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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역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게 듣는다

“열심히 했지만 실패한 인수위원장 100大 과제 정부서 다 퇴짜 놓더라”

김대중 정부 이종찬 前 위원장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열심히 했지만 실패한 인수위원장 100大 과제 정부서 다 퇴짜 놓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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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검증 과정 거쳐야

▼ 대통령이 될 사람은 사람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알아듣겠다. 오너가 있는 기업이라면 오너가 오랫동안 중역을 관찰할 수 있기에 유능한 사람을 CEO로 쓸 수 있다. 그러나 민주국가에서는 선거로 대통령을 뽑으니 일본의 소선거구 사례처럼 인기 있는 사람이 당선 된다.

“민주주의는 소중한 제도이지만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안철수 씨처럼 처음 나와서 바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은 나오지 말았으면 한다.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밑에서부터 올라오면서, 국민에게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처칠이나 드골처럼 선견지명을 갖고 소신껏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국민은 지켜보다 그를 거인(巨人)으로 보고 뽑아준다. 국회의원을 뽑는 것과 대통령을 뽑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국민은 오래 지켜볼 시간이 있으면 벼랑 끝에서도 한발을 내디딜 수 있는 이를 대통령으로 뽑게 된다.”

인수위는 혁명정부 아니다

이 전 원장은 “당선인은 인수위를 빨리 만들어 권력을 넘겨받는 데 집중하지 말고, 다음 정권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생각하고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인수위 따로, 차기 정부 따로 움직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당선인을 위해 이러한 사례를 들어주었다.



“훗날 40대 일본 총리가 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는 공고 야간부만 나왔음에도 고시 출신이 즐비한 대장성(大藏省)을 잘 이끌어, 가장 유능한 대장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똑똑한 대장성 관료들을 향해 ‘이 분야는 당신이 최고’라며 맡겨놓고 정확히 결과를 챙겼기 때문이다.

장성 교육을 시키는 미 육군의 참모대학에 들어가려면 소양시험을 치러야 한다. 소양시험에는 이러한 문제가 나온다고 한다. ‘귀하는 전 아시아를 담당하는 태평양사령관인데, 북한군 2군단이 휴전선을 돌파해 경기도 지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군 1군단의 예비대인 30사단을 동원해 돌파된 전선을 틀어막고, 3군의 예비대인 7군단으로 역습을 한다고 쓰면 탈락이다. just observe, ‘관조(觀照)하고 있겠다’고 써야 정답이다.

한반도 상황은 한미연합사령관 차원에서 대처할 일이기 때문이다. 태평양사령관은 전구(戰區)사령관이다. 전구사령관은 일선 사령관이 작전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못하면 바꿔주고 잘 하면 격려해주면 된다. 그것이 전구사령관의 임무다. 일선 사령관이 할 일을 전구사령관이 해버리면, 현장에서는 다급해진다.

또 하나 예를 하나 들겠다.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의 거점을 확인해 작전할 때 오바마 대통령은 구석 자리에서 화면을 보며 특수작전 담당 장군이 현장을 지휘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그때 오바마가 가죽점퍼를 입고 설쳤다면 그 작전은 실패했을 것이다. 작전지휘관이 해야 할 일을 대통령이 나서서 하지 말라.

다음 대통령은 이런 관점을 갖고 용인술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급히 인수위를 만들어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천천히 신중하게 조직해야 한다. 인수위원을 차기 정부에 장관으로 기용해 그가 목표한 정책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5년 임기를 함께해야 한다. 인수위는 결코 혁명정부가 아니다.”

신동아 201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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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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