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한·중·일 언어 장벽 없는 인터넷 왕국 꿈꾼다”

일본 게임계 전설 천양현 코코네 대표

  • 김유림 기자│rim@donga.com

“한·중·일 언어 장벽 없는 인터넷 왕국 꿈꾼다”

2/3
“한·중·일 언어 장벽 없는 인터넷 왕국 꿈꾼다”

코코네일본어 단어연습 초급 게임.

▼ 어떤 원리를 이용하신 거죠?

“사람은 말을 순차적으로 이해해요. ‘나는 당신을 좋아해’라는 문장을 다 듣고 거슬러서 의미를 파악하는 게 아니라 ‘나는’ ‘당신을’까지 듣고도 이미지를 떠올리고 대강 이해하죠. 말은 허공에 사라지지만 그 이미지는 남아요. 반대로 ‘코코네’는 먼저 이미지를 보여주고 이용자가 먼저 모국어로 이미지를 만든 이후에 외국어를 순차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학계의 반응을 묻자 그는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학계에서 정말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다음은 단어 공부 게임. 회전초밥 테이블에 3명이 앉아 있다. 화면 상단에 단어가 나타나고 3명이 각각 다른 뜻을 말한다. 해당 단어 뜻을 옳게 말한 사람을 클릭하면 그가 기뻐하며 초밥을 먹는다. 잘못해서 다른 뜻을 말한 사람을 클릭하면 바른 뜻을 말한 원 주인이 “내 초밥인데 왜 네가 먹냐!”며 화를 낸다.

문제 15개를 다 맞히면 다이아몬드 메달을 받고, 오답 개수에 따라 금메달, 은메달 등을 받는다. 화면 오른쪽에는 다이아몬드 메달을 벌써 160개나 모은 사람들 이름이 쭉 놓여 있었다. 천 대표는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사람들은 승부욕 때문에 다이아몬드 메달 나올 때까지 게임을 반복한다. 자연스레 반복 학습이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각 영역을 개발해주는 다양한 게임이 있다.



남한테 잘 보이고 싶은 일본인, 아바타 사업 인기 비결

한참 공부했더니 손이 근질거린다면 아바타(분신)가 돌아다니는 가상세상에서 놀 수 있다. 동글동글 귀여운 2등신 아바타는 이용자가 직접 꾸민다. 직접 돈을 주고 아바타 옷, 소품, 배경 등을 살 수 있고 게임을 통해 얻은 포인트로도 꾸미기가 가능하다. 신발 한 켤레 사려면 120엔(1600원). 아바타 하나를 잘 꾸미려면 3만~4만원이 든다. 천 대표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도 아바타가 인기 있다. 일본 한 아바타 업체는 아바타만으로 월 12억엔의 수익을 얻는다”고 귀띔했다.

아바타는 학교도 가고 수업도 듣고 집에 친구들을 초대한다. 같은 공간에 있는 아바타 친구들과 대화도 나눈다. 함께 공부도 한다. 천 대표는 “코코네 아바타 친구의 파티에 참가하기 위해 월차를 낸 회사원 유저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아바타 세계에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인, 영국인, 중국인 모든 국적 세계인이 모인다면 얼마나 멋있을까요?”

코코네는 4월부터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본어 교육 서비스를 시작했다. NHN과 제휴해 네이버 아이디만 있어도 이용할 수 있다. 일본어라고는 ‘가와이’(귀엽다), ‘스고이’(멋있다) 밖에 모르는 기자도 농부와 원숭이가 나오는 ‘초급 히라가나 가타카나 외우기 게임’을 10분 했더니 일본어 모음 몇 개를 외웠다.

▼ 왜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셨나요?

“일단 일본은 한국처럼 영어 공부에 대한 니즈(needs)가 강하지 않아요. ‘기러기 아빠’나 ‘조기교육’이 없죠. 한국 영어교육 시장은 포화상태지만 일본 시장은 아직도 개척할 부분이 많죠. 그리고 제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니즈를 강력하게 느꼈기 때문이에요.”

천 대표는 20년 전 일본어를 모르는 상태로 일본에 갔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회사 몇 군데에 들어갔지만 새로운 세계로 떠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한 나라에 20년 이상 살아봤으니 다른 나라도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 반, “일본이 얼마나 잘사나 내 눈으로 보고 오겠다”는 생각 반이었다. 당시 그는 26세였다.

명확한 목표도 없었다. 랭귀지스쿨부터 다니며 일본어를 익힌 그는 일본 정착 6년 만인 1998년 일본 최고 대학 중 하나인 게이오대학 대학원 정책미디어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26세면 일명 ‘뇌가 굳은 상태’였지만 현재는 일본인만큼 일본어를 구사한다”고 말했다.

“요즘 외국어 교육의 유일한 해답은 ‘조기유학’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바이링구얼(bilingual·2개 국어 능통자) 역시 생각하고 고민할 때는 모국어를 쓰잖아요. 머릿속에 모국어 체계가 잡혀 있으면 그 말을 적합한 외국어로 번역하는 기술만 알면 돼요. 오히려 모국어 체계가 안 잡혀 있는 바이링구얼은 외국어 기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알맹이 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코코네는 일본 내 영어 서비스, 한국 내 일어 서비스뿐 아니라 영어권을 위한 일어 서비스, 일본 내 한국어 서비스, 한국 내 영어·중국어 서비스 등 여러 언어권을 위한 다양한 언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천 대표는 특히 한·중·일이 서로 언어를 배우고 교류하는 것을 제1 목표로 삼았다.

2/3
김유림 기자│rim@donga.com
목록 닫기

“한·중·일 언어 장벽 없는 인터넷 왕국 꿈꾼다”

댓글 창 닫기

2022/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