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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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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총각네 야채가게 _ 김영한·이영석 지음, 쌤앤파커스, 200쪽, 1만3000원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外
내가 총각네 야채가게를 처음 만난 건 2003년 3월 17일이다. 사업에 실패하고 산꼭대기 작은 아파트에서 아침 신문을 보고 있는데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서울 강남 대치동에 총각들이 모여서 야채를 파는데 매우 잘된다는 것이다. 나는 마케팅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업 실패에 대해 외환위기 핑계를 대고 있었다. 그때 젊은이들이 맨손으로 사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충격이었다. 며칠 후 그 야채가게를 찾아갔을 때는 더 놀랐다. 오전인데도 작은 가게에는 손님이 바글거렸다. 나는 이 충격을 책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가게의 성공코드를 읽어내기 시작했다. 가락시장에 가서 아줌마 고객들과 만나고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내가 고객이 돼 그 집의 과일을 계속해서 먹어보았다.

과일장수 업(業)의 본질은 고객에게 싱싱하고 맛있는 과일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는 하루에 100여 개의 과일을 잘라 먹어보고 매일매일 싱싱한 과일을 고르기 위해 새벽을 바쳤다. ‘일이 즐겁지 않으면 인생도 즐겁지 않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직원과 고객이 함께 만들어낸 가족 같은 유대감, 무모해 보이지만 꼭 달성해내고야 마는 일일 재고 0%를 향한 도전도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내가 왜 실패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나는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사업을 기획했고, 잔꾀를 부려서 고객을 유인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영석은 고객을 위해 영혼과 온몸을 바쳐서 장사하고 있었다. 이것을 고객이 느껴서 이영석을 믿고 ‘총각네’를 찾고 있었다.

이런 나의 느낌을 적어서 그해 9월에 책을 출간했다. 출간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이 왔다. 이 책이 젊은이에게는 창의와 열정을 깨워주는 구실을 했고 비즈니스맨에게는 고객정신과 품질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에서도 이 책은 창의와 열정을 일깨우는 교과서처럼 읽혔고, 수많은 기업이 총각네 야채가게를 벤치마킹했다. LG전자가 직원을 파견해 체험학습을 시켰고 한국투자증권이 그곳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시켰을 정도다. 외환위기 이후 실직 상태에 있던 젊은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배추장사라도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젊은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구실을 한 이 책은 2007년 동명의 뮤지컬로 제작돼 대학로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총각네 야채가게를 출간한 지 어언 8년이 됐지만, 아직도 ‘총각네’를 향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대기업은 경영 실적이 좋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좋지 않았다. 일자리는 태부족이고 청년실업률은 최고조다. 외환위기 직후의 상황과 비슷하다. 이런 심리적 불황기에는 ‘총각네’의 가치인 열정과 도전이 큰 힘이 된다. 그래서인지 종합편성채널 채널A에서 올 1월부터 ‘총각네 야채가게’를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 중이다. 맨손으로 세상을 움켜쥔 싱싱한 총각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기 바란다.



김영한 │마케팅 컨설턴트│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_ 김영수 지음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外
‘공자에서 모택동까지 공부하는 사람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부제가 붙은 책.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고대 한·중관계로 박사과정을 마친 저자는 그동안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사기의 리더십’ 등을 써왔다. 이 책에서는 공자를 비롯해, 역사서 ‘사기’의 저자 사마천, 명문 ‘출사표’를 남긴 제갈량, ‘아Q정전’을 쓴 루쉰, 대장정 와중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혁명가 마오쩌둥까지 오늘의 중국 역사를 만든 인물 19명의 공부법을 소개한다. 마오쩌둥이 ‘밥은 하루 안 먹어도 괜찮고 잠은 하루 안 자도 되지만 책은 단 하루도 안 읽으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독서를 중요하게 여겼고, ‘세 번 반복해 읽고 네 번 익히라’는 뜻의 ‘삼복사온(三復四溫)’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는 이야기 등 구체적인 독서법 소개가 흥미롭다. 역사의아침, 376쪽, 1만5000원

다윈지능 _ 최재천 지음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外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인 저자는 ‘개미제국의 발견’ 등의 저작을 통해 대중적인 과학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왔다. 다윈 탄생 200주년,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이던 2009년부터 ‘다윈 전도사’를 자임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진화론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 세계뿐 아니라 생명이 일구고 확장해나간 모든 사회 현상을 가장 포괄적으로 설명한다”며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작업은 오늘날 우리 앞에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진화론의 근본 명제부터 현대 생물학의 최전선에 있는 첨예한 문제까지 망라해 다루지만, 결코 어렵지 않다. 학문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초심자를 배려하는 탁월한 글솜씨 덕분이다. 부제는 ‘공감의 시대를 위한 다윈의 지혜’다. 사이언스 북스, 301쪽, 1만5000원

조선의 9급 관원들 _ 김인호 지음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外
‘하찮으나 존엄한’이라는 책의 부제는 ‘조선의 9급 관원’을 보는 저자의 시선을 보여준다. 한국역사고전연구소 연구원인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조선의 하급 관원을 소개한다. 그들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 각종 사료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꼼꼼히 모았다. 사헌부 말단 ‘소유(所由)’에 대한 부분을 보자. 숙종 14년 장희빈이 왕자를 낳자 사가의 어머니가 뚜껑 있는 가마를 타고 궁을 드나들었다. 이 가마는 3품 이상 관리의 부인만 탈 수 있는 것으로, 왕자의 할머니라 해도 원칙적으로 잘못된 일이었다. 소유가 이를 적발하고 가마를 부쉈다. 그러나 이에 분노한 숙종은 소유를 때려죽이라고 명했다. 저자는 이처럼 ‘하찮게’ 대우받은 하급 관원을 ‘조선의 실핏줄’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이 실은 조선왕조 500년을 가능하게 한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너머북스, 319쪽,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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