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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가세한 전임자 처우 관계법 논란 시작도 못해보고 누더기 되나?

노조 전임자 타임오프

  • 김지은│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정치권 가세한 전임자 처우 관계법 논란 시작도 못해보고 누더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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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과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각 대표들은 노조 전임자 급여지원은 노사 간의 자율에 맡길 문제라는 공통된 입장을 확인하고 노사 간 단체교섭을 통해 전임자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한 것을 국가가 금지하고 처벌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진통 끝에 타결된 법안을 제대로 시행조차 해보지 않고 손바닥 뒤집듯 뒤집으려 드는 것은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보자는 노조 측의 못된 심보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는 재계의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다.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는 노조의 무급 전임자 임금 지급을 ‘변칙적 제도 운용’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 부분을 둘러싼 노사갈등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총은 성명을 통해 “노조법이 시행된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에서 충분한 협의와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개정한 법률을 제대로 시행도 하지 않고 또다시 노동계의 요구대로 개정하려는 것은 일부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산업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 주장했다. 또한 양 노총이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선진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노조법 재개정을 내세운 정치 투쟁에만 매달리는 것은 노동귀족들의 밥그릇 지키기 싸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양 노총이 자신들의 기득권과 안위를 지키기 위해 계속하고 있는 불법 집회와 투쟁을 접고 노사관계 선진화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법과 변칙으로 얼룩진 노동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 경총의 입장이다.

전임자 급여는 누가 주나

그렇다면 노조 전임자에 대한 선진국들의 처우는 어떠할까. 우리나라와 같은 기업별 노조 조직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노조 전임자를 무급 휴직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급여는 당연히 노조의 재정으로 지급한다. 미국도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은 노조가 부담하고 있으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확립돼 노조에 대한 사측의 경비 지원을 부당노동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금전을 지원하는 것은 형사법 위반으로 처벌되며 노동조합이 전임자 급여 지급을 사측에 요구하는 것 또한 위반 사례에 해당한다. 단,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근로시간 또는 임금을 상실하지 않고 사용자와 협의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하는 경우는 예외로 둔다. 영국 또한 사용자가 초기업 단위 노동조합의 조직에 대해 어떠한 금전적 지원이나 물질적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노동조합 측도 노동조합의 자주성 유지를 위해 사용자 측에 금전을 비롯한 물질적 지원을 요구하지 않는 것을 관례로 생각한다. 특히 영국의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정하는 ‘노동조합 및 노사관계통합법’은 사용자 또한 그 노동자 연합체의 처분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자 연합체가 사용자로부터 재정적·물질적 지원 등을 받지 않음으로써 사용자로부터 개입을 받지 않는 독립된 단체일 것을 규정하고 있다.

“물론 모든 사업장이 근로시간 면제 제도로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로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대형 사업장이나 병원과 같은 산발적 사업장이 하나의 노조로 묶여 있는 경우입니다. 대형 사업장의 경우 총 인원대비 전임자가 턱없이 줄어 실질적인 활동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이고, 종합병원처럼 전국 각지에 사업장이 흩어져 있는 경우에는 한 사업장당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같은 브랜드의 병원 노동자 전체 인원이 하나의 단위로 분류되는 바람에 사업장별 노조 운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집니다.”



민주당 조춘화 노동전문위원은 오히려 노조 활동 자체에 어려움을 겪던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전임자 인원이 법으로 정해져 노조 전임자의 합법성을 인정받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장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노조 전임자 수를 법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노사 합의를 통해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를 비롯한 야당과 노동계의 의견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재계의 노조법에 대한 입장은 매우 단호하다. 2007년 노동부의 ‘복수노조 허용과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이 노사관계,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 및 경제적 효과분석’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노사관계 비용(2005년 기준)은 2조8544억원에 달한다. 특히 회사의 전임자 급여비용은 3243억원이지만, 노조 전임자의 투쟁 및 파업 선동, 전임자 수 확보와 대우에 대한 분쟁으로 인한 파업, 작업장 분위기 및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감안하면 노조 전임자 문제로 파생되는 피해규모는 몇십~몇백 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손실만을 따진다면 경영자 입장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줄만한 근거는 몹시 미약해 보인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활동인 노동조합의 근간이 되는 노조 전임자 활동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단순한 이권 다툼이 아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고 이해의 폭도 너무 넓기에 그 간극을 줄이기란 만만치 않아 보인다.

6월9일, 한나라당 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초재선 의원 50명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재개정안을 제출했다. 내달부터 시행 예정인 복수노조 설립을 허용한 현행법을 폐지하고 상급단체 파견 노조 전임자를 타임오프제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노동계를 회유하기 위한 정략적 개정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덕분에 대화의 장은 다시 마련됐다. 노조법을 사이에 두고 끝없이 평행선을 그릴 것만 같던 노사, 여야의 대립 구도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깃드는 듯하다.

근로시간 면제 제도란?

기본적으로 노사 공동의 이해관계에 속한다고 판단되는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서만 유급 처리를 인정하는 제도로, 노조 전임자가 급여를 받으며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급 노조활동 시간 제한제 또는 타임오프제로 불린다. 2010년 1월1일, 개정된 노조법에 따라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전면적으로 금지했으나 근로자가 근무 시간 중에 노조법에서 인정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에 한해 인정 한도 내에서 유급 처리하는 것으로 확정, 2010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근로시간 면제 제도에 따라 조합원 49명 이하의 사업장은 연 1000시간, 99명 이하는 연 2000시간으로 노조활동 시간이 제한된다. 법 개정으로 인해 대형 사업장들의 노조 전임자 수가 대폭 감소했고, 이로 인해 정치권의 노조활동 탄압이라는 노동계의 주장과 노사문화의 선진화를 위한 법 제도 개정이라는 경영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신동아 201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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