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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의 건강萬事

6~8㎝ 베개, 30° 몸 기울여 자면 코골이, 무호흡 굿바이

잠의 질은 ‘침대’가 아니라 수면 자세가 결정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6~8㎝ 베개, 30° 몸 기울여 자면 코골이, 무호흡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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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한 가지다. 목과 허리, 어깨 등의 저림이나 통증으로 잠자는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차렷형 자세로 잠을 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척추질환의 진단부터 받아야 한다. 치료받고 통증이 사라지면 그 다음부터 차렷형 자세로 자기 시작하면 된다. 신규철 병원장은 “만약 자고 난 후 목이나 어깨, 허리 등에 통증이 있을 때에는 해당 부위에 핫팩 등으로 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 아픈 부위 통증이 완화된다.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가정요법만으로도 이내 통증이 사라지지만,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되고, 손발 저림 증세가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디스크 등 목과 허리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코골이·무호흡 수면 자세로 치료

딱히 척추질환이 있는 게 아니라는 진단을 받은 기자는 척추 전문의들의 권유대로 일주일 동안 차렷형 수면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무릎 아래에 얕은 베개를 깔고 다리는 어깨 너비만큼 벌린 채 천장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천장에 있는 무늬의 숫자를 세다보면 어느새 꿈나라. 때때로 무의식적으로 모로 누워 자는 자세가 됐지만 잠깐씩 깰 때마다 ‘차렷형’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열심히 노력하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허리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어깨 저림 현상은 많이 줄었다. 자세 수정이 분명히 도움이 된 것이다.

하지만 고질적인 인후통증, 가래, 수면 무호흡증, 그로 인한 수면부족 증상은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진 느낌이다. 왜 그럴까. 그 답은 하이병원 이동걸 병원장의 수면 자세 분석에 나와 있다. 비만인 사람은 코 안이 좁아져 코골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 증상이 나타나는데 모로 자는 행동은 좁아진 기도를 확보하기 위한 무의식적 선택이라는 것. 즉,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기자의 경우는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모로 누워 자는데 그걸 억지로 차렷형 자세로 바꾸니 허리 어깨 통증은 완화된 반면 인후통증, 가래 등 입을 벌리고 자면서 생긴 여러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는 얘기다.

난감했다. 허리, 어깨통증을 줄이기 위해 차렷형 자세를 취하니 수면무호흡이 심해지고, 인후통과 수면 부족 현상을 줄이려 모로 누우니 척추가 걱정되는 상황. 궁극적 해결책은 살을 빠른 시간 내에 10㎏ 이상 빼는 것밖에 없었다. 허리와 어깨 통증은 모로 자는 수면 자세로 인해 비롯된 현상이지만 수면무호흡은 비만이 근본 원인이므로 살을 빼면 모든 게 해결되는 셈이다. 더욱이 수면무호흡은 기자가 가진 여러 증세 외에 치주질환,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뇌출혈, 치매와 같은 각종 합병증을 가져 올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기도 하다. 허리와 어깨 통증도 육중한 몸이 근육과 신경을 눌러 발생하는 것이니 살을 빼는 게 유일한 해답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자는 최근 104㎏에서 무려 20㎏ 이상을 감량해 10㎏ 이상의 살을 갑작스레 더 빼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무리인 상황이다. 과연 살을 빼지 않고 수면무호흡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국내 수면의학 분야 명의로 알려진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호흡장애센터 신철 교수는 2010년 5월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안산지역 거주민 278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한 결과, 참가자 중 43.9%가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가운데 위치성 수면무호흡 환자가 91%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치성 수면무호흡증은 차렷형 수면을 취했을 때 무호흡지수(Apnea Hypopnea Index)가 측면으로 수면 자세를 바꾸면 50% 이상 줄어드는 경우를 말한다.

결국 이 조사 결과대로라면 기자의 수면무호흡증이 꼭 비만에 따른 게 아니라 수면 자세 때문일 확률이 높고, 모로 자는 자세가 오히려 수면무호흡증과 그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신철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자면 수면장애의 가장 큰 원인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30。가량 기울인 상태에서 자면 코골이는 최대 80%, 수면무호흡증은 50%까지 감소시킬 수 있음을 실제 환자들에 대한 수면 실험을 통해 증명한 것. 이때 실험조건은 목뒤(경추부)를 6㎝ 정도 올려주고 어깨는 2㎝ 정도 올려주는 베개를 베고 30。쯤 몸을 기울인 상태에서 자는 것이었다.

가족, 보조도구의 도움 필요

결국 신 교수 연구팀과 척추 전문의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은 차렷형 수면 자세를 취하도록 노력하고, 척추에 이상이 있어 모로 자는 사람은 질환부터 치료한 후 바른 수면 자세를 되찾아야 하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목을 6㎝, 어깨를 2㎝ 정도로 들어 올려주는 베개를 베고 30。정도 기울인 상태로 자는 게 건강에는 최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때 울혈성 심부전증이 있는 환자는 심장을 위로 가게 하는 방향으로 기울여 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신 교수는 자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동적으로 몸을 30。 정도 기울게 해주는 수면매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기자는 관련 취재를 끝마치고 베개부터 바꿨다. 두께까지 정확하게 쟀다. 몸을 30。정도 기울어지도록 하기 위해 거의 1m에 달하는 긴 맞춤형 쿠션을 구입했다. 이후 쿠션을 등 한쪽 편에 깔고 맞춤형 베개를 벤 채 일주일 동안 수면실험에 도전했다. 결과는 대만족. 코골이는 거의 없어졌고, 무호흡증도 크게 줄었다. 인후통과 요통, 어깨 저림은 아예 사라졌다. 이제 정상 체중에 달할 때까지 천천히 살만 빼면 된다.

6~8㎝ 베개, 30° 몸 기울여 자면 코골이, 무호흡 굿바이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이나 코골이를 줄이기 위해선 의식적으로 수면 자세를 고쳐야 한다. 하지만 몸에 밴 수면 습관을 고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자세가 익혀질 때까지 베개나 이불, 죽부인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이때 함께 잠을 자는 사람의 도움이 절실한데 자세를 바꿔줄 때는 환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해야 한다.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과도하게 자세를 바꾸면 오히려 수면무호흡증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동아 201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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