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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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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순원왕후 독재와 19세기 조선사회의 동요 _ 일지사, 402쪽, 2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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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19세기 조선의 모습을 전한다. 필자는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원인을 알고 싶어 19세기 조선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알려진 18~19세기 한국사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게 됐다. 현존하는 역사책에는 19세기 조선에서 김 씨와 조 씨가 정권투쟁을 했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순원왕후의 언문편지를 보면, 기존의 학설과는 전혀 다르게, 순원왕후가 헌종과 갈등을 일으킨 것만 보인다. 그는 익종비 조 씨나 조인영, 권돈인 등과는 매우 친한 관계를 유지했다. 관찬사료와 개인문집까지 세밀히 조사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김 씨와 조 씨가 싸움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사료를 찾을 수 없었다. 이러한 학설이 어떻게 한국사학계를 지배하게 됐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지를 추적한 결과, 19세기 말에 근거 없는 뜬소문에 자신의 상상을 더해 쓴 소설 같은 책의 내용을 역사가들이 100년 넘도록 답습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사의 허구성은 이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순원왕후가 집권하기 직전인 18세기 영·정조 치세는 조선의 중흥기로 일컬어지며, 이때 조선인은 풍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7세기 말부터 지구 북반부에 소빙기(小氷期)가 도래해 곡식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영조와 정조 치세에 조선은 경제난에 허덕였다. 오늘날 학자들은 이 시기 조선에 상업이 발달해, 조선인의 생활이 풍요롭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상업이 기상재난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감소를 상쇄할 만큼 발달하지는 않았다.

순원왕후는 기후 문제로 인한 경제난이 100년 이상 지속돼 사회 불안이 절정에 달한 시기에 파산 상태의 국가를 물려받아, 헌종과 철종 치세인 1834년부터 1857년까지 23년간 실권자로서 국가를 운영했다. 그가 집권한 뒤 사회 불안이 더욱 가중된 것은 순원왕후가 관직을 자신의 가족과 친척들로 채웠기 때문이다. 관리로 출세할 길이 막힌 양반들은 지방으로 내려가 그곳을 장악하고, 불만을 품은 백성을 선동하고, 기상재해를 만나 떼 지어 몰려다니는 유랑민을 모아 반란군을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조선은 와해돼갔다.



필자는 순원왕후의 말과 행동이 상반되는 구체적인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하여 겉으로는 백성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만을 채우는 기만적인 정치가가 한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혔다.

순원왕후의 언문편지를 읽던 중에 그가 김좌근에게 김 씨의 조상을 위해 왕을 몰아내라고 설득하는 비밀편지 한 쪽을 발견했다. 이 편지가 쓰인 상황을 추적하며,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긴박감을 느꼈다. 필자의 책이 독자에게 역사 연구가 추리소설을 읽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변원림│ 재독 역사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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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가을 _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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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는 정말 암흑기였을까. 네덜란드 출신의 역사학자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 ‘화려한 인본주의’의 싹이 텄다고 믿는 저자는 기사도와 기독교 정신, 금욕 등 그 시기의 문화의 이상을 ‘놀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해석하면서, 문화가 놀이로 표현되던 당대의 삶에 주목한다. “세상이 지금보다 500년 더 젊었을 때, 모든 사건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선명한 윤곽을 갖고 있었다…여름과 겨울의 대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선명했던 것처럼, 빛과 어둠, 정적과 소음의 차이도 아주 확연했다. 현대의 도시는 그와 같은 순수한 어둠과 진정한 정적을 더 이상 알지 못하며, 단 하나의 자그마한 불빛이나 먼 곳에서 들려오는 외로운 고함소리의 위력을 알지 못한다”와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신비와 낭만으로 가득 찬 중세의 삶으로 들어가보고 싶어진다. 연암서가, 776쪽, 3만 원

머크 웨이 _ 박용·이방실·김선우·신수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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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Merck)는 344년 된 글로벌 의약·화학 기업 이름이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가족기업으로 출발해 12세대 동안 이어져 내려오면서 지금은 세계 67개국에 거점을 둘 만큼 성공했다. 우리나라에도 ‘한국머크’가 있다. ‘머크 웨이’는 ‘지속, 변화, 성장’으로 집약되는 이 기업의 오랜 철학을 가리키는 말. 현직 기자인 저자들은 “100대 그룹의 평균 역사가 49.2년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머크는 기업 경영의 교과서 같은 회사”라고 말한다. 저자들은 이에 따라 리스크를 분산한 사업 포트폴리오, 후계자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소유와 경영의 분리,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 등 머크의 성공을 가져온 구체적인 경영 원칙을 공개하고, ‘용기·성취·책임감·존중·온전함·투명성’ 등 머크가 강조하는 여섯 가지 가치의 힘을 분석한다. 동아일보사, 224쪽, 1만3800원

호모러너스 _ 스콧 주렉·스티브 프리드먼 지음, 양병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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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스콧 주렉은 채식주의자이자 울트라마라톤 챔피언으로, ‘달리는 구도자’로 불린다. 어린 시절 마르고 허약해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다는 저자는 자신이 울트라 마라토너가 된 힘을 채식에서 찾는다. “잘 달리기 위해 몸과 마음을 점검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물성 지방을 멀리하게 됐고, 그 결과 건강해졌다”는 것이다. 평소 현미와 보리 등의 통곡물을 조리해 먹고, 콩과 팥을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그는 ‘고기를 안 먹으면 힘을 못 쓴다’는 속설의 오류를 직접 증명한다. 그가 전문 저술가 스티브 프리드먼과 함께 쓴 이 책에는 장마다 달리기 훈련법과 더불어 체력 증진을 위한 채식 요리법이 소개돼 있다. 채식 햄버거, 야채 피자, 팬케이크 등 다채로운 메뉴를 보면 ‘채식주의자는 먹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이 사라진다. 페이퍼로드, 352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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