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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사일 위협에 美 항모 못 오면 한국에 최악 시나리오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군의 한반도 개입 戰力

  • 이종훈|시사평론가·정치학 박사 rheehoon@naver.com

中 미사일 위협에 美 항모 못 오면 한국에 최악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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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사일 위협에 美 항모 못 오면 한국에 최악 시나리오

중국군의 방어선인 제1, 2 도련선. 한반도를 에워싸고 있다.

이들 모델과는 별도로 순항미사일 역시 예사롭지 않다. 사정거리가 1500㎞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둥하이(東海) DH-10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정보센터는 러시아의 AS-4 미사일과 유사한 수준이며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보고 있다. 현재는 재래식 탄두 위주로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군이 신속하게 북한으로 진군해 북한을 통제하는 반면 중국군의 둥펑 미사일 위협 및 미·중 간 모종의 거래로 인해 미 주력군의 항공모함이 한반도로 오지 않는다면 북한 급변사태는 한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둥하이-10 보유 물량이 최근 200~500기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한국이 사정거리 1500㎞의 ‘현무-3C’를 개발했을 때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국에 제조기술을 전수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중국의 시각이 드러난다.

일본 방위백서는 중국군의 투명성 결여와 관련해 예산 문제를 지적한다. 세부 항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도 ‘2010 회계연도 중국 국방 보고서’에서 중국 국방예산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면서 실제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편성 예산의 2배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밝히는 올해 국방 예산은 지난해보다 12.7% 늘어난 6010억위안, 우리 돈 102조6000억원 정도다. 미국 국방비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국방비의 3배가 넘는다. 중국 정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다. 그러나 미국 측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 국방비는 우리나라보다 6배 많은 205조원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은 2001년 새로운 해양 전략을 제시했다. 핵심 내용은 방어선을 제1 도련선(島鍊線·First Island chain)에서 제2 도련선으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제2 도련선은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시작해 마리아나 제도를 거쳐 팔라우로 이어지는 선이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동아시아 밖으로 몰아내겠다는 의미다. 몰아낸 이후에는 한반도 등을 자신들의 영향하에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은 이미 제2도련선 내의 적에 대항할 수 있는 수준의 재래식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경제력이 점차 중국 경제력에 따라 잡히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미국은 과도한 국가채무 같은 내부 위기로 해외 주둔군을 유지할 여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중국군의 팽창전략이 한국에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23일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병아리 계획을 아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병아리 계획(중국명 小鷄兒·샤오츠얼)은 흑금성 사건의 박채서씨가 공판 과정에 증언한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의 대비 계획이다.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중국군이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으로 들어와 군사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군의 북한 분할점령 계획

중국 일각에선 “중국군이 북한에 20~30㎞의 완충지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 완충지대는 대개 평안남도 남포와 함경남도 원산을 잇는 선으로 그 이북의 북한 영토는 중국군이 통제하겠다는 이야기다.

정옥임 의원도 중국군이 남하하는 마지노선을 남포와 원산 선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느냐고 김 장관에게 질의한 바 있다.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군이 북한에 들어올 것이라는 가설은 지금 당연시되는 분위기이지만 우리로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사안이고 한민족의 자주권에 심대한 해악을 끼칠 수 있으며 통일 무산 및 북한의 중국 예속을 초래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미 양국은 중국군의 개입을 가정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북한 급변사태 시에 한미 양국군 가운데 누가 작전권을 행사하느냐를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미국에 제동을 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다른 기류도 읽힌다. 군사외교 전문지인 ‘디앤디포커스’는 8월호에서 한미 군 수뇌부가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과 협력하는 내용의 ‘개념계획 5029’ 부속문서를 비밀리에 작성해서 초안이 거의 완성되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국군의 개입을 한국과 미국 양국이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군의 북한 진출 논란이라는 뜨거운 밥상 위에 젓가락을 들이밀기가 두렵지만, 중국이 개입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선, 접경국가 관리 필요성이다. 중국 내 소수민족이 모국(母國)과 국경을 접한 경우는 중국 정부의 최우선 관심대상이 된다. 소수민족의 모국에 영토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북한 급변사태 시 탈북난민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 조선족 사회가 요동치는 상황을 막으려는 차원에서 중국군은 북한에 개입하려들 수 있다.

두 번째, 미국의 영향력 차단 필요성이다. 북한 정권 붕괴에 의한 한국 중심 통일은 중국의 시각에선 친미(親美) 지역의 확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은 미국에 에워싸여 있는 것이 불편해 미국을 제2 도련선 밖으로 밀어내려는 마당이다. 북한까지 넘어가는 것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 번째, 북태평양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 확대 필요성이다. 통상로 확보 차원에서나 군사전략적으로나 중국은 북태평양으로 진출해야 하지만 북태평양 인접 항구가 없다. 그래서 북한의 나진선봉 지역에 투자를 확대하고 두만강 운하 개발에도 열심이지만 이것으로 군사항구를 대신할 수 없다. 중국으로서는 나진항 같은 곳에 군사항구를 갖는 게 꿈일 것이다. 지난 8월4일 중국 해군의 군함 두 척이 1996년 이후 15년 만에 원산항을 방문한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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