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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와 함께 자란 40대 野生野死 로망에 울고 웃다

사회인야구 100만 시대

  • 이재식 | 사회인야구 선수, 씨엔씨 레볼루션 대표

프로야구와 함께 자란 40대 野生野死 로망에 울고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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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와 함께 자란 40대 野生野死 로망에 울고 웃다

경기도 어느 중학교에서 열린 사회인야구 주말리그.

일단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친다. 오후 1시에 시작된 경기는 악을 쓰지 않고는 버티기 힘들 만큼 뜨거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포수 장비를 둘러찬 몸에선 움직일 때마다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쉰을 바라보는 우리 시대 보통 아버지 중 한 사람이 야구장 한가운데 그렇게 웅크리고 앉아 있다. 작고 하얀 공의 궤적을 쫓아 비명처럼 고함을 토해내면서.

상대 팀은 소문난 강팀이다. 시속 120㎞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특급 투수가 있다. 용 씨 팀에서도 강속구를 구사하는 에이스가 등판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투수전 양상이다. 그만큼 용 씨의 판단 하나 하나가 중요하다. 투수도 잔뜩 긴장했다. 공은 어느 때보다 묵직하고 빠르지만, 아마추어가 제구까지 완벽할 순 없다. 투수가 힘이 떨어질수록 예기치 않은 폭투 가능성이 커진다.

단단히 굳은 내야는 투수의 공을 불규칙하게 배달하고, 그럴 때마다 용 씨는 몸을 던진다. 어느 순간 홈에서 주자와 접전이 벌어졌다. 야수의 송구가 크게 튕기며 용 씨의 귀밑을 강하게 때린다.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고통이 밀려온다. 하지만 바로 일어서야 한다. 야구는 자신과의 싸움이란 걸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용 씨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버텨냈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아직 젊은 선수들과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팀에선 그에게 수훈선수상을 안겨주며 큰형의 분투를 격려했다. 용 씨에게 야구란 도대체 뭘까.

“이 나이에 축구하랴?”

야구를 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사회인야구 선수들을 둘러보면 대개 40대 언저리의 남성이다. 야구 정보 사이트에 나오는 팀별 평균 나이를 보면 30대 후반이 많고, 40대 팀도 예사다. ‘야구는 남자의 로망, 사회인야구는 40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40대 아저씨들이 직접 공을 던지고 치고 싶어 하는 건 왜일까.



야구 붐이 크게 일고 있지만 젊은 층이 사회인야구를 하기엔 여전히 녹록지 않은 ‘진입장벽’이 있다. 야구가 큰돈이 드는 운동은 아니지만 리그에서 경기에 참여하려면 회비 납부와 장비 구입 부담이 따른다. 또한 단체운동에 따르는 규율도 지켜야 하고 야구장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등 이런저런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20대 초반의 석환 씨 또래 중에는 캐치볼을 하는 친구는 많아도 리그에 가입한 사람은 거의 없단다. 20~30대 초반은 야구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 유예된 연령대인 셈이다. 그 빈자리를 40대가 비집고 들었다. 사회인야구를 하는 40대에게 “왜 야구냐?”라고 물으면 간단하고 노골적인 답이 돌아온다. “그럼, 이 나이에 축구하랴?”

축구보다 힘이 덜 드는 야구를 택했다는 얘기다. 이왕 나이 들어 운동하는데, 폼나게 유니폼이라도 갖춰 입으려면 야구가 낫지 않겠느냐는 심리도 깔려 있다.

지금의 40대는 초등학교 때 국내 프로야구 시대가 열린 것을 목도하고 동네 공터에서 야구를 즐기던 세대다. 어릴 때 기억을 재현해보고 싶은 욕망이 사회인야구로 발길을 끌어들이는 동력이다. 1988년, 스무 살 되던 해에 시작해 25년째 야구를 한다는 신항수(45·자영업) 씨는 “10여 년 동안 팀의 막내였는데, 아직도 원년 멤버가 절반 가까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사회인야구에서 40대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신 씨가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서울과 경기권에서 야구 리그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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