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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누가 되든 정치권 태풍 분다

대선 이후 정국 시나리오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대통령 누가 되든 정치권 태풍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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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경 “직접민주주의 할 것”

다만 안철수 정권이 정치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짐작해볼 수 있는 안 후보의 입장 표명은 있었다. 안 후보는 지난 10월 10일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대한 입장을 묻자 “지금 상태에서 만약 여당이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만약에 야당이 당선되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시끄러울 것 같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해 나가면서 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이런 구상이 별로 변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안철수 캠프의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은 최근 기자에게 “안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조건인 정치 개혁의 3대 요소로 제시한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특권 내려놓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협력의 정치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여와 야를 다 아우르는, 양쪽의 협조를 받아 국정을 대승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지금처럼 한쪽이 한쪽을 배제하는 증오의 정치를 끝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직접 민주주의 강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국민투표, 주민투표, 주민소환 등 헌법에 보장된 직접민주주의 장치를 활용하고 활성화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헌법 제72조에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조 단장은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는 국정현안이 어떤 것인지는 더 검토해야겠지만 국민투표도 직접민주주의의 수단 아니냐. 그리고 골목상권 침해 등 지역별 현안은 주민투표로 해도 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정부가 탈(脫)정당 상태로 직접 민주주의 형식의 대국민 소통 방식의 국정운영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조 단장은 ‘직접민주주의 강화 내용이 자칫 안 후보의 무경험 정치인, 불안한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해보지 않았다고 지레 어렵다고 생각해서는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 잡지 못한다. 국민의식에도 부응하지 못한다. 지금은 국민의 의식 수준이나 요구를 봤을 때 그런 시도도 가능한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게 맡겨주세요”

안철수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남든, 여당을 만들든 정치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다른 파워그룹의 협력을 이끌어내려고 할 것이다. 이 그룹은 관료집단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관료집단을 끌어들이면 여야의 개념이 아니라 행정부 대 입법부의 개념이 된다. 이 경우 자연히 총리를 위시한 행정부는 전문 관료들이 맡고 대통령은 큰 틀의 대통령 프로젝트에 전념하는 구도가 된다.

안철수 정부가 출범했을 때 문재인 총리가 등극할 가능성은 낮다. 문재인 정부의 안철수 총리 카드와는 사정이 다르다. 단일화에서 배제된 문재인 후보 대신 민주당의 다른 지도자가 총리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는 국회의원 수를 현재 300명에서 100명을 줄여 200명 선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논리적으로만 보면 이 공약은 실천 가능하다. 1980년 개정된 헌법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200인 이상’으로만 규정해 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밥그릇이 줄어드는 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극렬 반발할 게 뻔하다. 이 경우 청와대와 국회의 대치로 정국이 극도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안철수 정부는 아마추어 정부가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다. 바람을 타고 대통령이 될 수는 있으나 바람으로 잘 통치하기는 무척 어렵다. 안철수를 뽑는다는 것은, 정치·행정 경험 전무(全無)의 신인이 단지 머릿속에서 꿈꾸어온 전대미문 무소속 대통령 실험에 5년 간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것과 같을 수 있다. 그러기에는 이 기간이 너무 길고 5000만 국민의 삶이 너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면 낙선한 박근혜 후보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새누리당의 핵심 관계자는 “정계 은퇴를 선언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 이후에는 새누리당은 김문수 경기지사나 남경필·김태호 의원 같은 젊은 세대가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경우 각료인선이나 정계개편과 관련된 변화의 소지는 상대적으로 덜하다. 가장 큰 쟁점은 청와대와 정부의 성격이 될 것이다. 여·야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불통·공주 이미지로 볼 때 ‘구중궁궐의 제왕적 청와대’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 후보가 곧잘 사용하는 말이 “제게 맡겨 주세요”다. 불통 이미지가 오버랩 된다. 그는 어떤 현안이 발생할 때 주변 의견을 모아 해결 방안을 찾기 보다는 혼자 고독하게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결정적인 선택을 할 때 조언을 구하는 개인이나 그룹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친박계 핵심들은 “전적으로 의지하는 그룹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판단은 스스로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청와대 위상 막강해질 듯

이런 점으로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은 ‘비서정치’로 나라를 이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직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측근분할통치를 본받아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견해다. 비서정치는 참모정치와는 다르다. 참모정치는 참모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지도자가 최종 결론을 내리는 식이다. 비서정치는 혼자 구상하고 결정한 뒤 비서들에게 해야 할 일을 지시하는 식이다. 비서는 입이 없는, 그야말로 그림자 보좌에 그친다. 신뢰할 수 있는 소수의 핵심 비서들에게만 중요한 일을 맡긴다. 따라서 실행과정에서 실세 비서들에게 힘이 실린다. 비서정치는 행정부와 여당보다는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는 청와대에 힘을 실어준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국정의 컨트롤타워로서의 막강한 위상을 되찾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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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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