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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유로화 이대로 사라질 것인가

프랑스 석학이 분석한 유럽 금융위기

  • 자크 사피르|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교수·경제학

유로화 이대로 사라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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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혹은 채무 재조정 그리고 핵심자기자본비율 인상 이후 다가올 가능한 손실의 조합은 매우 충격적이다. 지난 9월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자료(‘유럽 경제 정책-유럽 은행 시스템의 파노라마’, 모건스탠리 리서치)에 따르면 그리스의 국채손실률이 56%, 아일랜드 47%, 포르투갈 45%, 이탈리아 11%, 스페인 6%, 벨기에가 2%일 경우 총 손실액이 2478억유로에 달하게 된다. 동일한 국채손실률을 톰슨-로이터가 개발한 계산법에 적용해보면, 총 손실액은 2920억유로에 달한다. 이 계산법은 유럽은행 감독기구가 2011년 7월 경제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는 데 사용한 수치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변수들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고 포르투갈의 국가 채무 결손처리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 자본 재구성이 필요한 은행의 숫자(이 시나리오에 의하면 71개)와, 핵심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 결과로 나와 있다.

톰슨-로이터 방식으로 다른 국채손실률을 적용하면 그리스 국채손실률 60%, 포르투갈 45%, 아일랜드 47%, 이탈리아 25%, 스페인 25%로 총 손실액은 3710억 유로에 달하며, 큰 영향을 받게 될 은행은 모두 75개나 된다.

이런 수치는 각국 정부가 평가한 결과들이 얼마나 과소평가돼 있는지 보여주며, 핵심자기자본비율을 7%에서 9%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알려준다. 이 정책은 실제로 유로존에서 엄청난 신용 경색을 유발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긴축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유로화 이대로 사라질 것인가
독일의 엄청난 무역 흑자

우리가 상황을 좀 더 큰 시야로 보면, 실행가능한 합의가 적절한 시간 내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한번에 이 모든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합의도 국가 간 현저한 경쟁력 차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유로존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다. 2001년 이후 유럽경제통화연맹(EMU) 회원국 간 경쟁력 지표의 차이는 상당히 두드러져왔다. 이는 아마도 투자 정책(특히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사이의 차이)이나 세금 정책(독일과 프랑스 간 차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로존은 독일 제품의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다.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는 현재 유로존 안에서만 60%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75%, 그 밖의 지역에서 무역수지 흑자는 25%에 불과하다. 이러한 불균형이 유로화의 존속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다.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유로의 단기적인 생존이 아니라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이다. 유로화가 지금의 위기를 그럭저럭 헤쳐나간다고 해도 앞으로 5년간 유로의 미래는 매우 암담해 보인다. 두 가지 요소가 유럽통화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첫째는 공동체 내부 무역 불균형의 규모다. 이는 당연히 독일 등 몇몇 국가에서 정치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예산 연방주의(다시 말하면 보조금)에 의해 불균형이 수정돼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요소는 성장의 역동성이다. 유럽통화공동체의 경제는 수년간 경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에서까지 시행되고 있는 긴축정책과 유럽계 은행들의 힘든 상황, 그리고 핵심자기자본비율 인상으로 유발된 신용경색의 총체적인 결과일 수 있다. 유로존은 2002년 이후 세계경제의 평균성장률을 깎아먹는 지역이었다.

이런 상황은 아마 더 악화돼갈 것이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1% 이상이고, 그리스의 실업률도 16% 이상이나 된다. 실업률은 내년에도 상승추세를 그릴 것이다. 그리고 2013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유럽의 경기침체는 신흥국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이들 국가도 유럽 국가들의 수요 감소로 인해 성장률의 하락을 보일 수 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유로존은 유럽통화공동체에 가입하지 않은 타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같은 나라들보다 현저히 낮은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2000년 리스본에서 유럽연합 정상이 모여 유럽의 경제발전을 이끌기 위해 합의한 ‘리스본 어젠다’는 유로존의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 어젠다의 목적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를 통합해 유럽연합을 가장 경쟁력 있고 활기 있는 지식 중심의 경제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유로존의 전망 또한 어둡다.

유럽통화공동체의 경기침체는 적어도 2012년과 2013년까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며, 2015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의 불경기로 인해 세계 최대시장인 유럽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는 한국 중국 인도 등 제조업 국가들뿐만 아니라 브라질 러시아 등 1차 산품 생산 국가들에도 커다란 타격을 입힐 것이다.

유로화 이대로 사라질 것인가
자크 사피르

1954년생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교수

산업화양식 비교연구센터(CEMI-EHESS) 소장

1989년 전략분야 연구 카스텍 상, 2001년 금융경제 연구 튀르고 상 수상. 프랑스 정부, 기업 및 국제기구 동유럽 지원프로그램 자문관

저서: ‘경제학의 블랙홀’(2003), ‘21세기를 위한 경제학’(2005), ‘탈세계화’(2011), ‘유로화 탈출’(2012년 1월 예정) 등


신흥국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 즉 홉슨의 선택(Hobson′s choice)에 직면해 있다. 세계 준비 통화 중 하나를 상실하거나, 혹은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거나. 신흥국들이 11월 초 칸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을 돕는 데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은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이제는 유럽에서 금기가 된 질문을 제기할 때다. 유럽 경제 그리고 세계 경제도 유로화가 없어야 좋아질 것인가, 아니면 유로화를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인가?

신동아 201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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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사피르|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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