타래와 같다. 그러다 만 3세가 되면 1000조 개의 시냅스가 생긴다. 어른보다 거의 2배나 많다. 그 뒤로 쓰이지 않는 시냅스는 사라지고 필요한 시냅스는 더 튼튼해지는 솎아내기가 이루어진다.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그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는 계속 쓰이면서 굵어져 영구 회로가 된다. 따라서 반복되는 자극과 학습은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의 아이들은 3, 4세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다. 스마트폰이 성인의 뇌보다 외부환경에 더 민감한 아이들의 뇌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집중하지 않는 뇌’로 만드는 것인지가 논란이 되는 것이다.

신동아 201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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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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