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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낳은 터서 초고가 王氣 마케팅

MB 살던 가회동 한옥 불법 숙박업

  • 배수강 기자│bsk@donga.com

대통령 낳은 터서 초고가 王氣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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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운정 홈페이지에도 보이지 않던 취운정 요금은 일본의 한 여행 홈페이지에 나와 있었다. 이 홈페이지는 안방 10만6383엔(약 154만 원), 대청방 9만9291엔(약 143만 원) 등 4개 객실 가격과 함께 5000~1만 엔가량 할인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동시에 ‘한국의 대통령이 거주한 품격 있는 한옥’이라며, 출신지 등 이 대통령에 대한 자세한 인적 사항도 실려 있다. 이 같은 모객 행위는 한옥체험업 취지와도 맞지 않다.

기자는 8월 6일 저녁에 다시 취운정을 찾았다. 이날은 지인과 함께 ‘손님’ 자격으로 취운정을 찾았다. 직원은 한복을 입고 손님을 맞았다. 별채인 사랑채를 예약했지만 예약 손님이 없어 안방과 이어진 대청마루에서 식사를 하라고 했다. 식사는 전복구이, 참치회, 게장, 구절판 등 10여 가지 한식이 코스 요리로 나왔다. 음식마다 꽃과 나뭇잎 등으로 한껏 멋을 냈다. 맥주 작은 병(330ml) 1병은 1만 원. 직원이 추천한 ‘화요’ 1병은 5만 원이었다. ‘17년산’은 주머니 사정 때문에 주문하지 않았다.

공연은 명창의 제자라는 중년의 국립창극단 단원 1명이 흥을 돋웠다. 며칠 전 직원이 말한 ‘앙증맞은 언니들’은 스케줄이 맞지 않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약 30분간 가야금 연주와 판소리 몇 소절을 했고, 함께 따라 해보라며 선창을 하기도 했다. 지방 공연을 하고 와서 목이 쉬었다는 그는 요청이 들어오면 공연을 한다고 했다. 1명이어서 공연비는 30만 원이었다.

취운정의 이러한 업태는 엄밀히 말하면 ‘관광유흥음식점업’ ‘호텔업’에 해당한다.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관광유흥음식점업은 ‘식품위생법령에 따른 유흥주점 영업 허가를 받은 자가 관광객이 이용하기 적합한 한국 전통 분위기의 시설을 갖추고 그 시설을 이용하는 자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노래와 춤을 감상하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가회동 31번지는 역사문화미관지구이면서 동시에 북촌지구단위계획 중 주거지역인 북촌1구역이어서 이 같은 영업을 할 수 없다. 종로구 도시개발과·보건위생과 관계자의 말이다.

대통령 낳은 터서 초고가 王氣 마케팅

식사는 10여 가지 한식이 나왔다. 35만~50만 원을 내면 국악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MB 집안과는 얘기도 안 해요”



“한옥체험업 등재 여부를 떠나 손님에게 음식과 술을 팔면 일반음식점 등으로 별도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주류 판매를 하려면 관할 세무서장 면허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신고 불법 영업이다. 특히 31번지 일대에서의 한옥체험업은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익 목적일 경우만 운영할 수 있다. 사적 영업행위는 불법이다.”

한 세무공무원은 “취운정의 업태는 기타서비스업(한옥체험업)이 아니라 준요정업, 유흥주점업으로 업종코드를 부여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다시 취운정 대청마루. 식사가 끝날 무렵 지하 조리실에서 음식을 하던 이 사장이 인사를 했다.

▼ 음식을 보고 손님들이 좋아하겠어요.

“그럼요. 내국인 손님 중에는 만찬을 준비해달라는 요청이 워낙 많아요. 요즘은 특별한 분 이외에는 하지 않고, 숙박하는 분들 중심으로 운영해요.”

▼ 방에는 유카타가 있더라고요.

“네. 입고 식사하고 산책하시라고 일부러 만들어놓은 걸요. 유카타 입고 돌아다녀도 괜찮아요.”

▼ 혹시 이 대통령도 온 적이 있나요?

“아뇨. 예전에 인사동 D한정식집에 자주 왔죠. 전세금 문제 이후로 그 집하고는 안 봐요.”

이 대통령의 전세계약은 2008년 6월 만료됐지만 새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았다. 전세(10억 원)와 매매(50억 원) 모두 찾는 이가 없어 전세금 반환이 미뤄지고 있다고 언론에 보도됐지만, 취운정 직원은 60억 원에 내놓았다고 했다. 비싸게 내놓아 계약이 늦어진다는 보도도 나왔다. 따지고 보면 취운정 전세가는 2년 전보다 3억 원, 매매가는 10년 전보다 1000%가량 올랐다.

▼ 전세금 시비가 있었나보군요.

“전세가 나가야지 전세금을 돌려주잖아요. 이 대통령 짐은 (2008년) 5월까지 여기 그대로 있었는데, (2008년 2월) 취임하자마자 전세금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전세도 안 들어오고 팔리지도 않아 괴로웠어요.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둥 별 얘기가 다 나왔죠.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어요. 대통령이 살았으니 금방 집이 나갈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말이라도 ‘순리대로 하라’고 했으면 덜 섭섭했겠죠.”

▼ 전세금은 따로 마련해줬나요?

“안 줬으면 살아남았겠어요? 청와대 들어가시더니 왜 그 ‘문고리 비서’ 있잖아요(최근 구속된 김희중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이 자꾸 전세금을 재촉하기에 ‘집이 나가지도 않는데 어쩌란 말이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건 사장님 사정’이라고 하더라고요. 위에서 영부인이 다그치니까 그랬겠죠. 결국 다 돌려드렸지만 (이 대통령 내외가) 덕을 베풀지 않더군요.”

▼ 사장님 추천으로 이사하지 않았나요?

“처음엔 기(氣)가 좋아서 왔다는데, 교회를 다녀서 그런지 믿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사 오시기 전에는 오만 데서 풍수 좀 본다는 지관들이 집을 살펴보러 왔어요.”

기자는 식사를 마치고 31번지 일대를 천천히 산책했다. 가끔 여행 가방을 끌고 어디론가 향하는 여행객 외에는 사람과 마주칠 일이 없었다. 적막하다 못해 스산했다. 돌아와 한옥에서 히노키탕에 몸을 담그고 유카타를 입고 누우니 기분이 참 묘했다.

다음 날 아침은 순두부와 된장국, 채소샐러드, 단호박 주스가 조식으로 나왔다. 1박 2일 이용료는 사랑채 방값(부가세 포함 99만 원)과 공연비(30만 원), 맥주값 등 모두 139만 원이었다.

31번지 일대에서 이 같은 영업행위를 하는 곳이 비단 취운정뿐은 아닌 듯하다. 기자는 31번지 일대를 취재하면서 예전 가회동에 살았던 주민으로부터 사진 4장을 입수했다. 사진 속에는 깔끔한 웨이트리스 복장을 한 여성이 골목길에서 음식을 나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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