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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 이제는 우주다

‘To the Space’에서 ‘From the Space’로

인공위성의 세계

  • 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To the Space’에서 ‘From the Space’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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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의 물수제비 현상

위성 중에는 사람을 태운 것도 있다. 흔히 말하는 (유인)우주선이 그것이다. 우주선은 어떠한 경우에도 대기권에 튕겨나가지 말고 지구로 돌아와야 한다. 우주과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해 물수제비 현상을 일으키지 않고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각도를 찾아냈다. 장거리 미사일에서도 이 각도는 중요하다.

사거리 1000km 이상의 (지대지)탄도미사일의 탄두는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재진입(re-entry)’ 과정을 거쳐 목표물로 떨어진다. 재진입할 때 각도를 찾지 못하면 탄두는 물수제비 현상으로 튀어 올랐다가 나중에 엉뚱한 곳에 추락한다. 대기권에 닿아 튕기는 순간 충격을 받아 폭발할 수도 있다. 이를 피하려면 물수제비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각도로 진입시키고, 대기권과의 충돌로도 폭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 대기권에 진입한 우주선과 탄두는 점점 더 밀도가 높아지는 대기와 마찰하면서 고열 덩어리가 된다. 보통의 위성은 이 열 때문에 소실되지만 우주선과 탄두는 타지 말고 지상에 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우주선과 탄두의 외부는 강력한 내열(耐熱)물질로 도배한다.

탄두는 적을 공격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지상에 충돌하거나 목표물 상공에서 자폭해야 하지만, 우주선은 안전하게 지구에 내려야 한다. 비행기는 커다란 날개로 공기저항을 일으켜 속도를 줄이고 바퀴(기어)로 활주로에 내린다. 우주선에는 이러한 날개를 달 수가 없다. 날개를 단다면 대기권 진입 후 엄청난 저항을 받아 타버리거나 부러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날개가 부러지거나 타버리면 날개가 사라진 곳으로 엄청난 열기가 들어와 우주선은 폭발한다.

우주선은 바퀴가 없어 활주로에 내릴 수도 없다. 바퀴를 내리면 마찰열 때문에 바퀴가 타버리고 우주선도 폭발할 것이다. 우주선은 지구 표면을 ‘폭격’하듯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타고 있던 사람들이 상하게 된다. 따라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거대한 낙하산을 펼친다. 러시아와 중국의 유인우주선이 이러한 방법으로 지상에 떨어진다. 러시아와 중국은 사람이 살지 않는 넓은 초원에 낙하산을 펼친 유인우주선을 착륙시킨다.



2008년 러시아의 소유즈 발사체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갔던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를 태운 소유즈 우주선도 낙하산을 펼치고 러시아 남쪽에 있는 카자흐스탄의 초원에 떨어졌다. 그때 이 박사는 큰 충격을 받아 한동안 허리를 쓰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도 초기에는 지상 충돌 식으로 우주선을 착륙시켰다. 그러다 타고 있는 사람과 장비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보다 부드러운 ‘바다 착수(着水)’를 검토했다. 낙하산을 펼쳤다지만 우주선의 낙하 속도는 빠르다. 우주선은 부력(浮力)도 크지 않으니 그냥 떨어지게 하면 수면을 뚫고 들어가 해저에 꽂힐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거대한 고무튜브인 ‘부낭(浮囊)’을 자동으로 펼쳐지게 했다. 부낭 덕분에 착수(着水) 시 물에 들어갔던 위성은 수면으로 떠오른다.

미국은 전 세계에 함대를 보내놓고 있는 최강의 해군국이다. 우주선이 착수하면 그 순간 대기하고 있는 해군 함정이 달려가 이들을 건져 올리게 했다. 미국은 보다 안전한 착륙(착수) 방법을 찾아냈지만, 다른 어려움을 만났다. 악천후 때 우주선이 떨어진 경우다. 태풍이 불어 거칠어진 바다에 우주선이 떨어지면 함정 접근이 쉽지 않다. 접근했다 하더라도 거대한 파도를 헤치며 이들을 구조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악천후가 없는 바다로 우주선이 떨어지게 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의 기상 정보를 꿰뚫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국은 뒤에서 설명할 기상위성을 띄움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바다로 위성을 귀환시키던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비행기처럼 바퀴로 활주로에 내리는 우주선을 개발해냈다. 이 우주선은 ‘착륙 충격’이 거의 없기에 다시 발사체에 실어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주왕복선’이다.

초속 7.8km 로 지구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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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는 발사체 몸통 좌우에 붙어 있다. 발사체 몸통은 보통 2단 이상으로 구성된다.프랑스 아리안-5 발사체.

다시 위성의 속도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대기권 밖인 400~1500km 고도에 올라간 위성이 지구 인력과 균형을 이루는 원심력을 내려면 고도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최소한 초속 7.8km로 지구를 돌아야 한다. 마하로 환산하면 20~25 정도 되는 엄청난 속도다(고도에 따라 속도는 달라진다). 대기권에서는 대기마찰이 있기에 어떠한 비행체도 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진공’인 대기권 밖에서는 가능하다. 위성은 이러한 속도를 발사체로부터 얻는다.

발사체의 정식 이름은 ‘우주발사체(Space Launch Vehicle)’다. 발사체는 로켓(엔진)과 다르다. 발사체는 여러 개의 ‘단(段)’으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단은, 한 개 혹은 여러 개의 로켓엔진으로 구성된다. 한 개 로켓으로 단을 만들 수도 있고, 여러 개를 묶어서 단을 만들 수도 있다. 단이 되지 못한 로켓을 부스터(booster)라고 한다. 부스터는 큰 힘을 내야 하는 1단 옆에 따로 붙이는 로켓엔진이다.

발사체에서 가장 큰 것은 1단이다. 발사체는, 모든 로켓엔진이 연료를 가득 채워 가장 무거운 상태에서 1단을 점화해 상승한다. 1단은 아주 강력한 힘을 내 발사체를 상승시킨다. 점화된 1단에서는 강력한 힘이 나오는 만큼 연료도 매우 빨리 소진한다. 덕분에 1단의 무게는 급격히 가벼워져 더욱 빨리 치솟는다. 1단은 200~300여 초 사이에 모든 연료를 소진하고 대기권 밖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빈 연료통과 로켓엔진으로 구성된 1단을 재빨리 떼어내 무게를 줄이고, 2단을 점화한다.

2단은 대기권 밖에서 점화되니 발사체는 더욱 빨라진다. 이런 식으로 모든 단을 떼어내면 위성을 실은 탑재부만 남아 엄청난 속도로 우주를 날게 된다. 대기권 밖에 나와 2단을 점화할 때쯤 유선형으로 된 탑재부는 뚜껑인 ‘페어링(fairing)’을 떼어내고 안에 있는 위성을 노출시킨다. 대기 저항이 없는 진공에서 위성을 노출시키므로 속도는 줄지 않는다. 마지막 단이 분리될 때면 마찰이 더욱 작은 고고도에 올라와 있으니 위성은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게 된다. 이 속도가 지구 인력과 균형이 잡힌 원심력을 내는 마하 20~25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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