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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함과 거짓말로 기부정신 훼손 진실에 눈감은 판결 억울하다”

부산大 305억 기부약정하고 곤욕 치르는 송금조 회장 부부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모함과 거짓말로 기부정신 훼손 진실에 눈감은 판결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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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부금이 기부목적과 달리 유용된 것을 알고 적법 이행을 촉구했지만 잘못이 개선되기는커녕 되레 기부자의 명예를 훼손당하는 상황에 이르자 명예훼손 소송과는 별개로 ‘피고(국가)의 기부약정 위반으로 남은 기부금 110억 원의 잔존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을 월간지 보도 2주 후인 7월 3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실질적으로는 부산대 총장과 측근의 소송이었지만 우리가 기부를 한 곳은 부산대였고 부산대가 국립대학이었으므로 피고는 ‘대한민국’이 됐다.

다음해인 2009년 5월 7일 1심 소송이 기각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기부약정이 수증자(기부자)에게 채무를 부담시키는 부담부증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을 더 나아가 살필 필요조차 없다는 취지’로 청구를 기각했다. 기부약정 자체가 부담부증여가 아니므로 기부목적이 무엇인지, 채무가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조차 가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1심 판결에 따르면 우리는 나머지 기부금을 굳이 내지 않아도 됐지만 기부금의 사용목적을 정확히 하고, 김 총장과 부산대 측이 기금을 유용한 것을 밝히는 게 소송의 목적이었으므로 그해 5월 25일 항소했다. ‘이 사건 기부약정은 기부금의 구체적인 사용목적 내지 용도가 약속된 부담부증여이자 해제조건부증여에 해당하며, 피고인 부산대의 이행불능에 따라 기부약정이 적법하게 해제됐다’는 취지로 항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그 후 2010년 11월 9일까지 진행된 2심 재판은 정말 이상했다. 조정재판부에선 ‘기부금이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임을 인정하고 이미 기부한 195억 원 중 상당 부분을 목적과 다르게 전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것과 ‘피고는 그동안 실행하지 못한 예우를 성실하게 실행하라’는 취지로 조정결정을 하더니 우리가 ‘사과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조정을 거절하자 바뀐 재판부는 ‘원고들과 부산대 간의 명확한 의사 합치에 따라 기부금 사용용도가 캠퍼스 건설 및 연구발전기금으로 지정되었고, 따라서 부산대가 기부금을 용도에 맞게 집행하였다’는, 조정결정과는 정반대의 취지로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선고와 동시에 언론에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기부금의 목적이 무엇인지, 기부금 유용이 있었는지 살펴보지도 않았고, 2심 재판부는 조정결정에선 기부금의 사용목적이 양산캠퍼스 부지매입임을 인정하고 기부금을 목적과 다르게 전용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힌 반면, 2심 판결에서는 기부금 사용용도가 “캠퍼스 건설 및 연구발전기금”이었음을 인정해 부산대의 손을 들어줬다. 잘못 작성된 약정서와 부산대 측의 거짓말에만 귀를 기울이고 진실을 외면했다.



법원의 잘못된 증거 채택

2011년 7월 7일부터 2012년 10월25일까지 진행된 대법원의 판결은 2심 판결을 답습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증거와 증언들을 모두 외면하고 부산대가 우리를 속여 서명을 받아간 임시 기부약정서(2003년 10월 13일 작성)와 2일 후인 기부금 출연식 환담(부산대는 기자회견이라고 주장) 때 송 회장이 김 총장이 시키는 대로 “총장님에게서 잘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도 되지 싶습니다”라고 한 말(녹취록)을 들어 기부목적이 ‘캠퍼스 건설 및 연구지원 기금’이라고 시인한 것으로 인정했다.

당시 자리는 김 총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공식적인 기자간담회가 아니라 기부금 출연식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환담하는 자리였으며, 김 총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의 지인 교수들은 근접도 하지 못하게 하고 기자인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질문을 하면 송 회장의 귓속에 대고 “총장이 알아서 한다고 대답하세요”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질문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김 총장이 시킨 대로 말한 것뿐인데 그때 녹음된 녹취록이 3심 재판의 증거로 채택된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고 대한민국 법원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의 동의를 받았다 해도 녹취록은 증거로 잘 인정하지 않는 법조계 관행에 비춰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증거 채택이라 할 수 있다. 법원이 기부문화를 파괴하려고 작정을 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산대 측은 양산캠퍼스 부지매입대금으로 192억2810만 원을 지급해 기부자의 바뀐 의사에 부응했다’고 밝혔지만 192억2810만원이 어떻게 산출됐는지 근거도 없을 뿐더러 이 돈은 우리가 낸 기금으로 낸 것이 아니라 우리 돈은 다른 곳에 유용한 후에 학생들의 기성회비(등록금)와 대학병원의 수익금을 끌어들여 낸 것이다. 이런 증거를 법원이 인정한 것은 대법원이 김 총장의 배임행위를 용인한 것이다.

기부자 주장 뒷받침하는 증거들

여기까지가 송 회장 부부가 주장하는 ‘부산대 기부사건’의 큰 줄기를 정리한 것이다. 하지만 10여 년을 끈 공방 속에서 일어난 일들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김 전 총장과 측근들이 애초에 기부금을 유용할 의도를 가지고 기부금 사용목적을 ‘캠퍼스 건설 및 연구발전기금’으로 바꿨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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