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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김일성주의 신봉한 하영옥 그룹이 경기동부 핵심

국회 진입한 ‘마지막 주사파’ 실체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김일성주의 신봉한 하영옥 그룹이 경기동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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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

경기동부가 국회에 진입했다.

이 정파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4·11 총선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시비에 연루됐을 때 그 이름이 회자됐다. 진보진영 내부에선 오래전부터 논쟁의 중심에 서 있던 조직이다. 이 정파에 비판적인 이들은 ‘경기동부스럽다’는 단어를 시대착오적이란 뜻으로 사용한다. 경기동부는 이념 집단이라는 점에서 친박계·친이계·정동영계·손학규계라는 낱말과는 성격이 다르다.

경기동부연합 소속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나는 경기동부와 무관하다”거나 “경기동부는 실체 없는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선거 국면에서 근거 없는 색깔론을 꺼내 들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이정희 대표는 “경기동부의 실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입을 닫은 인사도 있다. 통합진보당이 언론에 제공한 19대 총선 출마자 연락처 명부엔 공교롭게도 경기동부 소속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휴대전화번호만 누락돼 있다.



이정희 대표가 총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경기동부에 집중하던 스포트라이트는 민간인 불법 사찰과 ‘나는 꼼수다’ 김용민 막말 파문으로 옮겨갔다. 언론도 선거국면에 매몰돼 이 정파와 관련한 추적보도에 나서지 못했다. 기왕에 나온 단편적 보도엔 사실과 다른 내용도 적지 않게 담겼다.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통합진보당은 연립정부의 일원이 된다. 일부 부처 장관도 할당받는다. 진보진영에서 경기동부로 불리던 세력이 차기 정권의 한 축이 될 수도 있는 것. 통합진보당은 4·11총선을 통해 여소야대를 이룬 뒤 캐스팅보트를 쥐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13석을 얻었다. 절반의 성공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직전에 터진 경기동부 이슈가 야권 전체의 표를 일부 갉아먹고, 교섭단체 구성이라는 통합진보당의 목표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다.

주사파의 하나인 자민통 그룹의 리더였던 옛 NL 핵심인사 K씨는 경기동부의 국회 진입을 이렇게 평했다.

“그들이 국회에 들어간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상당하다. 그들은 ‘가장 늦게까지 생각을 바꾸지 않고 이념을 고집한’ 주사파다. 물론 그들이 현재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는 알 수 없다. 생각이 바뀌었을 소지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4·11총선을 통해 명실상부한 친북좌파가 국회에 진입한 것만은 분명하다. 남북관계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 입법기관에 들어간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의미가 상당한 것 아닌가. 역설적으로.”

한쪽에서는 실체가 없는 조직이라거나 실체를 모른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마지막 주사파’라고 한다. PD(민중민주)계가 주축인 진보신당 관계자는 “경기동부를 모른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라고 했다. 도대체 경기동부가 뭔가.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다”

대중이 옛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만 회자되던 경기동부를 뇌리에 각인한 것은 3월 20일 김어준 씨가 총수인 ‘딴지일보’가 ‘정치부장’ 명의로 쓰인 장문의 기사를 실으면서다. 이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경기동부라고 불리는 세력의 실체 추적을 시작해보자.

“이정희라는 젊은 정치인이 민노당에 이어 통합진보당의 대표 자리에 있는 것조차 그들이 결정한 거다. 정진후, 윤원석 모두 마찬가지다. 그런 그들에게 백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우겨봐야 그 셋은 혼자 앉아 피눈물만 흘리게 될 것이다.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강요당하는 심정을 생각해보라. 도대체 누가 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가? 도대체 어떤 집단이 그들을 내세워 무리한 행동을 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총선 전체 판국을 흐트러뜨리면서도 물러설 줄을 모르고 있는 걸까? 도대체 왜 이런 속성을 가진 집단이 통합진보당의 핵심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들의 이름은 과거에 NL이었고, 주사파였다가, 최근에는 자주파로 불리기도 하고, 민노당 시절에는 진보신당 그룹을 축출해낸 당권파였다가, 요즘 유행으로는 경기동부라고도 불린다. 정식 당직도 없는 몇몇이 이너서클을 형성하고 거기에서 수많은 자기 계열 소속 구성원들의 정치적 행동을 결정하고 명령을 내린다. 그들의 결정에는 아무도 반항할 수 없으며, 그들의 결정은 공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보다도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수시로 조직원들을 동원해서 당의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대의원대회에 영향력을 끼친다. 그들은 이번 총선을 준비하면서도, 정식으로 선출된 공동 당대표들보다도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고, 당내 지역구 경선과정을 조작하다가 들통이 나서 유시민이 당무 거부라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게 만들기도 했으면서도,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당선 가능한 비례대표의 거의 모든 자리에 자기 계열 사람들을 앉히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보수언론의 경기동부 관련 보도를 두고 이 정파 소속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유령단체를 만들어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억지다. 경기동부를 아우팅한 것은 진보진영 내부의 리버럴 세력이다. 딴지일보 기사가 SNS를 통해 퍼지면서 경기동부라는 낱말이 네이버, 다음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보수언론이 경기동부를 다룬 것은 SNS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의 일이다.

“주사는 이성 아닌 신앙의 문제”

경기동부의 실체에 접근하려면 시곗바늘을 과거로 돌려 운동권 계보를 들여다봐야 한다. NL은 민족해방 계열의 좌파 운동 세력이다. 비(非)주사 NL로 불린 그룹도 있다. NL은 주체사상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주사파로도 불렸다. NL과 경쟁 관계인 PD는 사회주의 노선에 좀 더 충실했다.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노회찬 당선자가 PD계열이다. 이 두 사람은 현재 서유럽 좌파에 가까운 노선을 걷고 있다. 종북(從北·북한 추종)이라는 단어는 PD가 NL을 비판하면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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