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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2020년, 달 따러 간다

나로호, 그 후…

  • 이재웅 | 동아이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2020년, 달 따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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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주발사체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기술뿐만 아니라 인력과 시험시설, 발사대 시스템, 산업체 등 네 가지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로호 이후 인력과 발사대 시스템은 어느 정도 충족됐지만 나머지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시험시설이다. 한국은 75t급 액체엔진의 핵심 부품을 개발해놓고도 시험시설이 없어 성능 검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은 지난해 말 75t급 엔진 연소기의 연소시험설비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앞으로 터보펌프의 성능을 시험하는 설비와 엔진시스템 전체를 지상환경과 고공환경에서 연소시험하는 설비 등 6개 시험설비를 2015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하드웨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연구를 담당할 인력이다.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연구인력 200명에 산업체 인력까지 포함하면 약 500명의 전문가가 있지만, 정부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 관련해 500명 정도의 인력을 더 양성해 1000명의 우주 전문가를 배출할 계획이다.

인력은 안정적인 산업체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김승조 원장은 “국가가 우주개발 청사진 등을 제안해 시장을 이끌면 산업체는 따라올 것”이라며 “산업체가 투자를 늘리고 이들이 모여서 시너지가 생기면 학교에서도 우주 분야에 신경을 쓸 것이고 자연스레 연구인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말 속에는 산업체의 중요성이 강조돼 있다. 우주개발 초기엔 정부가 이끌고 갈 수 있지만 결국 산업체가 나서야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당장 한국형 발사체에는 75t급 액체엔진 60~70개가 필요하다. 한 번에 동일한 모델 3세트를 만들어야 3차례 시험을 할 수 있는데, 세트마다 75t급 엔진이 5개씩 들어간다. 그뿐만 아니라 엔진 4개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개발하려면 엔진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예산 배정 적어 울상

항우연의 인력으로 이 많은 엔진을 다 만들 수 없으므로 산업체의 참여가 절실하다. 산업체는 항우연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아 대량생산을 하게 되는데, 영리 단체인 산업체가 뛰어들려면 정부가 나서서 우주개발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다행히 한국의 우주개발에 대한 수요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한국이 발사한 인공위성은 우리별 1호부터 나로과학위성까지 총 14기다. 현재의 위성 수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위성의 수명을 고려하면 해마다 한두 기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 인공위성 수출이 늘면 자연스레 우리 발사체 수요도 늘게 마련이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하반기쯤 전문가 공청회 등을 열어 ‘중장기 국가우주개발 비전’을 세워 우주개발 청사진을 완성할 계획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문제점을 파악했고 해법도 알았으며 계획도 잘 세워졌다. 이제 이들을 꿰어 현실로 이뤄나가는 일만 남았다. 그 동력은 바로 정부의 우주개발 의지와 안정적인 지원에 달렸다.

안타깝게도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 1단계(2010~2014년)에 책정한 예산이 제대로 배정되지 않고 있다. 올해까지 4년간 계획된 예산은 3119억 원인데 실제로는 70%인 2193억 원만 배정됐다. 항우연 사람들은 “선진국의 우주과학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을 통해서라도 정치권이 관련 예산을 늘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더구나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을 2~3년 앞당기려면 시험시설 구축 등을 위해 당장 4000억 원이 필요하다. 박태학 단장은 “우주발사체 기술은 개발 초기에 예산이 집중돼야 이후 계획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산이 확보되면 대학 연구소에 연구를 발주해 연구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 동시에 이들이 졸업 후 입사할 수 있는 산업체 육성도 진행된다.

조광래 단장은 “과거 ‘자주국방’을 추진하면서 방위산업이 육성된 것처럼 우주개발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전담기관까지 마련한다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계획은 더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아 201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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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 동아이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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