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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할인율·서비스로 골라 타는 재미 쏠쏠 가격경쟁력과 안전관리가 관건

저가항공 전성시대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다양한 할인율·서비스로 골라 타는 재미 쏠쏠 가격경쟁력과 안전관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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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저가항공사처럼 운항노선과 항공기 수가 많지 않은 것도 항공료를 낮출 수 없는 요인이다. 운항노선과 항공기가 많으면 예비부품 유지비, 정비비 등 고정비를 분산시켜 원가 절감을 꾀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적어도 30대의 항공기를 보유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조금만 도와주면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키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저가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이 40%를 넘어선 만큼 LCC 전용터미널 건립과 대형항공사와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노선분배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은 저가항공의 수요가 커짐에 따라 나리타공항에 LCC 전용터미널을 설립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한동안 김포공항 이마트 부지에 LCC 전용 터미널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터미널을 신축하면 시설을 간소화해도 저렴한 사용료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백지화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저가항공사의 공항 사용료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다”며 “다른 항공사들과의 형평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연·결항률은 항공사의 얼굴

내년 본격화할 동북아 저가항공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저가항공사 스스로도 대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꾸준한 정비와 빈틈없는 안전관리는 필수다. 항공기 결함으로 인한 지연이나 결항은 항공사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8월17일 인천에서 오사카로 가려던 제주항공 항공기의 엔진이 정비 도중 이상 징후를 보여 교체작업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국내선을 운항하는 항공기를 인천공항으로 불러들여 문제가 된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을 태워 오사카로 보냈다. 그 바람에 출발시간이 당초보다 2시간가량 지연됐다. 또한 엔진 교체작업이 끝나기까지 다른 국내선 항공기가 국제선을 소화하면서 국내선 항공편이 3일간 결항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행기가 뜨기 전 예방정비 과정에서 엔진 이상이 발견됐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교체를 결정했다. 다른 항공기의 남은 좌석까지 총동원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사실 운항 지연이나 결항은 비단 제주항공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항공사의 지연·결항률은 평균 0.27%였다. 이 자료에서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가장 낮은 0.15%의 지연·결항률을 기록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저마다 전문적인 정비인력을 갖추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안전기준과 항공법 제116조에서 명시한 운항 및 정비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문제는 철저한 정비로 끝나지 않는 데 있다. 대형항공사의 경우 엔진을 정비하고 교체하는 동안 대체기를 투입해 본래 스케줄을 최대한 소화할 수 있지만 저가항공사는 적은 수의 항공기를 모두 쉴 새 없이 가동하기 때문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지연이나 결항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체기를 투입할 만한 여력이 없는 저가항공사는 예비부품의 원활한 공급을 통해 지연·결항률을 낮출 수 있다. 대형항공사는 예비 엔진을 자체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B737-800 기종에 해당하는 예비 엔진만 7개를 가지고 있다. 언제라도 즉시 엔진 수급과 정비가 가능하다. 진에어는 모회사인 대한항공과 외주계약을 맺고 모든 정비를 맡긴다. 이 덕분에 대한항공의 안전수준과 동일하게 세계 수준의 정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저가항공사가 이런 수준의 정비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건 아니다. 엔진을 바꿀 때도 해외 현지에서 부품을 들여와 교체작업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든다. 그로 인한 불편함은 고스란히 승객의 몫으로 남는다.

한 항공사 임원 A씨는 “결항이나 지연은 고객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정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안전 유지는 저비용항공 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 인력 확충도 저가항공사들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내 저가항공사가 늘어나면서 조종사를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아졌는데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최근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조종사 충원 현황에 따르면 군 출신 34%, 외국인 26%, 자체적으로 육성한 인력 13%, 퇴직자 등 기타가 27%로 나타났다.

A씨는 “현재 노는 젊은이가 많은데 항공업계에서는 조종사가 턱없이 부족해 서로 조종사를 빼오거나 외국에서 데려오는 일이 허다하다”며 “꾸준히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맞춰 우수한 조종사 인력을 육성하려면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 해소 차원에서라도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에 본격 진출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전략을 내놓았다. 이른바 명품화 전략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저가항공과 차별화하기 위해 객실 인테리어와 기내식 등을 일류호텔 수준으로 개선하고 품격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글로벌 1등 항공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동아 201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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