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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누가 되든 정치권 태풍 분다

대선 이후 정국 시나리오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대통령 누가 되든 정치권 태풍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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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의 인사 스타일은 2인자를 두지 않는 점, 한 번 신뢰한 사람에게 무슨 일이든 맡기는 점, 마음이 멀어진 사람은 가차 없이 내치는 점이 요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면 조직의 필요에 의해서라면 핵심 측근도 희생시키는 점을 들 수 있다. 친박계가 공천학살을 당했던 2008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친이계 인사의 후일담이다.

“당시 친박계 좌장 김무성 전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을 두고 친이계가 쳤다고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공심위에서 친이계 몫은 이방호 전 의원이, 친박계 몫은 강창희 현 국회의장이 챙겼는데 영남권에서 양쪽이 같은 수의 계파 의원을 탈락시키기로 하고 서로 명단을 제출하기로 했다. 그 와중에 안강민 공심위원장이 친이계 거물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탈락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친이계가 ‘친박계에서도 비중 있는 인물을 한 명 탈락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더니 친박계가 김무성 전 의원의 명단을 제출하더라. 김무성 전 의원의 공천탈락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친박계 내부에서 결정한 것이다. 박 후보가 몰랐겠는가.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본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 경험 부족으로 초기에 상당한 혼선을 빚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후보가 박정희 정권 말기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국정을 익혔다고 하지만 30년도 더 된 일이다. 21세기 국가경영의 기본 틀과는 다르다. 정치입문 후에도 야당인 한나라당에 몸담았고 한나라당이 여당이 된 뒤에는 여당 속 야당 역할만 했다.

이처럼 박 후보가 ‘불통 대통령’, ‘독선 대통령’, ‘초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반론도 많다. 친박계 핵심으로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원진 의원의 말이다.

“측근도 버리는 인사스타일”



“박 후보는 당을 이끌던 시절에 당직자들을 믿고 전권을 줬다. 권력분산의 모습을 보여온 것이다.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의회주의자다. 탈(脫)여의도를 선언하고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는 바람에 매끄러운 국정운영을 하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과는 다르다. 박 후보가 나라를 이끌면 불통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탕평인사를 하고 총리에게 많은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박근혜표 정치쇄신안에는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보장’과 ‘장관의 부처·산하기관 인사권 보장’이 포함돼 있다. 문·안 후보의 대통령 권한 분산 방안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 조 의원은 “따지고 보면 박근혜 후보가 가장 준비된 대통령 아니냐”며 “우리가 먼저 공약을 발표하면 야권의 두 후보는 그것을 거의 베끼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박 후보는 재정조달 방안까지 꼼꼼히 따져 공약을 내놓기 때문에 아마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공약을 잘 지키는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의 스타일을 잘 아는 한 중진 정치인은 “박근혜 후보의 경직된 모습,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성격 같은 것은 지금 와서 바꿀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막상 국정을 이끄는 위치에 앉으면 참모나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을 때도 정계의 새판 짜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가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 지난 5년 동안의 국정난맥과 권력남용을 파헤칠 경우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친이계가 집단 탈당 등의 형식으로 항거할 수 있다. 또 권력을 쫓아 일부 야당 의원이나 무소속 의원들이 새누리당의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이미 과반의석을 확보한 상태고 친박계가 새누리당의 당권을 장악하고 있으므로 박근혜 정부에서 정계개편의 폭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은 어떻게 될까.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놓고, 민주당 분열이 심각해지고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보수 정권 10년이 이어지기 때문에 진보진영은 상당히 어려운 정치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후보의 낙선으로 이해찬 당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는 퇴진 압력을 받고 문 후보도 정치 생명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문 후보는 그때는 의원 신분이 아닌데다 낙선한 이회창 후보처럼 당을 장악하고 있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 경우 친노 세력의 정치 운명은? 이·박도 이미 나이든 정객이라 후일을 도모하기엔 무리여서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차세대 주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대선 후 회오리 분다

안철수 후보는 대선에 패배한 마당에 5년 후를 내다보며 민주당과 계속 보조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대선 때와 같은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민주당 차세대 주자들이 대권에 실패한 안철수를 그냥 놔둘 리 없다. 그렇다면 안철수 캠프가 따로 제3정당을 만들어 독자적인 정치를 통해 5년 후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안철수 거품이 꺼진 상태에서 예전의 인기가 지속될지 의문이고 소속 의원도 송호창 의원 1명뿐이어서 과연 얼마나 세력을 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 외의 상황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세 후보 중 누가 당선 또는 낙선하느냐 하는 경우의 수에 따라 어차피 정치권에는 큰 회오리가 불 수 밖에 없다. 정치권이 지금 혈투를 벌이는 것도 1차적으로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함이요, 2차적으로는 최악의 경우 다음 포석까지 염두에 둔 정치 수(手)의 싸움이기도 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도 관심이지만, 그 이후 정치권이 어떻게 요동칠지도 관전자는 참 궁금하다.

신동아 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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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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