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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교수의 新經筵 ⑧

老子의 ‘4단계 정치론’으로 본 대통령 12월 大選서도 정치혁신 한류 불어라

  •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 kdyi0208@naver.com

老子의 ‘4단계 정치론’으로 본 대통령 12월 大選서도 정치혁신 한류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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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가 있다는 것만 아는 게 최고 정치”

최고 수준의 정치인은 국민을 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남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의 공을 내세우지 않는다. 공치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은 그의 훌륭함을 알지 못한다. 그러한 정치가는 마치 만물을 살리는 태양과도 같다. 태양은 빛과 에너지를 발산하여 만물을 살리지만 자기의 공을 내세우는 일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태양의 공을 모른다. 사람들은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을 하지만 모든 것을 자신의 공인 줄 안다.

태양 같은 정치가가 정치를 하면 국민이 잘살게 되더라도 정치가의 고마움을 알지 못한다. 국민은 잘살게 된 것을 모두 자기들의 공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옛날 요(堯)임금 시대가 그러했다고 전한다. 요임금 시대에 농민들이 땅을 두드리며 불렀다는 ‘격양가(擊壤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日出而作),

해가 지면 들어가 쉰다(日入而息).



우물 파서 물 마시고(鑿井而飮)

밭을 갈아 밥 먹으니(耕田而食),

요임금이 나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帝何力於我哉).

노자가 제시한 정치의 두 번째 단계는 다음과 같다.

“그 다음 수준의 정치가 행해지면 국민은 그 정치가를 좋아하고 찬양한다(其次 親而譽之).”

어린이 놀이터 관리인의 예를 다시 들어보자. 두 번째 수준의 관리인은 최고 수준의 관리인처럼 기미를 보고 대처하지 못했다. 그는 사전에 어린이들이 다칠 수 있는 요인들을 다 없애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낮에 어린이들이 놀다가 유리에 찔리거나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들을 정성으로 보살피고 치료해 준다. 그렇게 되면 어린이들은 그 관리인을 자기 부모 대하듯 좋아하고 따를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고 찬양한다고 했다.

이 수준의 정치가도 자기의 공을 내세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정치가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자기의 공치사를 하지 않는다. 그의 정치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듯 정성스럽다. 옆집에 불이 나도 자기 집에 난 불을 끄는 마음으로 불을 끈다. 불난 집에서 가장 고마워하는 사람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바람직한 정치란 첫 번째의 경우와 이 두 번째의 경우다. 세종대왕의 정치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노자가 제시한 세 번째 정치가는 다음과 같다.

“그 다음 수준의 정치가 행해지면 국민은 그 정치가를 두려워한다(其次 畏之).”

세 번째 단계의 정치인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정치가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해 국민은 그에게 일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 정치가들은 그 힘을 권력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직업 중의 하나가 대통령일 것이다. 대통령은 자기 개인의 행복을 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그런 자리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하라고 하면 싫어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열을 올리는 사람들은 거의가 본분을 망각한 사람들이다. 본분을 망각한 채, 권력을 차지하려는 욕심이 가득 찬 사람들이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자녀가 부모를 지지하듯, 그런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면 최상이다. 그런 지지를 받는 방법은 국민의 아픔을 지극정성으로 달래는 것이다.

아픔을 자극하고 고쳐주겠다는 정치인

이 경우 전제조건이 따른다. 국민의 아픔을 달래는 것은 먼저 국민에게 아픔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세 번째 단계의 정치인은 국민의 아픔을 자극하기에 바쁘다. 국민의 아픔을 자극한 뒤에 그 아픔을 자기가 고쳐주겠다고 약속한다. 이는 어린이들을 위한 지극한 정성은 없지만, 어린이들에게 존경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는 관리인과 같다. 그런 관리인은 어린이들에게 존경을 받기 위해 궁리를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존경을 받는 비결이 무엇인지를 안다. 그것은 다친 아이들을 정성껏 치료해 주고 보살피는 것이다. 아이들을 정성껏 치료해 주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들이 다쳐야 한다. 그래서 그는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전날 밤에 유리 조각과 돌멩이를 몰래 뿌려 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낮에 다친 아이들이 있으면 정성껏 치료해준다. 이 경우의 관리인은 존경을 받기 위해 고도의 술수를 쓴다.

정치가도 마찬가지다. 세 번째 단계의 정치가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국민에게 아픔을 자극하고는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온갖 공약을 남발한다. 그 공약들 중에는 국민의 아픔을 달래는 것 같지만, 엄청난 문제가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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