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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父子 공과 재평가하고 덩샤오핑 길로 가라”

카자흐스탄 개혁·개방 이끈 방찬영 총장의 김정은을 위한 고언

  • 방찬영│카자스흐탄 키멥대 총장

“김일성 父子 공과 재평가하고 덩샤오핑 길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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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父子 공과 재평가하고 덩샤오핑 길로 가라”

방찬영 총장은 누루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왼쪽)을 도와 카자흐스탄 개혁·개방 정책을 설계했다.

첫째, 개혁·개방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전문위원회를 조직했다. 필자가 부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전문위원회는 국영기업과 국가가 소유한 가옥 및 토지의 사유화와 관련한 제반 과업을 전담했다.

둘째, 외국으로부터 투자와 차관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우호적 대외정책을 수립했다. 소련으로부터 이양 받은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공산당을 불법화했다. 공산당이 소유한 엄청난 재산은 몰수하거나 사유화했다.

셋째, 국비 장학생 제도를 마련하고 미국식 대학교를 설립했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필자가 설립한 키멥대는 이러한 배경에서 세워진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체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중 하나는 국영기업을 사유화하는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엄청난 사회적 진통과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는 점이다. 시련과 진통은 향후 괄목할만한 경제 발전을 이루는 것과 관련해 피할 수 없는 대가였다.

마오쩌둥 비판한 중국



중국 모델은 북한이 모방할 수 있는 호소력을 갖춘 예로 거론돼왔다. 공산당이 집권한 상황에서 통치 체제의 와해 없이 성공적으로 추진됐으며 중국은 후진국에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위정자들이 개혁·개방 초기에 취한 결정 중 중요한 것은 전체 경제 활동의 10%를 자본주의 시장경제 부문으로 책정하고 이 같은 구조 개혁을 실천에 옮긴 점이다. 이러한 결정은 기존의 중앙 집권적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일괄 해체하고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야기될 사회적 진통과 파장을 최소화함으로써 공산주의 당 각료의 반발을 무마하는 데 도움이 됐다. 마오쩌둥(毛澤東) 사망 이후 덩샤오핑이 주도한 마오쩌둥 사상에 대한 건설적 재평가 작업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위정자들은 문화혁명의 역사적 과오를 마오쩌둥 사상의 좌경적 모순에서 찾았다. 문화혁명의 이념적 지주가 됐던 마오쩌둥 사상을 비판함으로써 마오쩌둥에 대한 교조주의적 우상화 작업을 막은 것이다. 이로 인해 덩샤오핑은 경제개혁을 위한 정치개혁의 문을 열어놓았다. 김일성을 우상화, 신격화한 북한 위정자들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또한 중국은 기업인들이 자본주의 부문에서 외국 합작기업, 소규모 자영 기업, 향진(鄕鎭) 기업을 설립하게 했다. 동태적 자본주의 부문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지속적 경제 발전과 현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한 것이다. 중국이 개혁·개방에 성공한 요인은 이념을 초월한 덩샤오핑의 개혁 의지와 그를 뒤따른 중국 위정자들이 보여준 실용주의적 유연성에 있다(자세한 설명은 필자의 책 ‘기로에 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참조하기 바란다).

나는 도탄에 빠진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면서 경제현대화를 달성해야 할 막중한 멍에를 메고 새로운 시대를 시작해야 하는 김정은에게 깊은 연민을 느낀다. 북한의 리더는 과거 공산권 국가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김일성 父子 공과 재평가하고 덩샤오핑 길로 가라”
방찬영

1936년 황해 옹진 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박사(경제학)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교수

카자흐스탄 대통령경제담당 특별보좌관

카자흐스탄 대통령경제특보

現 키멥대 총장


카자흐스탄의 개혁·개방을 주도한 필자는 김정은이 중앙집권적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의 동태적 요인만을 접목함으로써 개혁·개방을 이루려 했던 고르바초프 등 동구권 및 유럽 국가 통치자와 비슷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경제개혁에 성공하려면 카자흐스탄의 사례처럼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해야 한다. 자국민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식생활과 경제 복지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경제체제는 그 적실성을 상실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인민에게 엄청난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그릇된 경제체제를 계속 유지해야만 하는 것일까?

필자는 시장경제 체제를 위한 개혁(Market Oriented Reform)에 나선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도와 개혁·개방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면서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험난한지 몸소 체험했다. 김정은이 개혁·개방이라는 과업을 제대로 완수해 북한의 경제 발전과 현대화를 달성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김정은 통치체제가 치명적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한반도에 커다란 재앙이 초래될 것이다.

신동아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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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찬영│카자스흐탄 키멥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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