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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언

‘금 거래소’ 열어 지하경제 양성화하자

金 거래 60%가 ‘무자료’

  • 유동수 | 한국귀금속유통협회장 dsykevin@gmail.com

‘금 거래소’ 열어 지하경제 양성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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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거래소’ 열어 지하경제 양성화하자

서울 종로의 귀금속 상가.

예를 들어 정부가 문서화한 금 시장(주식처럼 계좌로 거래할 수 있는 금 투자시장)을 만들면 일반 투자자들도 탈세 우려없이 제품의 순도와 질량에 대한 신뢰를 갖고 부담없이 금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 시장이 전체적으로 확대될 것이고, 이중 가격구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아울러 전 세계 금 현물거래의 기준을 제시하는 LBMA (런던금시장협회)에서 골드바의 품질기준과 적격생산업체(Good Delivery Bar List)를 지정해 운영하는 것처럼, 국내 제련회사에서 생산한 국산 브랜드 금을 국가가 인정해주는 국가인정 적격금 리스트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금 시장을 양성화하려면 무자료 금 거래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양성화한 시장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할 때 정상적인 거래 비중이 높아 매출이나 과표가 많이 잡히는 업체를 더 빈번하게 조사하는 역차별 관행은 개선해야 한다.

거래 투명성을 막는 세제도 개편해야 한다. 골드바에 대한 관세와 부가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다. 이 때문에 세금을 탈루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생겨난다. 이같은 부작용을 막으려면 투자용 금과 일반 상품용 금을 구분해 세금을 달리 부과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금반지를 구매할 때 반지의 금 함량을 거의 유일한 가격 척도로 활용하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은 금 함량이 아닌 브랜드 가치와 제품의 디자인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즉 투자용 금과 반지 등 상품용 금에 대해 과세 기준을 달리하면 국내 주얼리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현재는 금 시장 전반에 걸쳐 금 제품의 함량 및 탈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탓에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디자인이 우수한 고부가가치 귀금속 제품을 해외에서 많이 주문받아도 재료로 쓸 금을 구입할 돈이 없어 수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양성화한 금을 가공하고 유통하는 회사에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정책이 아쉽다.

거래단위 표준화도 시급

귀금속 산업에 종사하는 상인과 기업은 물론 개인도 여전히 국가표준거래단위인 그램(g)보다는 ‘돈’ 단위 거래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중적 거래단위 사용은 가격 투명성은 물론 국가 간 거래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정부 차원에서 국제 표준거래단위를 기준으로 한 거래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금 시장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품질의 금을 거래할 수 있는 유통구조 확립이 필수다. 정부는 2010년 6월, 금 등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거래소 내에 상품(금)거래소를 개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1년 9월에는 일반상품거래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관련부처에서는 구체적인 시장 개설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법정 금 시장(금 거래소)이 출범하고 세무제도 등 보완책이 뒷받침되면 국내 주얼리 업체 가운데 세계적인 브랜드가 탄생할 수도 있다. 또한 금 투자시장이 확대되면 주얼리 산업뿐 아니라 산업용 금을 사용하는 금 거래 기업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더불어 금 거래소가 활성화하면 무자료 금 거래가 줄어 세수 증대에도 기여하게 된다.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금 시장 개설은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지하경제 양성화와도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신동아 201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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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수 | 한국귀금속유통협회장 dsykev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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