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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국가정보원’ 논란

“원장이 이너라인에 의존…정통 정보엘리트 떠나” (MB정권 국정원 고위직 출신자 증언)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무능한 국가정보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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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국가정보원’ 논란

2011년 12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정일 사망에 따른 국가안보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정보기관도 정보망 붕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도 많다. 보수 세력이 정권을 잡아 4년이 지났지만 대북정보 수집체계는 별로 개선된 게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은성 씨는 “대통령의 무관심이 정보업무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했다. 한 전직 국정원 직원은 “국정원이 정치적 바람을 너무 많이 탄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국정원 내 특정지역 출신이 피해를 본다. 거꾸로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반대편 특정지역 출신이 두려움에 떤다. 정보도 모르는 사람들이 낙하산으로 고위직을 차고 앉아 개혁이랍시고 입맛대로 인사를 하는 것이다. 수많은 선배가 국익을 위해 궂은 일하다 정권 바뀐 뒤 책잡히고 잘렸다. 이제는 이런 일을 나서서 하지 않으려 한다.”

“원세훈 원장이 문제”

기자는 이명박 정권 초기까지 국정원 고위 간부를 지낸 A 씨의 증언을 들었다. A 씨는 진보정권의 국정원 무력화 시도를 비판하면서도 “김정일 사망 때의 무능은 현 정권 국정원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정보라인이 무더기 퇴출됐는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대북 정보력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국정원 내에 전문적이고 집중적으로 대북 정보를 분석하는 파트가 있는데 (진보정권 이전에는) 아주 강했다. 북한 관련 팩트(facts·사실적 정보들)에 정통한 전문가가 많았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정권 들어서 남북대화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해….”

▼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힘을 뺀 것인가.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 핵심부서가 올린 보고에 대해 임동원 원장 같은 사람이 작살을 냈다. 어떻게 하든지 북한을 미화하고…. 우리가 ‘김일성’ ‘김정일’ 하던 것을 뒤에 ‘장군’이라고 직함 붙이고 했던 사람들이 무조건 교류나 대화 쪽으로만 신경 쓴 거다.”

▼ 내부에서 어떤 현상이 벌어졌나.

“10년 동안 쭉 그렇게 하니 무너지고 죽을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무슨 수를 쓰든 간에 북한의 동향을 캐칭(catching) 하기 위해 휴민트도 하고 과학 장비도 동원했는데 그런 걸 절대 못하게 했다. 그런 활동을 할 수 없으니 (정보수집 능력이) 떨어진 거다.”

▼ 지금이라도 다시 하면 되지 않나.

“과거 통신감청 등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했다. 그런데 북한이 관련시설을 지하화하고 통신도 디지털로 바꿨는데 이건 감청을 못한다.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았던 거다. 북한을 따라잡을 시간을 놓쳤다.”

여기까지 과거 정권을 비판한 A 씨는 이어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더 중요한 문제는 MB 정부 들어와 뭘 했느냐는 거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특히 원세훈 국정원장이 공포통치, 인사전횡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다.

“MB 정부의 국정원은 북한에 대한 정보력을 강화하고 전문가를 키웠어야 했다. 실제로는 노무현 정부 (요직에 있던) 사람들을 몽땅 몰아서 척결했다. 특히 2009년 2월 원세훈 원장이 온 뒤로 ‘권위주의’양상을 보여왔다. 원 원장이 국정원 인사에서 내부통제체계나 공식라인을 거치지 않고 인사전횡을 했다. 그러니 (간부들이) 눈치 보기 바쁘지. 지금 (국정원) 내부는 엉망이다. 이런 것들이 크게 작용해서…. 책임은 원세훈 원장에게 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할 당시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원 원장은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통한다. A 씨에 따르면 원 원장은 정보에 대한 전문성 없이 조직을 운영하고 자기 사람에만 치우쳐 지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A 씨는 기자에게 “원세훈 원장에게 문제점이 있다. 책임이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원 원장이 ‘이너라인(inner line)’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많은 수의 정통 정보엘리트가 떠났다”는 말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도 원세훈 원장의 잘못된 인사가 정보공백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내 대북정보 담당 부서의 고위층은 물론 중간 간부까지 대거 교체된 것으로 듣고 있다. 원세훈 원장의 인사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전직 정보 관계자들은 최근 ‘한겨레’ 인터뷰에서 “원세훈 원장이 조직개편과 인사를 자주 했는데 원칙이 없었다” “대북인적정보 라인을 ‘반MB’로 몰아 축출했다” “국정원 내부에서 경남-충청 라인이 득세하고 다른 지역 출신이 배제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인사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이뤄지게 되어 있지만 이 인사위원회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으로 안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를 출입한 국정원 직원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상당수 직원을 다른 분야로 전환 배치해 전문적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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