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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 BEYOND SCIENCE ①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사로잡은 초능력의 비밀

텔레파시와 투시

  • 맹성렬 |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sunglyulm@gmail.com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사로잡은 초능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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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겔라나 나타샤 뎀키나처럼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보는 것을 투시라고 한다면, 아주 멀리 있는 물체를 알아맞히는 능력은 천리안 또는 원격 투시(Remote Viewing)라고 한다. 이런 능력은 군사적으로 상당히 유용하기 때문에 미국 국방부와 정보부서 등은 관련 연구에 상당한 기간 자금을 지원했다. 천리안 실험에 참여한 피험자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잉고 스완(Ingo Swann)이다. 그는 이른바 ‘좌표 천리안(Coordinate Remote Viewing)’을 처음 제안한 인물로, 지구의 경도와 위도를 알려주면 그 지점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맞힐 수 있다고 했다.

SRI의 과학자들은 이 능력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몇 백 번에 걸쳐 이뤄진 초기 실험에서 스완의 원격 투시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적중률이 높아졌고, 1973년 봄 무렵에는 정답률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SRI 연구자들은 스완에게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 좌표 남위 1도, 동경 34도를 제시했다. 스완의 답은 ‘땅인데 서쪽으로 호수가 보인다’였다. SRI가 갖고 있는 지도에 따르면 그 좌표엔 물밖에 없어야 했으므로 연구자들은 ‘원격 투시 실패’로 기록했다. 하지만 스완은 자신이 본 것이 너무도 생생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좀 더 자세하게 지역이 표시된 지도를 구해보자고 했다. 이들은 시내로 나가 더 비싼 지도를 샀고, 그 좌표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해당 좌표에 우케레웨(Ukerewe)라는 섬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 섬에서 바라보면 호수의 물 대부분이 서쪽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스완이 정확히 보았던 것이다!

1973년 봄 스완은 임의로 선택된 지구상의 좌표 10개를 제공받고 그 지점에 있는 시설물을 알아맞히는 실험을 총 10회 실시했다. 이 중 마지막에 한 10개의 좌표에 대한 결과가 공개됐는데 7개는 매우 정확했고, 2개는 판정하기 애매했으며, 1개는 완전히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완은 자신의 원격 투시 과정을 네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선 좌표가 주어지면 즉시 시각적인 경치들이 보인다. 이 때 그의 손은 스스로의 의지와 무관하게 거의 자동적으로 스케치를 하게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선 시각뿐 아니라 다른 지각들이 작동한다. 시원하다거나 조용하다거나 나무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 부분은 머레이 교수가 텔레파시에 관해 주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크거나 작거나 무겁거나 새털처럼 가볍다는 식의 규격에 대한 지각이 전달된다. 마지막은 종합하는 단계로 앞선 세 단계에서 얻은 정보를 모아 전체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이러한 텔레파시와 투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1920년대 이탈리아의 신경생리학자 페르디난도 카차말리(Ferdinando Cazzamali)는 텔레파시나 투시와 같은 초감각 지각이 일종의 전자기파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하지만 텔레파시나 투시 실험이 전자기적으로 차폐된 방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이런 가설은 합당해보이지 않는다. 1924년 뇌파전위기록술(EEG)을 최초로 고안해 뇌파 측정의 길을 연 독일의 의학자이자 심리학자 한스 베르거(Hans Berger)는, 어릴 때 자신의 여동생과 함께 텔레파시 체험을 한 뒤 정신 에너지가 어떻게 타인에게 전달되는지를 생리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의학을 공부했다고 했다. 그는 뇌파 자체는 너무 미약해 타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지만, 이것이 이른바 뇌파가 ‘정신 에너지’로 전환돼 외부로 퍼져나가면 초감각 지각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내놨다. 베르거에 의하면, 이런 정신 에너지는 어떤 장애도 없이 멀리까지 약화되지 않고 퍼져나갈 수 있다.



유물론의 종말

대체 거리나 장벽에 구애하지 않는 ‘정신 에너지’는 무엇일까? 최근 브라이언 조지프슨과 그의 동료들은 이런 ‘이상한 성질’을 갖는 정신 에너지를 양자역학적으로 해석했다. ‘양자적 비국소성의 생물학적 이용(Biological Utilization of Quantum Nonlocality)’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정신이 양자적 비국소성을 통로로 외부에 작용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양자적 비국소성이란 초기에 양자적인 얽힘 상태에 있던 물체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원자(亞原子) 수준에서 순간적인 정보교환이 가능하다는 이론이다. 한동안 물리학계의 논란거리가 됐지만 이제는 양자암호(量子暗號) 적용이 실용화 단계에 이를 정도로 정설이 됐다.

생명체에 양자역학이 적용된다는 주장은 이미 어빈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와 같은 물리학자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폴 데이비스(Paul Davis) 같은 물리학자는 생체 내에서 단백질이 합성돼 특정 부위를 만들 때 3차원적인 구조를 이루기 위해 복잡하게 접히는 것이 양자적 비국소성에 의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양자적 비국소성의 발현이 생체 내 뿐 아니라 외부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지프슨의 주장은 정말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전자기와 전기화학적인 작용의 영향이 매우 크게 나타난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 연구한 과학자 스탠리 밀러(Stanley Miller)와 헤럴드 유리(Herald Urey)는 1960년대에 원시 대기에서 전기방전이 일어나면 유기 생성물이 생긴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리고 이 발견은 오늘날 널리 신봉되는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거쳐 원시 생명체가 만들어진다’는 ‘생명 탄생신화’의 토대가 됐다. 전기방전 또는 그와 유사한 전자기적 에너지가 생명체의 ‘창조’를 매개한다는 것이 이 믿음의 핵심이다. 정말 이런 식으로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인가?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프란시스 크릭(Francis H.C. Crick)은 순전히 확률적으로 계산해볼 때 지구상에 생명체가 등장한 것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만일 지구 바깥 이곳저곳에서 생명체가 발생했다면 이는 기적 중의 기적이 된다. 하지만 오늘날 물질과학자들은 ‘우리에게 특별한 것이란 없다’는 코페르니쿠스 원리를 굳게 믿는다. 이에 따르면 지구에 생명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다른 천체에도 그런 것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크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향적 범균론(directed panspermia)’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떠다니는 포자 형태의 생명체가 우주에 꽉 차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포자는 대체 어디서 처음 발생했을까? 조지프슨의 이론은 이런 의문에 종지부를 찍게 해준다. 우주 만물이 서로 연결된 의식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텔레파시와 투시가 존재한다면,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유물론적으로 바라보던 생명체에 대한 관점을 확 뜯어고쳐야 함을 의미한다.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 사로잡은 초능력의 비밀

<font face="돋움" size="2"><b><font color="#484848">맹성렬</font></b></font>

1964년생
서울대 물리학 학사, KAIST 신소재공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 공학 박사
세계 최대 UFO연구단체 MUFON 한국 대표, 영국 심령연구학회 회원
세종대왕상 수상, 미국화학학회 정회원, 미국과학진흥협회 전문가 회원
저서 ‘UFO 신드롬’ ‘초고대문명’ ‘과학은 없다’ 등


신동아 201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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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렬 |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sunglyul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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