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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경제학은 거짓말쟁이 해답은 불교에 있다”

‘불교 자본주의’ 신봉자 윤성식 교수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경제학은 거짓말쟁이 해답은 불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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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거짓말쟁이 해답은 불교에 있다”

절제를 추구하는 젠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 지하철.

불교는 인연(因緣)을 강조한다. 인(因)을 도와서 과(果)를 맺는 게 연(緣)이다. 선한 행위를 했더라도 연을 잘 만나야 열매를 맺는 것. 선한 행동이 손해 보는 결과를 가져오면 연을 잘못 만난 것이다. 선한 행동을 한 사람이 실패하고 악한 짓을 한 이가 성공하는 곳은 공정하지 못한 사회다.

“선하게 살면 성공하지 못하고 이기심, 탐욕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면 잘되는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한국 사회가 그런 모습 아닌가요. 재벌이 작은 규모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에 뛰어들어 중소기업을 도산시키거나 작은 기업을 집어삼키는 것을 경쟁이라고 할 수 없어요. 대자본의 이기심, 탐욕이라고 봐야 해요. 불교자본주의를 통해 악한 인이 좋은 과를 맺는 시스템을 고칠 수 있어요.”

▼ 경쟁은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지 않습니까. 경제학자들이 숫자로 증명해냈죠.

“불교자본주의도 경쟁의 가치를 옹호합니다. 불교경제윤리의 관점에서 보면 무조건 평등하게 나눠야 도적적인 것이 아닙니다. 우대할 경우가 있으면 우대해 분배하고 성과가 좋은 사람에게 더 큰 몫을 분배하는 것은 윤리에 어긋나지 않아요. 무한경쟁은 안 됩니다. 승자독식으로 이어지고 종국엔 소비자에게 해를 끼칩니다. 공정하고 자비로운 무아적(無我的) 경쟁이 해법입니다.”

그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물건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삼성전자에 손해일까요? 이익일까요? 삼성전자에도 새로운 시장이 생긴 겁니다. 애플 광고는 삼성 광고이기도 해요. 스마트폰을 사용하라고 광고하는 거니까요. 태블릿PC도 마찬가지고요. 타인이 잘되는 게 나한테도 이득이 되는 거죠. 중소기업이 잘돼야 대기업이 잘되는 구조가 바람직합니다. 불교자본주의는 무아적 경쟁과 자리이타를 강조합니다.”

[자리이타(自利利他) : 타인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하는 것을 규정한 원리. 자기를 위하는 것과 타인을 위하는 것이 동일하며 타인을 위하는 것이 자기를 위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인식을 갖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

그는 안철수 교수가 돈을 받지 않고 사람들에게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나눠준 것을 자리이타의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안철수의 자리이타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공정한 사회’ ‘상생 발전’이라는 어젠다가 그가 꾸려낸 불교자본주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 2월 출간한 동국대 박사학위 논문에 ‘초과이익의 사회적 공유’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공교롭게도 ‘초과이익공유제’라는 이름까지 비슷한 발상을 했습니다. 정 위원장의 구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초과이익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라면 불교경제학이 말하는 ‘초과이익의 사회적 공유’는 대기업, 중소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초과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본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모든 이익을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대기업이 도산 위기에 처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구제금융, 세제지원 등으로 살려줍니다. 손실을 공유하는 거죠. 은행도 마찬가지고요. 손실은 공유하면서 이득은 독점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대기업이 낸 수익은 자본만의 힘으로 얻은 게 아닙니다. 법인세만으로 기업이 이익을 사회와 공유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정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들어보지도 못한 용어”라고 했습니다.

“시장만 강조하는 교과서에 그런 내용이 있을 리 없죠.”

▼ 시장만큼 공정하고 평등한 장치가 없을 것 같은데요.

“틀린 얘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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