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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소통의 공공외교로 서남아인의 마음을 사라!

한류 사각지대 긴급 프로젝트

  • 콜롬보(스리랑카)·다카(방글라데시)=하태원│동아일보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

소통의 공공외교로 서남아인의 마음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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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최근 국회 ‘한류(韓流)연구회’ 창립총회 연설에서 “전 세계 178개 재외공관이 문화외교와 공공외교의 전초기지가 되도록 하고자 한다”며 “재외공관들은 현지 습관, 문화적 특성 및 외교적 관계 등을 고려하고 공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실정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류 및 우리의 공공외교가 문화침투나 문화 우월주의로 비치지 않아야 세계인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톱 5% 상류층 공략하라

주방글라데시 한국대사관은 아직 한국 문화의 저변이 폭넓게 확대되지 않은 현지 사정을 고려해 일단 한국의 문화를 상류층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했다. 여론 주도층이나 방글라데시 사회에 영향력이 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공공외교를 통해 보통 사람들에게도 한국의 가치와 문화가 사랑받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교민 수가 1000명을 약간 웃도는 정도의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만 한국식당이 7개가 넘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현지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식당이 가장 고급 식당으로 통한다”며 “손님 중 대다수는 방글라데시 사람”이라고 말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기호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국 음식의 가치가 현지인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카에서 한식은 상류층이 비싼 값을 내고도 기꺼이 즐기는 고급문화가 되고 있었다.

한국은 다카에서 남동쪽으로 약 29㎞ 떨어진 ‘황금의 도시’ 소나르가온의 유적복원 사업을 돕고 있다. 방치된 인류의 문화유산을 되살린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윤영 대사의 소개로 방글라데시 문화계를 이끌고 있는 상류층의 생활을 엿볼 기회도 있었다. 방글라데시 현대미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2011년 설립한 비영리 ‘삼다니 예술재단(Samdani Art Foundation)’의 창립자이자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는 라지브 삼다니 회장 부부의 갤러리 겸 저택은 방글라데시 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만날 수 있는 종합전시장이었다. 자녀가 미술을 전공하는 이 대사의 개인적 흥미로 시작된 만남이지만, 이제는 한국과 방글라데시 간 현대미술의 교류 활성화를 논하는 공식적인 소통의 창구로 발전했다.

방글라데시의 삼성과도 같은 존재인 벵갈그룹이 출연해 만든 ‘벵갈재단(Bengal Foundation)’은 방글라데시의 문화를 진흥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법인이다. 음악과 미술은 물론 영화, 연극, 행위예술 등 문화와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를 후원하고 있다. 벵갈그룹 창업자이자 벵갈재단 회장인 아불 카이르 씨의 집에서 열린 오찬모임에는 벵갈재단의 주요 관계자는 물론 교수, 언론인이 다수 모였다. 이 자리에서 이윤영 대사는 5월 1, 2일 이틀간 양국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방글라데시 국립극장 ‘실파칼라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기념문화행사 ‘한국의 매력(Charm of Korea)’ 행사를 적극 홍보했다.

입장권 못 구해 발 동동

5월 1일, 2일 열린 문화공연은 대성황리에 끝났다. 740석 규모의 공연장은 객석은 물론 복도까지 빼곡히 들어차 만원사례를 이뤘다. 공연장 밖에선 미처 입장하지 못한 방글라데시 젊은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기자의 티켓이라도 쥐여주고 싶었다. 7월에 한국을 찾을 예정인 아불 아자드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문화부 차관, 외교부 동아태국장 등 정부인사와 20여 개국의 주방글라데시 외교사절단이 대거 참석했다.

공연은 건물붕괴 사고로 희생당한 방글라데시 국민에 대한 애도와 묵념으로 시작했다. 엄숙했던 분위기는 방글라데시 국립무용단의 오프닝 쇼와 진조크루, 퀸의 활기차고 화려한 무대가 이어지면서 이내 탄성과 박수, 그리고 진한 감동으로 이어졌다. 공연 팀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현장에 취재 나온 기자들과 카메라 크루들의 움직임도 부산했다. 한국 공연단의 소식은 현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자세히 소개됐다.

두 차례의 공식공연에 앞선 4월 29일 한국대사관은 방글라데시 최고의 사교클럽인 ‘굴샨클럽’에서 특별공연을 했다. 한국의 문화공연팀이 온다는 말을 듣고 평소 친분이 있던 굴샨클럽 임원진이 특별히 부탁해 이뤄졌다. 상위 5%의 방글라데시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공공외교를 펼치겠다는 이 대사의 생각과도 딱 맞아떨어지는 좋은 기회였다.

무대용 조명이 설치돼 있지도 않았고 대형 공연을 위한 공간도 아니었지만, 방글라데시 여론 주도층 250여 명의 연주 몰입도는 예상보다 강렬했다. 대다수가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50~60대 남녀 관객이라서 요란한 환성이 터져 나오거나 즉각적으로 감정을 표현하진 않았지만 공연 순서가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가 나왔다. 공연이 끝난 뒤 일샤드 호세인 굴샨클럽 회장, 시린 실라 씨 등 이사진은 대거 무대에 올라 공연자 개개인에게 일일이 꽃다발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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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보(스리랑카)·다카(방글라데시)=하태원│동아일보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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