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볼리비아가 외국인에게 광업권을 전혀 내주지 않는 국가라고요?
“쉽게 설명하면 어떤 기업도 광업권을 갖지 못하고 생산된 광물을 분배받을 수만 있습니다. 일본, 프랑스,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이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정부와 잘 지내려고 별의별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KORES가 리튬전지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죠.”
▼ 볼리비아 정부가 한국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까?
“‘먹튀’라고 하죠? 볼리비아 정부에 한국 사람들은 필요한 광물만 빼먹고 도망가지 않는다는 신뢰를 줬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이 미혼모를 위한 모자보건병원을 지어주는 등 한국 측에서 사회복지 쪽으로도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을 선물한 거죠. 사업에서 이익도 내겠지만, 그 이익을 지역에도 재투자하겠다는 약속이 주효했습니다.”
▼ 광업권이 없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로 사업을 할 수 있을까요?
“리튬은 양해각서대로 사업을 진행해 나가며 추후 최대한의 양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약을 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폐쇄된 구리 광산에 들어가 발전한 탐사기술과 선광(選鑛)기술로 기존 광산을 넓히고 발전시킬 계획도 있습니다. 적어도 본전 이상은 할 자신이 있습니다.”
위인지학, 위기지학
국가의 명령대로 살며 복종의 미학을 체득했다는 김신종 사장, 올해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2012년은 4월 총선, 12월 대선이 있는 해여서 정치적 상황과도 전혀 무관할 수가 없다. 김신종 사장은 언제든 자리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거취가 어떻게 결정되더라도 털끝의 이의가 없다고 덧붙였다.
▼ 연임이나 다른 자리로 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개인적으로 세워둔 계획이 있는지요?
“은퇴 후에 대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생각해오던 것이 있습니다. 공직에 있는 동안은 남을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했습니다. 업무관계로 경영, 법학, 어학 등을 계속 공부했고 덕분에 영어와 중국어는 편하게 구사할 수 있습니다. 일을 그만두게 되면 위인지학은 덮고 온전히 나를 위한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하고 싶습니다. 종교, 철학, 문학 같은 것들이죠. 지금도 불교 경전을 틈틈이 읽고 있어요. 기독교 쪽으로도 칼뱅의 조직신학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지학을 할 수 있는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제 의도로 정할 수 없는 것이죠.”
▼ 앞으로의 자원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유럽발(發)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자원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죠. 불확실성이 커지고는 있지만 저는 자원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세일 것이라고 봅니다.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은 심화될 것이고요. 중국, 아프리카, 남미 등 자원을 가진 나라들의 민족주의는 강화되고, 주요 광업회사들의 공격적 투자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저희 공사도 이런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