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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淸-日전쟁 치닫나

센카쿠 사태-미·중·일 해양전략 심층 분석

  • 이정훈 기자│hoon@donga.com

21세기 淸-日전쟁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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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냐 중국이냐’, 미국의 고민

미국은 중국 해군의 도련 전략을, 미국 함대가 중국 연안으로 접근해오는 것을 도련에서 막겠다는 ‘반(反)접근/지역거부(Anti Access/Area Denial)’로 보고, 줄여서 A2/AD로 명명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후 한미 해군이 서해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려고 했을 때, 중국이 격렬히 반대해 무산시킨 것을, 미국은 중국이 A2/AD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본다.

미국은 그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1991년 미국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밀어내는 걸프전을 치르면서 ‘공지(空地)전투’를 선보인 바 있다. 이전의 전쟁은 ‘육군 주도-공군 보조’였는데, 걸프전에서는 공군이 육군과 대등한 역할을 했다. 미국은 이 전략을 발전시켜 항공력과 미사일로 적국을 초토화한 후 육군을 투입하는 ‘공지작전’ 개념을 만들어, 2003년 이라크전에서 쾌승을 거뒀다. 미 해군은 이를 받아들여 해전도 해군 항공력과 미사일 전력으로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공해전투’ 개념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중국 해군이 도련 안쪽으로 들어오는 적 함정은 핵탄두를 단 ‘동풍(東風)-21’ 대함탄도미사일로 쓸어버리겠다고 하자, 미 해군은 올해 1월 공해전투를 한 단계 발전시킨 JOAC(‘조악’으로 발음)을 내놓았다. JOAC은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의 약어로‘합동작전접근개념’으로 번역된다. JOAC은 3단계로 구성된다.

첫째는 중국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원해에서는 공해전투를 벌여 중국 함대를 궤멸시킨다. 둘째, 그리고 중국 연안으로 접근해, 함대함미사일과 함재기로 남아 있는 중국 해군을 부수는 ‘연안작전’을 구사한다. 셋째, 이로써 제해권과 제공권이 확보되면 From the Sea 전략에 따라 중국 영토 안으로 미사일과 항공력을 투사하고 해병대와 육군을 투입하는 ‘진입작전’을 펼친다. 해병대와 육군은 타격목표를 격파하고 빠져나와 철수한다.



이때 일본 해상자위대가 적극 보조한다. 독도함은 최대 16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지만, 자체 무장력은 매우 약하다. 전투함과 잠수함이 따라다니며 보호해줘야 한다. 한국이 독도함을 건조할 때 일본은 독도함과 비슷한 크기(1만4000t)의 ‘휴가급’ 구축함 두 척을 건조했다. 휴가급은 최대 11대의 헬기를 탑재하면서도 이지스함에 버금가는 전투력을 갖는다. 일본은 한발 나아가 2015년, 2만t급 헬기 탑재 구축함 두 척을 진수하려 한다.

6척인 이지스함은 조만간 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항모와 해병대를 붙이면 일본은 바로 From the Sea를 전략을 펼 수 있는 ‘리틀 USA’가 된다. 그러나 헌법정신을 어기지 않겠다며 항모와 해병대는 애써 갖지 않는다. On the Sea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력을 미일 방위조약에 따라 제공해주는 것이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전투력과 정보력은 막강해서, 전문가들은 미 해군이 빠져도 중국 해군을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센카쿠 분쟁은 제2의 청일전쟁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국 민간인들은 센카쿠에 상륙해도 중국 함정은 센카쿠에 접근하지 않는다. 해양경찰에 해당하는 해양감시선만 접속수역 바깥인 24해리쯤에 접근해,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대치하는 정도다.

남북한은 조약이 아닌 합의(남북기본합의서)로 상호 불가침을 약속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양국 의회의 동의를 받은 우호조약을 맺었으니, 센카쿠 문제로 중국 해군이 일본 해상자위대를 공격하면 중국은 국제적으로 큰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전력도 열세이지만 명분에서도 중국은 밀리는 것이다.

제1 도련은 중국 처지에서 보면 미국이 우방국을 동원해 중국을 봉쇄하고 있는 강력한 ‘쇠그물’이다. 그렇다면 센카쿠 문제를 일으켜 이 그물을 찢어버려야 한다. 이 그물을 뚫고 태평양으로 나가기 위해 2, 3도련을 설정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1도련 안쪽은 다른 나라 함정이 들어오지 않는 중국의 내해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 봉쇄에 주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남창희 인하대 교수(정치학)는 “미국은 동북아보다는 중동에 더 큰 이익이 걸려 있다. 중동이 시끄러워지면 주 전력을 다시 걸프만과 지중해로 돌릴 수밖에 없으니 중국은 그때까지 버티면 제1도련으로 구축한 미국의 대중 봉쇄망을 찢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같다”고 했다. 중국은 미국의 힘이 빠질 때까지 계속 분쟁을 일으키며 기다린다는 것이다.

어정쩡하게 서 있는 한국

미중일 해군의 대전략에 대해 독도-이어도 다툼을 안고 있는 한국 해군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한국 해군은 오랫동안 연안해군력을 갖고 공작선 침투를 주로 하는 북한에 대응하는 위주로 운영돼오다, 안병태 총장 시절인 1995년 대양해군 기치를 내걸었다. 한국 해군도 한반도 수역에서는 미국 해군에 맡겨놓은 제해권을 행사하겠다며 함정을 대형화하는 To the Sea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덕분에 3척의 이지스함과 1척의 대형상륙함(독도함), 6척의 일반 구축함, 12척의 잠수함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을 당하자 “연안도 지키지 못하면서 무슨 대양해군이냐”란 비난이 높아져, 대양화를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양해군을 추진할 때 해군에서는 600해리를 지키자는 논의가 있었다. 한국행 유조선은 일본행 유조선과 똑같은 항로를 달리다 규슈 인근에서 갈라진다. 그때까지는 미일 해군에 보호를 위탁하고 제주도 남방부터는 한국 해군이 지키자고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강력히 추진한 것이 기동함대 창설과 올해 어렵게 공사에 들어간 제주해군기지 건설이었다(현재는 함대보다 작은 기동전단만 편성).

이러한 노력이라도 있기에 한국은 이어도와 독도 문제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천안함 폭침 사건 후 대양해군 무용론이 나와 고민하고 있다. 여기서 전략가들은 “대양해군 건설을 포기하면 한국은 스카보로, 쯔엉사-호앙사 영유권 다툼에서 중국에 밀리는 필리핀과 베트남 꼴이 된다”고 경고한다. 이들은 “한국과 중국은 비슷한 시기에 To the Sea를 추진했는데, 왜 한국이 중국에 뒤지게 됐느냐”고 지적한다.

중국은 ‘나오려고’하고 동북아 국가들은 ‘지키려고’하니, 앞으로 황해-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갈등의 바다 한복판에 이어도와 독도가 있다. 한국은 이 갈등의 바다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져도 가만히 있을 것인가.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한국도 항공모함을 갖자며 대양해군 재건을 주장했다.

신동아 201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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