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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신세 한국의 해법은?

‘세계 최악의 원수지간’ 미국과 이란

  • 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샌드위치 신세 한국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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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은 2011년 12월 24일부터 이곳에서 해군 훈련을 실시했다. 가상 적국의 군함과 잠수함의 침투를 막는 전술 기동훈련이었다. 해협 봉쇄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주려 한 셈이다.

미국이 이것을 관망만 할 리가 없다. 한쪽에서 유럽연합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는 사이 미국은 항공모함 4척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배치했다. 2012년 1월 22일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호르무즈 해협을 유유히 통과해 이란의 앞마당 걸프 만에 자리 잡았다. 이란 정부는 실력 저지에 나서지 못했다.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이 풀리지 않아서인지 2012년 2월 4일부터 혁명수비대 주관으로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해상 기동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시나리오

이런 가운데 2012년 1월 1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니 간츠 이스라엘군 합참의장이 “경제적 제재만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아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이스라엘군은 충분한 준비를 갖춰 공습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2월 3일 “이스라엘이 4월, 5월 또는 6월쯤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이 보고 있다”는 칼럼이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리기도 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설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외교적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스라엘 정부도 표면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방침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공습 카드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다. 이란에 핵무기가 존재한다면 이스라엘은 직접적 사정권에 들어간다. 두 나라의 적대관계는 옛 페르시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뿌리가 깊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자국이 1차 타깃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만들기 전에 어떤 수단을 쓰든 없애버려야 한다고 본다. 이스라엘로선 아랍 주변국 공격을 한두 번 한 것도 아니고 이란의 핵 보유보다 자국에 더 치명적인 것은 없다고 여기는 편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설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파괴한다면 이란이 반격할 것인가? 이란이 보복으로 예루살렘에 미사일을 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버릴 것인가? 미군이 개입해 확전될 것인가? 아랍 세계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유가는 급등하고 세계경제는 패닉에 빠지게 되는 것인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을 발생시킬 수 있다. 미국도 쉽게 예측하기 힘든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좀, 기다려보라”고 말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미국 정부의 만류가 언제까지 유효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오바마 정부가 국방수권법 찬성으로 돌아선 이후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의 원인이 오직 이란의 핵무기 개발 때문일까? 사실 이란의 핵개발은 이스라엘에는 사활적 문제이지만 미국에는 그 정도로 절박한 사안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이란으로서는 당장 핵무기가 없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존재한다. 바로 정치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이슬람 혁명 이전 팔레비 왕조 시절 시작됐다. 팔레비는 핵무기 보유를 원했다. 그러나 이슬람 혁명으로 1979년 권좌에 오른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핵개발을 중단시켰다. 이후 이란은 이라크로부터 독가스 공격을 받았다. 그러고는 생각을 바꿨다. 강력한 전쟁 억제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이후 진전과 소강을 반복했다. 한 가지 특징은 정권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어김없이 핵무기 개발 카드를 꺼내 든다는 점이다. 2005년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2009년부터 진전되고 있다. 2009년 대통령선거 부정 시비로 항의 시위가 격화되고 민주화 열기가 고조되자 다시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하는 양상인 것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해 리비아에서 카다피가 권좌에서 쫓겨나 비참하게 죽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란의 내부갈등도 심각한 편이다. 아마디네자드는 지금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일 것이다. 총선거가 2012년 3월 2일로 다가와 있다. 극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다 국가 경제를 잘못 운영한 혐의로 의회로부터 소환까지 받은 상태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의회가 대통령을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디네자드는 외부와의 긴장을 고조시켜 내부의 위기에서 빠져나오려는 고전적 방식을 택하고 있고 그 수단으로 핵을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그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정치적 쇼맨십에 불과할지 모른다.

오바마의 유대인 달래기

이란이 국내 정치적 이유로 미국과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면 미국도 이런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아마디네자드의 모험주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통령선거를 치른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선거의 지배를 받고 있다. 그의 목표는 오직 재선일 것이다.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소신을 버릴 각오도 되어 있을 것이다.

이란에서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2011년 2월 16일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국민이 더 많은 자유를 얻기 위해 용기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란 당국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무력을 행사한 것은 이집트와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비판했다. 세계 각국의 민주화를 지지해온 것은 미국 민주당의 오랜 전통이다. 더욱이 미국 국민이 아마디네자드를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가 중동 이란과의 갈등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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