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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을 바꾸는 사람들 ②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농협 개혁의 파수꾼, 농업인단체장 3인의 조언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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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김준봉 한농연 회장(왼쪽)과 성효용 전국새농민회 회장의 손. 현역 농군의 손답게 투박하고 손톱 밑에는 때가 끼어 있다.

김 회장이 생각하는 농협과 농업인 단체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상생적 관계’다.

“한농연 회원들이 일선에서 농산물 생산이나 영농지원 활동이라든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 등에 매진하고, 지역농협은 이러한 한농연 회원들의 활동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농연 회원들이 영농조합법인이나 농업회사법인 등을 만들어서 지역농협이나 농협중앙회와의 협력적 관계를 통해 우수 농축산물을 도시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실제 감 농사를 짓는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농협이 보다 살뜰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지역농협 관내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물에 대해서 친환경이나 GAP 기준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최저가격을 보장해 주면서 전량 수매한다든지, 농업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농작물 재배관리나 수확작업을 도와줄 수 있는 영농지원단 사업을 한다든지, 농작업재해공제나 농작물재해보험 등의 업무를 적극 도와주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나이 드신 고령농이나 소득이 적은 영세농들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어르신 조합원께서도 경제활동을 하실 수 있게끔 도와드리는 사회적 기업 같은 것도 만들어서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홍보하는데 역점을 둬야”



전국새농민회 / 성효용 회장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 1965년 8월 15일 농협중앙회는 창립 4주년을 맞아 ‘새농민운동’을 제창했다. 이 운동은 자립·과학·협동을 모토로 농업 근대화를 달성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당시 농업 부문의 화두였던 농협체질개선운동의 일환이기도 했다. 새농민운동은 6·25전쟁으로 피폐해진 농촌을 재건하고 조직할 주체는 농민 스스로이며 자립할 수 있는 무기는 과학이고 그것으로 쌓인 노하우를 서로 나눠가짐으로써 농촌을 부흥시킨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해 농협은 자립하고 과학하며 협동하는 모범적 농민을 선정해 시상하는 이달의 새농민상을 제정하고 10명 내외의 수상자를 내기 시작했는데 1966년 8월 14일 1회 수상자들이 모여 조직한 농업인 단체가 새농민회다. 과학적 영농의 결과를 서로 나눠 농업의 자립을 선도하는 새농민상 수상자가 늘어가면서 새농민회 규모도 커졌다. 1981년에는 부부공동 선정제도로 변경됐고, 1991년 본상 제도가 도입되면서 수상자 숫자도 크게 늘었다. 새농민회의 회원 자격은 이달의 새농민상 수상 부부로 한정돼 있는데, 현재 회원 수가 8000명(4123부부)을 훌쩍 넘는다. 이들 농가의 수입은 대부분‘억’대를 넘어간다.

전국새농민회 성효용(57) 회장은 “농협의 주인이 농민이고 새농민회는 농민 중의 농민, 선도 농민이 모여 만든 단체이므로 농협의 역사는 곧 새농민회의 역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새농민회는 농협이 주도한 새농민운동에서 출발해 만들어진 단체이지만 이제는 농협의 개혁을 주도하고 농협에 도움을 주는 단체로 변모했다. 2004년과 2005년에는 농협중앙회 발전기금으로 3차례에 걸쳐 총 10억 원을 내기도 했다.

“새농민운동은 농협에 의해 시작됐지만 그 주체는 농민이었습니다. 농민이 중심인 자발적 운동이죠. 새농민상 시상자들은 새농민회 회원으로서 자신이 공부하고 노력해 얻은 영농기술을 강연과 현지 지도를 통해 전국에 알렸습니다. 말하자면 멘토 역할을 맡은 선도 농민이죠. 저는 지금도 강연 요청이 있어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성 회장은 1992년 이달의 새농민상을 받아 새농민회 회원이 된 현역 ‘선도 농민’이다. 지금도 충남 논산시 연무읍 마전리에 위치한 1만2000평의 과수원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그런데 그중 8000평은 비닐하우스다. 성 회장은 포도를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우는 농법을 전국 최초로 개발한 공로로 대통령표창(1992년), 농협 새농민과학상(1993년)도 수상했다. 1993년엔 ‘내 인생 포도와 함께’라는 글이 농민신문 주최 제10회 영농수기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 영농기술을 전파한 공로로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농협과의 인연도 깊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단위조합인 연무농협의 조합장을 두 번이나 연임했다. 심지어 자신의 포도농장(주선농장)에 농협교육원 현장교육장을 만들어 20년 이상 터득한 포도농사 기술을 농민들에게 전파했다. 농협 안성교육원 기술 교육과정사례 강사와 농협대학 명예교수를 역임했다.

성 회장은 농협 개혁에도 깊숙하게 참여했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준비위원회 위원과 농협개혁협의회 위원, 농협금융지주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신경분리와 경제사업 활성화라는 기치를 내건 농협 개혁에 새농민회 대표로 참가했다. 성 회장은 지난해 초 결정된 농협 개혁이 “어쩔 수 없이 가야 할 길이었다”고 말한다.

농협은 하드웨어 새농민은 소프트웨어

“오랜만에 여야가 합의해 농협개혁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제는 농업인이 변해야 합니다. 농업 환경을 좀 더 친환경적으로 쾌적하게 바꾸고 신선하고 고급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해야 합니다. 농협은 이제 판매와 유통만 책임지면 되죠. 그게 농협의 몫이고 그게 농협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입니다. 농민은 싸구려 외국 농산물과 품질로 승부를 내고 농협은 홍보 잘해서 많이 팔아주면 농업이 발전하고 농협이 바뀌고 젊은 농민들이 농업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농민들은 이런 농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농협과 협조하고 개혁의 모범이 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성 회장이 꼽는 새농민회의 가장 큰 일은 영농과학화와 영농기술의 전파다. 자신의 영농기술을 다른 농민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농협이 농업의 하드웨어라면 새농민회는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죠. 공부하는 농민은 돈을 벌 수밖에 없어요. 농민 서로가 서로를 가르쳐 농가의 규모를 키우고 공동 선별, 공동 출하, 공동 분배를 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새농민회가 하는 일이 바로 농협 개혁과 경제사업 활성화의 초석입니다. 생산은 농민이, 유통과 판매는 농협이 하자는 ‘같이의 가치’를 우린 예전부터 주장해왔고, 지금 그것을 현장에서 가르치고 있는 게 새농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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