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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 이제는 우주다

사업성 보고 뛰어든 우주 개발

이것이 한국의 위성이다

  • 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사업성 보고 뛰어든 우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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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우리별 사업을 하고 있을 때 KT(한국통신)가 지상 3만5786km까지 올라가는 정지위성인 방송통신위성을 쏘아 올리는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의 한국은 이런 위성을 만들 능력이 없어 ‘무궁화’로 명명된 이 위성 제작을 미국의 록히드마틴 사에 맡겼다. 직육면체로 된 이 위성의 몸체 크기는 1.42×1.96×1.74m였다. 태양전지판을 활짝 폈을 때의 길이는 15m였고, 추력기를 단 총 무게는 1460kg이었다.

KT가 시작한 무궁화위성 사업

무궁화위성-1호는 1995년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맥도널 더글러스 사의 델타-2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다. 델타-2 발사체는 1단에 9개의 부스터를 붙이고 있었다. 부스터는 다 타면 자동으로 떨어져 나가야 한다. 그런데 하나가 제때에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그로 인해 추력이 떨어져 무궁화-1호는 3만5786km의 정지궤도에서 6350km 모자란 곳까지만 올라갔다.

다행히 상당히 높은 고도였기에, 무궁화-1호는 달고 있는 소형로켓을 가동해 3만5786km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로켓의 연료 소모가 많았기에 10년으로 예정된 수명이 4.5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판단됐다. 예상 수명이 줄어들긴 했지만 무궁화-1호가 올라감으로써 대한민국은 22번째로 상용위성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적도 직상공에는 많은 정지위성이 같은 고도로 올라가 있어 혼잡하다. 따라서 새로 올라가는 정지위성은 자국을 정면으로 보지 못하는 곳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 무궁화-1호는 적도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직상공에 자리 잡고, 한반도로 방향을 잡았다. 무궁화-1호가 올라간 후 우리나라에서는 TV 난시청 지역이 사라졌다. 안테나만 있으면 한반도에서 한참 떨어진 바다로 나가 있어도 깨끗한 TV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이나 일본에 사는 교포들도 안테나를 구입하면 한국 방송을 보게 되었다.



무궁화-1호 발사 후 한국통신은 예비용인 무궁화-2호의 발사를 준비했다. 2호는 1호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동시키는 것이라, 1호와 똑같이 만들었다. 2호는 1996년 1월 14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예비용으로 있지 않고 문제가 생긴 1호와 분담해 임무를 수행했다.

1999년 한국통신은 4.5년으로 예상 수명이 줄어든 무궁화-1호를 대체하기 위해 역시 록히드마틴에서 제작한 3호를 아리안-4호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3호의 무게는 1호보다 배 이상 무거운 2800kg이었다. 그에 따라 1호에서는 12기이던 통신중계기가 27기로 늘었고, 방송중계기도 3기에서 6기로 증설되었다.

4자는 불길하다 해 건너뛰고, 2006년 8월 22일 한국통신은 미국과 러시아 노르웨이 우크라이나가 합작으로 만든 시론치(Sea Launch) 사를 통해 프랑스의 알카텔(Alcatel) 스페이스 사가 만든 무궁화-5호를 띄우는 데 성공했다. 시론치 사는 미국의 보잉(지분 40%), 러시아의 에네르기아(25%), 노르웨이의 크베르너(20%),우크라이나의 UMZ(15%)가 만든 해상 발사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노르웨이 크베르너 사의 석유시추선 오디세이호에 러시아의 에네르기아와 우크라이나의 UMZ 사가 공동 개발한 ‘제니트-3SL 발사체’를 싣고 적도로 가 발사한다. 무궁화-5호는 성공적으로 정지궤도에 진입했다.

무궁화-5호는 3호의 두 배 정도인 4470kg의 무게를 가졌다. 당연히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5호는 민간용 통신 중계기뿐만 아니라 우리 군이 시용하는 통신 중계기도 실었다. 이로써 대한민국군은 무궁화-5호가 커버하는 각도 안에서는, 어느 곳에 있든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다. 5호의 수명은 15년이므로 상당 기간 한국통신과 우리 군은 안정적으로 위성통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5호는 방송장비는 싣지 않고 민군용 통신중계기만 실은 것이 특징이다.

2009년 KT는 자사의 통신 서비스 명칭을 ‘올레’로 정하고 무궁화-3호를 대체할 무궁화-6호를 준비하면서, ‘올레-1호’로 고쳐 불렀다. 올레-1호는 프랑스의 탈레스가 제작했다. 이 위성은 2010년 12월 29일 남미 기아나에서 아리안-5 발사체에 실려 정지궤도에 올라갔다. 올레-1호에는 통신중계기는 빼고 방송중계기만 실었기 때문에 무궁화-5호보다 훨씬 가벼웠다.

KT가 약진하고 있을 때 국내 1위의 이동통신업체인 SKT가 일본의 MBCO와 공동으로 미국 회사에 세계 최초로 DMB용 위성 제작을 의뢰했다. SKT는 이 위성을 ‘한별-1호’로 명명했다. 두 회사는 이 위성을 미국의 아틀라스-3A 발사체에 실어 2004년 3월 13일 지구 정지궤도에 쏘아 올렸다. 한별-1호의 수명은 12년이므로 SKT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이 기간에 빨리 달리는 차 안에서도 DMB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시장을 보고 사업을 시작하다

민간 사업자의 필요성에 따라 ‘우리별’이라는 작은 저궤도위성을 제작해본 한국은 무궁화, 올레, 한별 같은 정지위성을 외국 업체에 의뢰해 띄웠다. 한국은 위성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한 나라가 되었다. 위성의 효용을 이해해야 위성을 제작하고 위성을 쏘는 사업을 할 의지가 생긴다. 선진국이 탐험을 하듯이 신기술을 개발한 후 시장을 창출했다면, 한국은 후발주자이기에, 시장을 보고 기술을 개발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시장을 보고 기술을 만드는 것은, 목표가 분명한 도전이기에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대도약을 뜻하는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항공우주연구소가 한국기계연구소에서 독립한 1996년부터 본격화했다. 그때 북한은 1차 핵실험을 선포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한국은 북한이 무엇을 획책하고 있는지 궁금했으나 정찰위성을 갖고 있는 미국은 우리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해주지 않았다. 이에 한국도 관측위성을 띄워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우리별’은 영국 기술로 만든 ‘남의 별’이라는 시비가 있었으므로 진짜 우리 위성을 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런데 한국이 북한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관측위성을 만든다고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기에, 항우연은 다목적실용위성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다목적실용위성의 별명은 ‘아리랑’으로 정했다. 항우연은 해상도 10m의 사진을 찍는 500kg의 아리랑-1호를 만들기로 했다. 그런데 개발 도중 계획을 바꿔 해상도를 6.6m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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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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