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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리더십 <마지막 회>

새 대통령이여,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라!

  • 김광웅│서울대 명예교수·명지전문대 총장 kwkim0117@mjc.ac.kr

새 대통령이여,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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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에는 미국 샌타클래라대 커크 한슨 교수가 밝힌 리더의 아킬레스건이 소개돼 있다. 그에 따르면 리더들은 예외 없이 ‘자신이 모두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혼자 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곧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리더가 팀이나 집단을 도외시하고 혼자만 돋보이려고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협동과 조화를 무시하고 혼자만 앞장서려는 생각은 부메랑으로 돌아와 리더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리더들은 이런 집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언젠가 방송인 류정아가 국회방송에서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아니라고 답했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리더 자격이 없다는 의미였다.

대통령의 관심사는 ‘5년 임기 동안 어떤 음식(정책)을 어떻게 요리해(관리해) 국민이 건강하게 살고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내일의 희망을 안겨주느냐’다. 요리 재료는 나라에 산재한 자원들이고 도구는 정부기구다. 음식을 풍성하게 만들어 국민에게 주면 그 이상 좋을 수 없겠지만 재료가 넉넉지 않은 것이 오늘의 사정이다. 빚을 져야 한다면 아무리 잘 먹은들 속이 편할 리 없다. 국가 채무를 한껏 늘리면서 여러 공사를 해 뒤치다꺼리를 후손에게 넘기는 일 이상이 아니다. 당장 고용을 창출하고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하는 일이라도 부담이 크다면 본말전도가 된다. 그런데도 새 대통령은 선거 때 밝힌 공약을 이행하려 판을 벌일 것이다.

정책 수립의 선후

정책 중 어떤 약속부터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양극화 해소, 중산층 복원 등은 분배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는 동시에 재벌을 어떻게 다스리는 것이 전체의 부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재벌 재산을 모두 몰수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공산혁명을 하면 간단할지 모른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숨 쉬는 민주공화국에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재벌제도를 고치기 위해 순환출자제 등 규정과 법을 고쳐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5년 안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다. 18대 국회 때 재벌의 금융사업 관련 법안을 고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처리하지 못한 것만 봐도 재정 관련 법안의 성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외에도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육아와 보육 정책, 전·월세 문제 해결 등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 그리고 각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매일 숙의하겠지만 결과는 뻔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새 정부에 제의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시작을 잘하기 위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새롭게 구성하고 운영 방식도 과거와 달리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중 하나만 말하면 이번부터는 정부 조직과 기구, 인력 등에 대한 개선책을 인수위가 내지 말고 각 부처가 마련해 제출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기대에 어긋나면 엄중히 책임을 묻는 것을 전제로 하고 말이다. 지금까지 인수위는 전 정부를 마치 범법자인 양 윽박지르며 활동했다. 이런 전례가 반복되면 5년 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미국은 인수팀이 워싱턴에 상주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에 사무실을 차려놓은 적도 있다. 전 정부를 존중하며 서로 의논해 일을 진척시켰다.



정부조직을 개편할 때도 이번부터는 대부처 대과주의를 지양했으면 한다. 기능을 한곳으로 몰아넣으면 힘이 막강해져 국민 위에 군림하고 부처에서도 군림한다. 일반 국민은 정부 부처끼리 자리다툼, 예산다툼을 하느라 시간과 힘을 소진해 정작 국민에게 돌아올 서비스의 양과 질이 뚝 떨어진다는 것을 모른다. 게다가 부처 기능이 막강해지면 견제와 감시가 그만큼 줄어든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견제와 균형인 것을 새겨 정부 조직을개편할 때 한곳으로 몰지 말고 적당히 힘을 나누어 분산하는 것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는 지름길이다.

생명의 정치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2, 3개의 주요 목표를 세워야 한다. 남북문제나 경제문제, 교육문제처럼 큰 이슈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환경에 대한 목표 역시 필요하다.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한 도시를 구원하는 것은 그 도시에 사는 올바른 사람보다 오히려 그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숲과 자연”이라고 했다. 도시에서 나아가 나라, 세계를 구원하려면 환경에 대한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 그린 리더십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글로벌 시민에서 그린 시민으로 변모해야 할 때다. 그런 방향으로 시선을 둘 수 있는 리더가 절실하다. 그린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생명체에 대한 인식인데, 리더 역시 생명의 세계에 대한 지식과 인식을 바탕으로 ‘생명의 정치’를 펴야 할 것이다. 모든 존재,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철학을 가진 리더가 필요하다.

새 대통령이여,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라!
대통령이 구현하려는 목표는 결코 단시일 안에 달성되지 않는다.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자신의 성향과 전혀 맞지 않는 온건파 에드워드 히스 내각에서 일하며 조용히 친시장적인 견해를 다듬었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오랜 세월에 걸쳐 자유기업 제도에 대한 신념과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감을 키웠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민주당이 더 이상 자본주의의 적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마음속에서 수없이 되뇌었다. 대통령으로 성공했다는 말을 들으려면 한두 가지 목표만 달성해도 된다. 남북문제나 경제문제가 교육과 더불어 큰 과제이기에 큰 이슈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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