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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창업동아리 열풍의 허와 실

간접경험 효과 껑충 각종 지원에도 창업은 뚝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대학가 창업동아리 열풍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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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표는 “이미 창업한 사람이 지원금 받아내려고 가족 이름으로 신청하기도 했다”며 “예비 창업자에게 돌아갈 기회를 꼼수를 부려 빼앗는 양심불량자에 대한 규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학생에게는 대학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학점 관리에 대한 학교 차원의 배려가 절실해요. 어렵게 투자해 창업한 회사를 학점 때문에 나 몰라라 할 순 없잖아요. 회사 운영으로 수업을 불가피하게 빠진 경우에는 카이스트처럼 학점을 일부 인정해줘야 해요. 이런 창업휴학제도를 모든 대학에서 도입하면 창업자들의 휴학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거예요.”

친환경 아기신발을 제작하는‘슈 에코’의 국태화(22·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학과 3학년) 대표도 동감을 표하면서 “창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어도 학점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창업 준비생들이 수업에 빠지더라도 학교에서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명의 창업동아리로 출발해 한 회사의 오너가 된 그는 “창업하기까지 학교와 정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교내 앙트러프러너십센터에서 창업 경험이 없는 것을 알고 일대일 멘토링을 해줬고 밥슨칼리지의 단기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다 넓은 세상에서 창업의 비전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국 대표는 “청년창업 지원으로 단기간에 창업을 활성화하지는 못한다”며 “창업 저변 확대와 환경 개선이 절실한 만큼 정부에서도 조급해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CEO들은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창업 동아리 ‘토이캣’을 동명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제작업체로 키운 오영빈(25·남서울대 시각정보디자인과 4학년) 대표는 “창업교육을 통해 실전노하우를 터득했더라도 막상 창업을 하면 돌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며 “실패 위험을 줄이려면 창업 전에 관련 분야의 회사에 취업해 실무경험을 쌓을 것”을 주문했다. 수출입 마케팅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비즈메이트의 김성하(25·남서울대 국제유통학과 4학년) 대표는 “창업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과 같다”며 “단기간의 성공에 연연하지 말고 실패와 좌절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선배 창업자는“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 그리고 비전에 투자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가르침을 새기느냐, 마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설익은 창업자 양산할라

창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대학 내에 창업 관련학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학과, 숭실대 벤처창업학과, 열린사이버대의 창업학과 등이 대표적이다.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하거나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들 학과에서 강조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가정신이다. 진정한 기업가정신은 창업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 사업 성공은 물론 사회의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다. 김규동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앙트러프러너십 전공 교수의 부연설명은 이렇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를 볼 줄 아는 눈입니다. 문제를 창업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해요. 단순히 돈을 얼마 벌겠다는 것이 아닌, 어떤 가치에 목적을 두고 창업을 하느냐가 관건이에요.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창업은 결국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죠.”

김 교수는 창업동아리 열풍에 대해 “창업에 대한 간접경험을 통해 실패 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창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설익은 창업자를 대거 양산할 우려도 있다”며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을 시작하기에는 좋은 환경이지만 창업한 이들을 제대로 지원할 시스템과 역량 있는 전문 인력을 더 많이 배출해 인큐베이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에서도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청년창업이 보다 쉽고, 안전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 개선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업지원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이는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창의성 교육으로 전환하려는 교육 일선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창의성은 21세기의 화두지만 교육환경은 지금도 20세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업 없는 지원’의 근본 원인이 교육이라는 점은 우리 모두 깊이 반성해볼 일이다.

신동아 201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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