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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이미지에 갇힌 연기 갈증 중국서 채우고 노래로 풀었어요

테크노 여전사에서 배우로 컴백 이정현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신들린 이미지에 갇힌 연기 갈증 중국서 채우고 노래로 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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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드라마나 광고에도 많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많이 했어요. 중국에선 한 번 찍으면 여러 번 재방해요. 한참 전에 찍은 한국 드라마가 지금도 재방되고 있어요. 음악 프로그램이나 공연도 마찬가지예요. 계속 나오니까 무척 좋죠. 10년 전에 부른 노래가 지금도 인기가 있으니까요. 한국은 뭐든지 빨리 바뀌는데 중국은 뭐 하나를 잘하면 끝까지 지켜주고 찾아주는 것 같아요. 지금도 공연 계약할 때마다 ‘와’와 ‘바꿔’는 꼭 불러달라고 해요. 광장에 모여 태극권 하는 분들은 아예 제 노래를 메들리로 틀어놔요. 그래도 화장 지우면 못 알아보세요. 한번은 발마사지 받으러 갔는데 한국에서 왔다니까 저더러 이정현 아느냐고 묻는 거예요. 하하하.”

▼ 왜 그렇게 이정현 씨를 좋아하는 건가요?

“중국인들이 강한 여자를 좋아해요. 중국어는 발음이 약해서 여자 가수들이 노래를 강하게 못 부르는데, 전 무대에 올라가면 한국말도 되게 강한 데다 안무까지 발차기 같은 센 걸 보여주잖아요. 강해 보이는 이미지 덕을 많이 보는 게 아닌가 싶어요. 고맙게도 중국 가수들이 제 노래를 여러 곡 리메이크해서 제 노래가 많이 알려졌어요. ‘와’‘바꿔’‘너’‘평화’‘줄래’‘반’‘미처’‘다라다라’‘아리아리’…. 그 노래들이 히트하면서 오리지널 가수인 절 부르게 된 거죠. 일부러 중국어로 녹음까지 해서 준비해갔는데도 그쪽 PD님들이 한국말로 불러달라고 청하더라고요. 중국인들이 한국 브랜드와 한국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2000년에 ‘와’로 중국에 진출한 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한 지도 벌써 13년째. 중국 공연이 한 달에 많게는 네 번, 적을 때도 한두 번은 잡힌다. 그는 매번 공연 장소가 바뀌어 일정에 맞춰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는데, “중국 음식을 무척 좋아해 갈 때마다 설렌다”고 한다.



▼ 사기당한 적은 없나요? 중국에 처음 진출한 한류 스타인 안재욱 씨는 여러 번 당했다고 하던데….

“전 한 번도 없어요. 갈 때마다 참 잘해주셨어요. 재욱 오빠는 저보다 조금 먼저 가셨는데 중국에서 속인 게 아니라 공연을 주선한 한국 에이전시에서 장난친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한국 에이전시에서 속이려고 한 적이 몇 번 있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항상 꼼꼼하게 체크해요.”

▼ 한국 가요가 여전히 인기 있나요?

“요즘에는 인기가 예전 같진 않아요. 4년 전이 절정이었고, 지금은 한류가 없어진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좋아서 찾는 경우는 있어도 바람을 타서 찾거나 하진 않는 것 같아요.”

▼ 중국 4대 천왕인 류더화(劉德華), 장쉐유(張學友), 궈푸청(郭富城), 리밍(黎明) 씨와 친하다면서요?

“10월에 열린 차이나 아시안 엑스포 개막공연 때도 만났어요. 공연을 같이 할 때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그중에서도 리밍 씨와 친해요. 항상 내 앞 시간에 공연을 하시거든요. 리밍 씨랑은 무대 뒤에서 얘기를 많이 해서 매니저끼리도 친하고 가끔 연락하고 그래요.”

▼ 중국어 잘하겠네요?

“영화를 찍었으면 많이 늘었을 거예요, 영화에선 중국말로 연기를 하거든요. 근데 드라마는 100% 더빙이라 한국말로 하라고 해요. 빨리 찍고 나서 더빙해야 하니까. 그래서 중급 하다가 진도를 못 나갔어요. 너무 바빠서요. 몇 년째 기본 대화밖에 못 하고 있어요. 너무 창피해요.”

▼ 한국 홍보대사 역할도 하겠네요?

“시상식 같은 데 참석할 때는 항상 한복을 입어요. 공연 때도 ‘리젠시엔’이라는 중국 이름이 따로 있지만 ‘한국에서 온 이정현 씨’라고 소개해달라고 해요. 한국이라는 말을 안 빼놓죠. 중국에서도 그런 걸 좋게 봐주세요. 한국을 대표해 무대에 설 때마다 기쁘고 뿌듯해요.”

‘와’ 덕분에 싸이 데뷔

그러고 보니 그는 참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언제부터 끼를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일까.

“데뷔한 건 고1 때예요. 열다섯 살이었죠. 세 살 때부터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를 너무 좋아해서 음악 나오면 춤추고 그랬대요. 늘 연예인을 꿈꾸긴 했는데 ‘꽃잎’으로 데뷔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배우가 된 건 운명 같아요. 가수 하면서도 항상 연기에 목말라 있었거든요.”

▼ 그럼 왜 가수가 됐나요?

“다양한 연기 변신을 하고 싶었는데 나이가 어중간했어요. 어른도 아니고, 어린이도 아니고, 몸도 성숙해가는 과정이었어요. 너무 답답했어요. 그때는 대학을 가야겠다는 욕심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중앙대 영화과에 들어갔는데 1학년 때 교수님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갔다가 테크노 음악에 빠졌어요. 해외에서 CD를 30~40장씩 사와서 홍대 클럽 DJ들과 공유할 정도로요. 클럽에 춤만 추러 간 게 아니라 음악 들으러 갔거든요. 근데 춤을 특이하게 추니까 ‘철이와 미애’ 출신 제작자인 신철 씨가 절 픽업했어요. 그룹 구피의 ‘게임의 법칙’ 뮤직비디오에 나와서 피처링 해줄 수 있느냐고 제의하셨죠. 그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화제가 돼서 여러 음반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중 예당음향(현 예당컴퍼니)과 손잡고 ‘와’로 데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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