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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준비 안 된 안철수, 얼마나 궁했으면 새치기를…”

다시 광야에 선 노회찬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준비 안 된 안철수, 얼마나 궁했으면 새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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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 대표인데, 월급은 안 나오나요.

“월급체제가 아니라서…. 당 대표 활동에 따른 경비 지원은 있지만, 집으로 가져가는 건 없어요. 제가 벌어야죠(웃음). 근데 우리는 뭐, ‘분리수거’하느라 모아놓은 거에서 다 가져다 쓰니까.”

▼ 국회의원 월급이….

“800만~900만 원이에요. 매달 집에 300만 원 가져가고, 특별당비를 500만원 냈어요. 작년 국정감사 때 새누리당, 민주당 의원들과 밥 먹으면서 당에 얼마씩 내나 얘기했는데 그 사람들은 20만 원, 30만 원 이렇더군요.”

▼ 진보 쪽에서 ‘국민의원’이라 부르던데, 마음에 듭니까.



“저한테는 좀 무거운 호칭이지만, 그만큼 용기 잃지 말라는 격려의 뜻으로 생각합니다. 상실이란 한편으론 뭔가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이잖아요. 그동안 하고 싶어도 못 했던 것들이 있어요. 책 쓰고 청소년 리더십 길러주는 거, 진보진영의 총괄적인 마스터플랜을 연구하는 작업…. 이런 상황을 고맙게도 생각해요.”

▼ 19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으로서 무슨 일을 하고 싶었습니까.

“그간 경제민주화 관련한 재벌 개혁, 하도급이나 프랜차이즈 가맹 등 불공정한 경제 관행 개선 등에 노력해왔어요. 근데 한국 정치의 문제가, 정치를 국회의원만 하는 걸로 알고 있는 겁니다. 17대 때 가장 열심히 한 게, 거대 권력과의 싸움도 있었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일이었어요. 그게 결실을 본 건 18대 국회에서였습니다. 앞으로 경제민주화와 부당한 경제 관행을 바로잡는 일을 해야죠. 캠페인도 하고, 우리 당 의원들을 통해 법안도 내고.”

노 대표는 안기부 X파일이 정국을 뒤흔들던 2005년 8월 18일, 국회에서 떡값을 받은 것으로 거론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는 실명이 적힌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고, 같은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올렸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한 것은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해당하나, 인터넷에 게재한 것은 ‘전파 가능성이 매우 크면서도 일반인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므로’ 두 행위를 같이 평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 대법원 판결에 대해 “‘도둑이야’ 소리를 치니까 도둑인지는 조사하지 않고 소리친 사람만 처벌하는 꼴”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사법부 역사상 아주 중대한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큰 그룹의 회장 지시에 따라 그 그룹 2인자가 유수의 언론사 회장과 주요 대선후보, 고위 검사 간부들에게 돈 준 것이 생생하게 다 나오잖아요. 이 일로 현직 법무부 차관이 그만뒀고, 주미대사가 사퇴했고, 삼성그룹은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뇌물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은 사법처리가 안 되고, ‘도둑이야’라고 소리 지른 사람들만 처벌됐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대법원은 ‘보도자료에 실명을 써도 언론에서 걸러 보도하기 때문에 실명이 보호되지만, 인터넷은 걸러지지 않으니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그럼 보도자료를 기자용, 인터넷용 따로 만들어야 합니까. 대법원도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터넷에 올리는데요? 그리고 그날 언론들은 실명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또 이날 회의는 생방송됐고요. (대법원 판결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지고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 돼요. 기득권층 비리를 감싸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 다음에야 어떻게 이런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까.”

노 대표는 “검찰도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8년간 진하게 매달린 문제인데도 물리지 않은 듯했다.

“불법 도청된 결과물이 증거가 될 수 없다 해도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증거 찾아내는 게 그들의 임무고, 그거 하라고 검찰이 있는 건데 아예 덮었어요. ‘공소시효 지나서 수사해 봤자…’라고 하는데, 녹취록엔 작년에도 줬고 올해도 준다는 말이 있어요. 해마다 반복돼 지금도 진행되는 일일 수 있는 겁니다. 그 다음 해인 2006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도 있었지요. 그래도 안 했어요. 수사 부실이 아니라 범죄를 은폐하는 것 아닌가요?”

“삼성, 반체제 세력 되지 말라”

대법원 유죄확정 후 노 대표는 “검찰이 보관 중인 도청테이프 280여 개에 대한 공개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17대 국회에서 여야가 사실상 합의해 도청테이프 공개에 관한 두 개의 법안을 제출했으나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 최근 심상정 등 43명의 의원이 19대 국회에 다시 ‘국가안전기획부 불법도청 테이프 등 처리에 관한 특별법안’을 제출했다. 노 대표는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불필요한 것, 공소시효가 지난 것은 빼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삼성에 바라는 게 있다면.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라, 반체제 세력이 되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노동조합 자체를 부정해선 안 됩니다. 모범이 돼야 할 큰 기업에서 부정과 비리가 일어난다면 더 엄하게 처벌돼야 합니다. 재벌 체제가 우리 국민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도 봅니다. 재벌이 영어로 ‘Chaebol’이에요. 우리나라에만 있으니 번역할 수가 없어요. 잘못된 기업집단의 유착을 끊어내는 시스템 변화를 삼성도 수용해야 합니다. 나는 반(反)삼성이 아니에요. 아이폰이 나오기 전까지는 휴대전화도 삼성 것만 썼습니다. 삼성이 국민기업으로 발전하기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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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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