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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우리가 사랑한 1초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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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빅뱅 이전 _ 마르틴 보요발트 지음, 곽영직 옮김, 김영사, 464쪽, 2만5000원

우리가 사랑한 1초들 外
현대 과학의 두 기둥은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이다. 1915년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중력이론을 대신할 일반상대성이론을 제안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을 질량에 의해 변형된 시공간의 곡률에 의해 작용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양자물리학은 불연속적인 물리량을 파동함수를 이용해 다루고 그 결과를 확률적으로 해석하는 물리학이다. 물리량의 기본 단위가 매우 작아 연속적인 양으로 취급해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 거시적인 물리현상을 설명할 때는 양자물리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원자보다 작은 세계를 기술할 때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정지한 상태로 있을 수 없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1929년 허블은 측정을 통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빅뱅이론이 등장한 것은 1948년이다. 가모와 알퍼는 1948년 4월1일에 출판된 알파-베타-감마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우주가 한 점에서부터 팽창을 시작했다는 빅뱅우주론을 제안했다. 그 후 1964년에 빅뱅의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됨으로써 빅뱅우주론은 많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우주론이 되었다.

그러나 빅뱅우주론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적용하면 우주가 작아짐에 따라 우주의 밀도와 온도가 엄청나게 올라가 결국 무한대 값을 갖게 되는 특이점에 이른다. 특이점은 모든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일반상대성이론은 일반상대성으로도 다룰 수 없는 무한대의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우주가 일반상대성이론을 비롯한 어떤 물리법칙도 성립하지 않는 특이점에서 시작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법칙이 적용되는 우주로 진화했음을 뜻한다.



우주의 시작에 대한 이런 설명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은 특이점이 만들어지지 않는 우주론을 만들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도 연속적인 양이 아니라 최소 단위의 정수의 배수로만 증가할 수 있고 감소할 수 있는 양으로 다루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모든 물리량은 불연속적인 양만 가능하다는 양자물리학의 기본 가설을 시간과 공간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특이점이라는 괴물을 퇴치하고 빅뱅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양자중력이론이다.

마르틴 보요발트가 쓴 ‘빅뱅 이전(Once before Time)’은 양자중력 이론 연구에 헌신해온 한 젊은 과학자가 자신과 동료들이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한 책이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말하듯이 양자중력 이론은 매우 복잡하다. 최종적으로 성공한 이론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우주의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노력과 정열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곽영직│수원대 물리학과 교수│

New Books

그렇다면 과학이란 무엇인가 _ 그레고리 N. 데리 지음, 김윤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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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욜라대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며 “우리가 사는 세상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 현명하게 대응하려면 과학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자가 이 명제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과학의 가치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게 저술의 목적이다. 논의 방식은 흥미롭다. 벼룩이 사람만큼 크다면 수백m 높이로 점프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벼룩의 점프 능력을 결정하는 힘은 다리의 단면적과 비례해 증가한다. 반면 몸무게는 부피에 비례해 증가한다. 만일 벼룩이 수백 배 커진다면 체중은 힘에 비해 수백 배 더 늘어날 것이다. 벼룩은 설 수조차 없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신화 속 거인도 존재할 수 없다. 거인이 보통 사람보다 5배 크다면, 뼈는 25배 강하겠지만 그 뼈가 지탱해야 할 무게는 125배가 된다. 에코리브로, 504쪽, 2만5000원

철학자들의 식물도감 _ 장 마르크 두르앵 지음, 김성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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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자연사박물관의 철학 및 과학사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식물학과 철학의 관계를 논의한다. 저자에 따르면 식물학은 과학의 사회사·물질사 영역에 속하면서 식민지 개발 역사를 비롯한 정치사 등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동시에 철학적이기도 하다. 헤겔은 저서 ‘정신현상학’에서 ‘철학적 체계의 다양성이 참과 거짓의 대립으로 축소되지는 않으나 진리의 점진적 발전을 가져온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식물학적 비유를 사용했다. “봉오리는 꽃이 피면 사라지는데, 이는 꽃이 봉오리를 반박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열매가 나타나면 꽃은 거짓 실체였던 것으로 선언되고 꽃 대신 열매가 식물의 진리로 들어선다”는 내용이다. 헤겔 외에 장 자크 루소, 라이프니츠 등 저명한 철학자가 식물학을 철학 설명의 도구로 사용한 사실이 흥미롭다. 알마, 467쪽, 2만5000원

낮은 한의학 _ 이상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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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박사인 저자가 역사와 일상에서 찾아낸 우리 의학 이야기를 모았다. 저자는 허준의 ‘동의보감’이 탄생하게 된 당대의 사상적 배경을 찾아가고, 절제와 금욕을 강조하느라 정작 왕의 건강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한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며, 왕들과 대신을 치료하던 역사 속 임상 현장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대장금은 최고의 의사였나’ ‘화타가 죽은 이유’ ‘퇴계의 장수법’ 등 흥미롭게 읽을 만한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연산군이 백마에 집착한 이유’ ‘정조 암살설의 한의학적 진실’ 등 전문가의 눈으로 역대 왕의 건강을 분석한 부분도 재미있다. 저자는 더불어 우황청심환, 공진단, 경옥고 등 일상에서 접하는 약물의 원리를 소개하고, 한의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잘못된 처방과 치료에 대해 비판한다. 사이언스북스, 352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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